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극락왕생하소서
'타격천재' 장효조가 남긴 불멸의 기록들
고 장효조 감독의 마지막을 함께 한 삼성
스포츠조선 | 이명노 | 입력 2011.09.09 11:20 | 수정 2011.09.09 14: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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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9시 부산 동아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장효조 삼성 2군감독의 발인이 엄수됐다. 가족과 친지, 구단 관계자 등 백여명의 사람들이 그의 마지막을 지켰다.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장 감독이다. 수십명의 구단 관계자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오전 8시50분에 시작된 발인예배는 고인의 생전 영상과 함께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한시간 가량 진행됐다. 8일 광주 KIA전을 마치고 달려온 삼성 류중일 감독은 끝까지 그의 곁에 있었다. 굳게 다문 입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예배가 끝난 뒤 운구는 고인과 함께 후배들 지도에 열을 올렸던 2군 코치 6명이 맡았다. 고인이 투병생활을 시작한 뒤 실질적으로 삼성 2군을 이끌었던 양일환 코치는 "우리가 모신 분이다. 마지막 가는 길 역시 우리가 배웅해드리는 게 당연한 예의라 생각한다"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발인 전에 만난 양 코치의 눈시울은 붉었다. 불과 한 달 반 전만 해도 함께 2군 선수들을 이끌던 고인이었다. 양 코치는 "2군 선수들이 감독님을 너무 뵙고 싶어했다. 하지만 투병 사실이 알려진 뒤엔 이미 면회가 힘든 상황이었다. 나를 비롯한 2군 코치들도 오랜 시간 만날 수 없었다"며 "그때도 감독님은 선수들 이야기만 했다. 마지막까지도 야구만 바라보다 그렇게 가셨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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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마지막을 지킨 류 감독은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라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본지가 제언한 '장효조 타격상'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연히 제정돼야 한다고 본다. 프로야구 30년사에 가장 위대한 타자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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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장난기 많은 김상수도 이날 만큼은 숙연했다. 경북고 재학 중 장 감독의 눈에 띄어 2009년 삼성에 1차 지명된 그다. 고인이 삼성 스카우트로 활약하던 시절 경북고를 찾을 때마다 장난을 많이 쳤다고. 그는 "어려운 분이라 일부러 장난스럽게 애교도 부리고 했던 것 같다. 날 삼성에서 뛰게 만들어준 분인데 이렇게 가셔서 너무 슬프다"고 했다.
유력한 신인왕 후보인 배영섭 역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배영섭은 "사실상 날 만들어주신 건 장 감독님이다. 지난달에 대구구장에 한 번 찾아오신 적이 있다. 당시 아프셨을 때인데도 티 하나 안 내셨다. 감독님이 '영섭아, 손가락 괜찮냐?'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마지막일 줄 생각도 못했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곧이어 "올해 1군에서 기회를 잡은 뒤에도 별 말씀 안하셨다. 내색을 잘 안하는 스타일이시다. 감사하다고 제대로 인사도 못드렸다"면서 "만약 신인왕을 타게 된다면 감독님께 바치겠다"며 굳은 의지를 보였다.
삼성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뛰어든 프로. 가슴 아픈 트레이드를 겪기도 했지만, 장효조는 역시 삼성맨이었다. '영원한 3할 타자'는 이렇게 삼성맨들의 배웅을 받으며 고이 잠들었다.
부산=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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