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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 “엄마 찜질방 딸린 집 꼭 사줄게

含閒 2010. 7. 27. 10:51

지소연, “엄마 찜질방 딸린 집 꼭 사줄게

일간스포츠 | 온누리 | 입력 2010.07.27 09:56 

 

[JES 온누리] "엄마, 찜질방 딸린 집 꼭 사줄게."
 
2010 국제축구연맹(FIFA) 20세이하(U-20) 축구대회에서 6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을 노리는 지소연(19·한양여대). 그라운드에서 그의 활약은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집에 가면 그는 '심청이'가 따로 없는 효녀다. 투병 때문에 심신이 지친 어머니를 위해 그는 그라운드에서 쉴 새 없이 뛰고 또 뛴다.
 
지소연의 어머니 김애리(43)씨는 2002년 자궁암 판정을 받았다. 부부가 봉제공장에서 일하던 터라 빠듯한 살림을 꾸리던 상황, 김씨는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 수술을 했다. 형편이 어려워지자 부부간 싸움이 잦아졌고 결국 이혼으로 이어졌다. 김씨는 암 수술 이후에도 난소 종양·내장협착증 등 병을 계속해서 앓았다. 지금은 허리디스크에 만성 근육통까지 겹쳐 좀처럼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다.
 
약한 몸을 이끌고 할 수 있는 건 별로 많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해온 봉제공장 바느질이 생계 수단. 여기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나오는 정부 보조금 30만원이 소연이네 생활비다.

김씨는 "소연이 키가 더 자라지 못한 걸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 내가 못 먹인 것 때문인 것 같다. 해외에 나가면 빵만 먹고 뛴다고 하더라. 내가 몸이 나으면 먹을 거리라도 좀 챙겨줄텐데"하며 말끝을 흐렸다. 지소연의 키는 161cm. 여자 축구 선수 치고는 작은 키다.
 
반지하 셋방을 전전하던 소연이네는 결국 올해 서울 동대문구에 60㎡(약18평)짜리 연립주택 입성에 성공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전세임대 주택이다. 매달 이자 12만 원만 내면 돼 한결 숨통이 트였다. 지소연은 입버릇처럼 얘기한다, "엄마, 내가 꼭 찜질방이 딸린 집을 사 줄거야"라고. 고등학교 2학년 남동생은 이제 대학생이 될 거다. 아픈 엄마도 계속해서 봉제공장 일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지소연은 이를 악문다. 동생의 대학등록금, 그리고 가정의 생계를 위해 지소연은 잠시도 숨을 고를 틈이 없다.
 
그래도 지소연은 밝다. 지소연을 지도하는 한양여대 김상진 코치는 "얼마나 성격이 밝은 지 모른다. '골목대장'스타일에, 장기자랑이라도 하면 춤도 정말 잘 춘다. 팔방미인"이라고 귀띔한다.

이제 대회 두 경기를 남겨둔 지소연은 득점왕도 노린다. 경쟁자는 독일의 알렉산드라 포프(7골). 지소연은 "독일전에서 내가 포프를 이겨야 우리 팀도 이긴다. 반드시 포프를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당당한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