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과 死

당신을 보내며

含閒 2011. 8. 15. 12:56


당신을 보내며
사랑하는 당신아
아침마다 기척소리를 내며 
언제나 먼저 웃어주던 당신의 모습

더 이상 당신을 볼 수 없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구나



나의 사랑 현정아! 49년을 살려고 
이리도 겨웁게 살아왔는가?

당신은 나의 몸이었고
내 몸은 당신의 살이었는데

무심하게 자식 두 놈과 나를 두고 가버리면 
나는 어떻게 살라는 말인가?



당신을 떠나보내고 집에 돌아와 보니
당신이 신던 신발이 곧 신고 나갈듯이 그렇게 있고

당신이 입던 옷이 금방 벗어놓은 듯 
자리에서 치워주길 기다리고

세면장에 들어가니 당신이 닦던 칫솔이
내 칫솔과 나란히 곁에 서 있네



당신아, 이친구야 조금만 더 살아내지
남은 시간을 어찌 나 혼자 살란 말인가?

동갑내기로 17년을 이리 짧게 살아놓고
당신 혼자 가버리면 어쩌란 말인가

모두가 가는 길이라지만 너무 일찍 갔기에 
너무나 허전하고 먹먹하기만 하오 



이제는 당신의 사진만 보고 매일 대화를 해야겠소
여보 당신! 이리도 쑥맥이라 살아생전
'사랑한다' 말 한번 못해본 나

이제야 부름을 용서해주오
"여보 사랑하오 많이도 사랑하오!"

- 이정식 (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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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지난주 이정식 남편이 
유방암으로 세상을 
먼저 떠난 동갑나기 부인 김현정을 보내고 
황망히 집에 와 두 아들을 옆방에 두고 
가슴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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