골프 우승(高尔夫球冠軍)

'어! 30cm 파퍼트를..' 유선영 극적인 역전 우승연장 접전 끝에 김인경 제쳐

含閒 2012. 4. 2. 15:38

'어! 30cm 파퍼트를..' 유선영 극적인 역전 우승

2012-04-02 10:21 | CBS체육부 김동욱 기자

유선영(26 · 정관장)이 드디어 청야니(대만)의 벽을 넘었다.

유선영은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미션힐스 골프장(파72 · 6,702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마지막 4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김인경(24 · 하나금융그룹)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유선영은 2010년 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 우승 이후 2년여만에 생애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또 1998년 박세리의 LPGA 챔피언십 우승을 시작으로 한국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우승이 총 13승이 됐다.

그야말로 접전이었다. 청야니가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했지만 한국 선수들의 추격이 무서웠다. 결국 청야니가 17번홀까지 1타를 잃으면서 순위가 내려앉았고, 그 사이 유선영과 김인경이 치고 올라섰다.

운명을 가른 18번홀이 됐다. 유선영이 최종 9언더파로 먼저 대회를 마친 가운데 10언더파로 18번홀을 남겨 놓은 김인경의 우승이 유력해졌다. 하지만 김인경은 버디 퍼트를 놓친 뒤 30cm 거리에서의 파 퍼트마저 실패했다. 공은 홀을 돌아나왔고 김인경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덕분에 청야니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청야니가 버디 퍼트를 성공할 경우, 김인경과 유선영, 청야니 등 3명이 연장 접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 청야니의 버디 퍼트는 홀을 살짝 빗나갔고, 청야니는 그대로 그린 위에 주저앉으며 아쉬워했다.

이미 한국 선수의 우승이 확정된 상황에서 펼쳐진 연장. 18번홀에서 30cm 퍼트를 놓치며 연장에 들어선 탓에 김인경의 샷이 심하게 흔들렸다. 티샷부터 해저드 옆에 떨어졌고, 결국 그린 가장 자리에 힘겹게 공을 올렸다. 반면 유선영은 안정적인 샷으로 홀 가까이에 공을 붙였다.

결국 김인경의 버디 퍼트는 홀 앞에 멈춰섰고, 이어진 유선영의 챔피언 퍼트는 가볍게 홀을 통과했다. 정상에 오른 유선영은 나비스코 챔피언십의 전통에 따라 호수에 뛰어들며 기쁨을 만끽했다.

 

 [LPGA]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최종순위表
    기사등록 일시 [2012-04-02 11:13:48]  
 
◇ LPGA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최종순위

1. 유선영 9언더파 279타 (69 69 72 69) *연장우승

2. 김인경 9언더파 279타 (70 70 70 69)

3. 청야니 8언더파 280타 (68 68 71 73)

4. 양희영 7언더파 281타 (66 74 72 69)

서희경 (69 72 69 71)

카린 쇼딘 (72 67 68 74)

8. 나탈리 걸비스 6언더파 282타 (76 71 70 65)

박세리(70 69 72 71)

최나연(72 67 71 72)

11. 안젤라 스탠포드 5언더파 283타 (72 71 70 70)

김하늘 (71 71 70 71)

비키 허스트 (70 70 71 72)

지은희 (71 69 70 73)

15. 강혜지 4언더파 284타 (69 68 72 75)

26. 박인비 1언더파 287타(71 74 68 74)

신지애 (72 71 70 74)

 
 

아쉬운 김인경

나비스코 챔피언십


대한민국의 김인경이 나비스코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버디 퍼팅을 놓친 후 안타까워 하고 있다.


I.K. Kim, of South Korea, reacts after missing a birdie putt on the 18th hole during the final round of the Kraft Nabisco Championship golf tournament, Sunday, April 1, 2012, in Rancho Mirage, Calif. (AP Photo/Matt York)

 

 

'호수의 여왕 탄생하기까지' 반전 또 반전, 반전의 드라마

스포츠서울 | 이평엽 | 입력 2012.04.02 12:47 | 수정 2012.04.02 13:36 | 네티즌 의견 보기

반전(反轉), 또 반전, 그리고 뜻밖의 주인공 등장. 유선영이 올시즌 첫 메이저대회에서 '호수의 여인'으로 탄생하는 과정은 참으로 드라마틱했다.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은 우승자가 나오는 마지막날 이렇게 많은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극적으로 보여준 대회였다. 4라운드가 진행되면서 계속해서 우승후보군의 얼굴이 바뀌었고, 숨어있던 주인공이 나타나 마지막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서희경의 몰락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유소연에게 통한의 역전 우승을 내줬던 서희경은 5~6홀을 남기고 2위 그룹에 3타차로 여유있게 앞서 있었다. 올해 마침내 한을 푸는 듯 했다.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서희경을 외면했다. 전반에 5타를 줄이면서 단숨에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온 그는 우승에 대한 지나친 강박감 때문이었는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지막 4홀을 남기고 15~18번홀에서 '줄보기'를 하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최종 순위는 공동 4위.
◇김인경, 통한의 챔피언퍼트
서희경에 이어 두번째 눈물을 흘린 선수는 김인경이었다. 서희경이 몰락한 뒤 김인경이 뒷심을 발휘하면서 선두로 뛰어올랐다. 챔피언조 바로 앞에서 플레이를 한 김인경은 파5, 18번홀에서 3온에 성공한 뒤 버디 퍼트를 시도했지만 약간 지나가면서 20cm 남짓한 파퍼트를 남겨놓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큰 걱정은 없었다. 이 퍼트만 넣어도 우승은 거의 확정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있게 친 파퍼트는 컵 뒷쪽을 맞고 튀어나왔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고개를 떨군 김인경은 마음을 추스르고 연장에 돌입했지만 유선영의 기세를 꺾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끝까지 죽지 않은 청야니
한국 선수들이 마지막에 흔들리면서 청야니에게도 기회가 왔다. 전반에 3타를 잃으면서 우승권에서 멀어졌던 청야니는 후반 들어 2타를 줄이면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봤다. 한국 선수들이 무너지지만 않았더라면 그리 위협이 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서희경과 김인경 등이 막판에 흔들리면서 기회를 제공했다. 김인경과 유선영이 동타로 연장승부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청야니는 마지막 18번홀에서 4~5m 거리의 버디퍼트를 남겨놓았다. 선두와 1타 차라 이 퍼트만 성공하면 3명이 연장승부를 벌이는 상황. 신중하게 퍼팅 라인을 읽은 청야니는 회심의 퍼트를 했지만 컵 오른쪽으로 살짝 지나쳤다. 청야니는 얼마나 아쉬웠는지 그린 위에 드러눕고 말았다. 한국 골프팬들에게는 정말 '살 떨리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