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畵兒)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 가장 먼저

含閒 2011. 6. 8. 16:07

  가장 먼저






한 사진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지나간’
직후의 사진이라고 말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엔 자신도
그 풍경을 온전히 감상하느라 셔터를 누르지 못했다는 거지요.
감동입니다. 좋아하지 않을 도리가 있나요.

자기를 가장 먼저 배려하고 온전하게 느끼는 일보다 중요한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남의 시선이나 외부 환경은 모두
그 다음입니다. 단체사진을 볼 때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건
내 모습이 아닌가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그러니 내가 빠져 있는 단체사진의 감흥이나 생명력은
당연히 덜할 수밖에요.

여행지의 황홀한 풍광을 서둘러 찍은 사진 속의 후체험으로만
느끼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지금 여기’의
나가 가장 먼저입니다.
겪어보니 그런 사람들은 확실히 다르던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