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畵兒)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 모두 안다

含閒 2011. 6. 1. 12:52


 모두 안다






‘양심’이란 영어 단어는 ‘모두 함께 안다’(con-science)라는 
라틴어에서 비롯했습니다. 서로 물어보지 않아도 인간이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공통된 생각이 양심이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현실세계에선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공통된 생각’보다 
각자의 양심이 더 먼저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인간관계에서 갈등이 끊이지 않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저 마음도 내 마음 같겠거니 하다가 낭패를 봤다고 느끼는 
경우, 얼마나 많은가요. 
그럴 경우 ‘저 마음’이 틀린 게 아니라 애초에 ‘내 마음’이 
공통된 생각에서 벗어나 있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을 뿐이지요. 

제 주위에는 아직도 ‘저 마음’이 ‘내 마음’이겠거니 하는 태도가 
굳건한 이들이 숱합니다. 누군가는 그런 마음을 순정함이라고 표현했지요. 
겪어보니, 그런 순정한 마음이 가지는 파워는 상상을 초월하더군요. 
결국엔 모두 함께 알게 될 수밖에 없어서 그런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