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산책(漢詩散步)

왕유의 임고대(삼도헌의 한시산책197)

含閒 2012. 1. 20. 12:37

왕유의 임고대(삼도헌의 한시산책197)

 

 

 

 

 

 

 

 


높은 집에 올라(臨高臺)

왕유(王維)

 

 

    相送臨高臺  (상송임고대)하니 : 서로 이별하고 고대에 오르니

    川原杳何極  (천원묘하극)이라 : 내와 들판은 어디가 끝인지 아득하네

    日暮飛鳥還  (일모비조환)한데 : 해 저물어 새들은 보금자리로 돌아가는데

    行人去不息  (행인거불식)이라 : 가는 님은 쉬지도 않고 떠나가네

 

 

 


送(전송할 송, 보낼 송) 臺(돈대 대, 높고 평평한 곳 대) 杳(아득히 멀 묘)何(어찌 하)

極(다할 극, 끝 극) 暮(저물 모) 飛(날 비, 빨리갈 비) 還(돌아갈 환, 복귀할 환)

行人(길 안내하는 사람, 혹은 떠나는 벗) 息(숨쉴 식, 쉴 식)

 

 

 

 

 

 

 

삼도헌과 함께 맛보기

 

 

오늘은 당나라 왕유가 읊은 이별시를 소개합니다. 이 시는 이백과 두보의 시 외에 신품이라 불리는 별리의 시로 자리매김 되기도 합니다. 왕유는 ‘畵中有詩 詩中有畵(그림속에 시가 있고 시속에 그림이 있다)’고 말한 남종화의 창시자이자 유명한 시인입니다. 보내기 싫은 벗님을 보내고 높은 누각에 올라 님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전송하고 있는데 강과 들판이 너무나 아득하게 멀어 보입니다. 이윽고 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넘어가려하자 온갖 조류들도 스스로 거처할 곳을 찾아 바삐 돌아갑니다. 그렇지만 야속하게도 떠나가는 벗님은 돌아보지도 않고 쉬지도 않고 묵묵히 갈길을 재촉하면서 표연히 사라집니다.

 

벗님이 떠나고 난 뒤에 홀로 남아있는 작자의 심정이 어떠하겠습니까? 인생은 만남과 별리라고 하였든가요. 태어날 때부터 시간의 한계속에 살아가야 하는 인생이기에 별리의 슬픔은 누구든 안고 살아가야하는 숙명인지도 모릅니다. 별리의 아픔을 들과 강, 그리고 새 등의 자연물에 비유한 자연파 시인의 아름다운 싯귀를 통해 다시금 인생이란 명제를 생각해 봅니다...

 

 

 

 

 

 

 

 

왕유[王維, 699-759]

 

 

 

자는 마힐(摩詰). 시와 음악과 그림에 빼어난 당나라 사람. 그는 21세 때 진사(進士)시험에 급제했다. 말년에는 속세에 환멸을 느끼게 되어 시골집에 틀어박혀 불교 연구에 몰두했다. 그가 지은 시 가운데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꼽히는 것들은 대부분 시골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것들이다. 그는 또한 남종화의 창시자이자 산수화의 발묵(潑墨) 기법을 발전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후세에 성인에 버금가는 지위까지 올라간 것은 그가 화가인 동시에 위대한 시인이었기 때문이다. 중국 명시 선집에 그의 작품은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는 이백(李白 : 701~762) · 두보(杜甫 : 712~770) 등의 유명한 당대 시인들과 함께 서정시 형식을 완성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