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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2배' 1000억대 숲 기부

含閒 2012. 4. 9. 01:20

'남산 2배' 1000억대 숲 기부

83세 손창근씨 "다음 세대까지 온전하게 보존되길"
팔순의 독림가(篤林家)가 식목일을 앞두고 50년 넘게 관리해오던 시가 1,000억원대의 임야를 국가에 기증했다.

산림청은 4일 경기 용인에 사는 손창근(83)씨가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용인ㆍ안성지역 산림 662㏊(약 220만평)을 대리인을 통해 기부했다고 밝혔다. 손 옹이 기부한 임야는 김대건신부 묘역을 포함한 천주교 미리내 성지에 인접한 곳으로, 서울 남산면적의 2배 규모다. 공시지가로만 400억원대에 달해 시가는 1,000억원을 웃돌 것이라고 산림청은 전했다.
산림청은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기를 꺼린 손 옹이 3월 대리인을 보내 기부의사를 밝힌후 한번의 접촉도 없이 최근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손 옹은 대리인을 통해 "수도권 지역의 끈질긴 개발유혹을 뿌리치기 위해 재산을 국가에 기부하기로 결심했다"며 "이 숲이 다음 세대에까지 온전하게 잘 보존되고 관리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1960년부터 이 곳에 잣나무 낙엽송 등 200여만그루의 나무를 심어 가꿔왔으며, 자비로 임도 16㎞를 내고 산림내 계곡 하류 천주교 성지를 보호하기 위해 사방댐설치하는 등 남다른 열정으로 산림을 관리해왔다. 이런 공로로 1991년 산림청 모범 독림가로 지정됐으며, 2010년엔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탁하기도 했다.

산림청은 손 옹이 기부한 임야를 국유림으로 전환해 정확한 실태를 조사한 뒤 활용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조림지는 숲 가꾸기 사업을 확대해 목재생산림으로 관리하고, 나머지는 생물다양성 및 탄소흡수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산림 기부문화에 대한 표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 손 옹의 뜻을 담은 교육용 기념비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이돈구 산림청장은 "손 선생의 귀중한 뜻을 받들어 산림 본래의 목적대로 가꾸고 활용해 다음세대까지 울창한 숲으로 지켜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