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畵兒)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 이런 희망

含閒 2010. 6. 3. 14:23

  이런 희망




제가 보기에 나무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 중에서
공기와 함께, 백익무해(百益無害)하다고 말할 수 있는
유이(唯二)한 존재입니다.
물과 바람도 조금만 지나치면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데,
나무는 비현실적일 만큼 흠이 없습니다. 완벽합니다.

그림 심리검사 중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집, 사람, 나무의 3종 세트를 그리게 하는 것인데
그 중에서 나무 그림은 그린 이의 무의식을 반영합니다.
나도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나의 내면을 드러내는 상징물인 것입니다.

인간의 무의식이 나무로 대변된다는 것은 다르게 표현하면,
‘모든 인간의 속마음엔 백익무해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간절함이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완벽한 존재를 꿈꾸는 무의식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만이 희망이다’라고 말할 때
‘사람’이란 말의 맨 앞줄에는 늘 ‘나’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저는 느낍니다.

믿을 수 없는 외부환경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의 잠재력에 대한 너그러움과 믿음으로
‘나만이 희망이다’라는 말을 실감한 적이 있다면
제 말이 뭔 말인지 금방 알아들을 수 있으실걸요^^

희망이란 단어는 ‘나를 다독이고 애정하고 믿어 줄 수 있는
능력‘의 또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