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산책(漢詩散步)

도잠의 사시(삼도헌의 한시산책 203)

含閒 2012. 3. 8. 10:59

도잠의 사시(삼도헌의 한시산책 203)

 


사 시(四 時)

 

도잠(陶潛)


春水滿四澤 (춘수만사택)이요 봄 물은 네 못을 가득 채우고,

夏雲多奇峰 (하운다기봉)이라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를 많이 만드네.

秋月揚明輝 (추월양명휘)요 가을 달은 밝게 빛나 드날리고,

冬嶺秀孤松 (동령수고송)이라 겨울 산마루엔 외로운 소나무가 빼어나네.

 

春 水 滿 四 澤(봄(춘), 물(수), 가득할(만), 넷(사), 못(택))

夏 雲 多 奇 峰(여름(하), 구름(운), 많을(다), 기이할(기), 봉우리(봉))

秋 月 揚 明 輝(가을(추), 달(월), 드날릴(양), 밝을(명), 빛나다(휘))

冬 嶺 秀 孤 松(겨울(동), 고개(령), 빼어날(수), 외로울(고), 소나무(송)

 



삼도헌과 함께 맛보기

1구 기구에서는 “봄의 물은 네 곳의 못에 가득하다”고 한 것은 곧 봄이

되면 사 계절 가운데 비가 많이 내려 사방에 있는 못에 물이

가득 넘쳐 흐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2구 승구에서 “여름은 기이한 봉우리가 많다”고 한 것은 즉,

여름이 되면 구름은 어떠한 계절보다도 모양이 다양하여 흡사 기이한

산봉우리들이 여기 저기 형형색색으로 솟아 있는 것 같다는 의미입니다.

 



3구 전구에서 “가을의 달은 밝게 빛나 드날린다”고 한 것은 즉, 가을 달은

어느 때보다 더욱 밝아 그 밝은 달이 온 누리를 밝게 비추고 있다는

뜻입니다.

 



4구 결구에서 “겨울 고개엔 외로운 소나무만 빼어나다”고 한것은 즉,

겨울은 모든 나뭇잎들이 서리를 맞아 다 떨어져 있는데 산마루에는

파란 소나무만이 외롭게 홀로 푸른빛으로 서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시는 한 구가 5글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 전체가 4구이니

이 시의 형식은 오언절구일까요? 아닙니다.

오언은 맞으나 엄격한 규칙에 의해 지어지지는 않았으므로

고시라고 합니다.

오언고시(古詩)는 오언의 옛날 형식의 시란 뜻입니다.

운자는 봉(峰), 송(松)자 입니다.

이 시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각각의 특별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였습니다.

봄에는 얼음이 녹고 비가 내려 물이 가득한 못을,

여름에는 여러 가지 모양의 구름을,

가을에는 휘영청 밝은 달을, 겨울에는 모든 꽃이 시든 가운데 홀로 푸르고

푸른 소나무를 소재로 하여 사시사철의 특별한 색깔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네 계절을 계절마다 지닌 특징을 살려 읊은 명시입니다.


지은이 : 도연명(陶 淵明 : 365-427)

 

 

이 시를 지은 사람의 이름은 陶潛(도잠)이고 자는 淵明(연명)인데

흔히 陶淵明(도연명)으로 부릅니다.

중국의 동진(東晉) 때 사람으로 41세 때,

잠시 동안의 벼슬살이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돌아와

유명한 작품들을 많이 지었으며(대표적으로 歸去來辭(귀거래사)),

그 이후에도 전원생활과 작시 작업과 거문고를 즐기며

여유있게 일생을 보낸 인물입니다.

 

오늘도 파란 날이 밝았습니다

어찌 덧없이 보내겠습니까

의미있는 하루 되시길 기원드리면서

도잠의 시 한 수 배달합니다

기분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203번째 한시 보내드립니다

 

2012. 3. 8

삼도헌 정태수 돈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