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과 死

자살 유가족 지원센터 개소… "자살 파급효과 커 대책마련 시급"

含閒 2010. 5. 25. 09:32

자살 유가족 지원센터 개소… "자살 파급효과 커 대책마련 시급"
2010년 05월 24일 (월) 18:18:46 최연희 기자 admin@hkn24.com

한국생명의전화는 보건복지부의 후원을 받아 자살유가족지원센터를 서울·대전·경남 지역에 개소하고 오는 25일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실에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우리나라는 한 해 동안 인구 10만명당 26.0명(통계청, 2009)이 자살을 하는 것으로 조사돼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자살자 유가족들은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공동체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자살충동과 신체적·정신적 질환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자살예방 지침서에 따르면, '자살은 파급 효과를 갖고 자살한 사람과 관계가 있는 모든 사람은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며 '한 명이 자살할 경우 그 영향을 받는 사람은 5~10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한·일 양국의 사례를 통해 본 자살유가족 다시 세우기의 필요성과 통합적 지원방향 모색'을 주제로 가족의 자살로 고통을 겪었던 한국과 일본의 자살유가족의 경험사례와 생명의전화 하상훈 원장, 전남과학대학 김용분 교수, 일본 NPO Lifelink 시미즈 야스유키 대표의 발제를 통해 자살유가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지원방향을 모색한다.

 -헬스코리아뉴스- , 하이닥, 뉴스와이어, 이투데이

잘못된 자살의 원인과 대책
[독자의견] ‘자살공화국, 대한민국’(367호)을 읽고    


지난호 <미래한국>에 ‘자살공화국, 대한민국’이란 제하의 충격적인 글이 실려 있어 큰 관심 속에 읽어 보았다. 일부 시정해야할 내용이 있어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국 중 1위이지만 정부의 자살 예방대책은 가장 뒤떨어져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자살문제는 국가·사회적으로도 대단히 심각한 상태 아래 있다. 이에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은 제각각 나름대로의 묘한(?) 자살 예방대책을 발표하지만 자살문제를 30여 년간 연구해온 필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되는 부분을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급증하는 것(특히 노인층)은 한국만의 특징인 바 이는 사회 안정의 미비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감이 주원인이다.(서울시 자살예방센터 이상구 팀장)

* 핵가족화로 가족의 정서적 유대감의 약화와 어려움이 커지고 있고 이혼 사별 등으로 입는 정신적 충격에 있다.(최재성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직장 구조조정의 불안, 노후준비의 압박감, 가정 내 소외감 등에 시달리기 때문(장여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통계개발팀장)

* 안팎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지쳐 있는 상태에서 중압감이 겹쳐 자포자기하는 마음과 나이가 들면서 겪는 신체적인 변화로 우울해지는 경우, 마지막 순간에 한 명이라도 대화할 사람이 있다면 자살을 막을 수 있고 가족 간 깊은 대화로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자살을 막는 제일 좋은 방법(박용천 한양대 교수)
* 일반적인 노화현상을 느끼는 심정과 신체기능이 떨어지면서 우울감이 올라가는 경우 (이유진 가천의대 교수)

* 한사람의 자살자가 가족 동료 친구 등 가까운 사람 6명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자살자 유가족들에게 지속된다(윤대현 서울대 정신과 교수)

* 자살의 원인인 우울증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며 대부분 1개월만 치료를 받아도 자살에 이르지 않고 회복이 가능하다(이무형 신경정신과 전문의)

일반인들 입장에서 본다면 그 내용이 모두 그럴듯하고 합리적인 방안이라 믿어질 수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 자살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유서를 남기는 자살이고, 다른 하나는 유서 없는 경우이다. 두 가지 유형 중에서 문제되고 있는 것은 유서 없는 자살인데 이 자살은 전체 자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유서 없는 자살은 거의가 우울증이 원인이다. 우울증에 걸리면 머리에서는 “죽어봐라 죽으면 낙원 가고 행복이 찾아온다”라는 환상이 떠올라 죽음이 무섭지 않다. 투신 자살할 사람이 옥상에 올라가면 그 아래가 파란 잔디밭으로 보인다고 한다. 우울증에 걸리면 항상 죽어버렸으면 하는 심리가 발동된다. 때문에 주변에서 아...

[분수대] 떠난 자와 남은 자 [중앙일보]

2010.05.26 00:26 입력 / 2010.05.26 00:30 수정

 

 
자살자(自殺者)와 그 가족에 대한 편견은 역사적 뿌리가 깊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살을 사회에 대한 책무를 비겁하게 회피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고대 아테네에서 자살자의 장례를 치를 수 없고, 그 시신이 도시 변두리에 비석 없이 매장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중세 유럽에선 자살한 사람의 죽음은 용서받지 못할 죄였다. 자살을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간 결과라고 봤다. 그러니 자살자의 가족에게도 큰 고통이 뒤따랐다. 재산을 빼앗기고 모욕과 비난을 받았다. 공동체로부터 소외를 당하고 고향을 떠나야 했다.

계몽주의 시대를 거쳐 19세기에 이르러 자살은 ‘처벌의 대상’에서 ‘치료의 대상’이 됐다. 악마의 유혹이 아니라 우울증 같은 불가항력적인 병이 자살의 원인이라고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유전적 요인이 강조된 탓에 자살자의 가족은 죄책감과 비난이란 굴레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한 사람의 자살이 유가족에게 치명적 상처를 남기는 건 동서고금(東西古今)이 다를 리 없다. 커다란 충격과 슬픔, 죄책감, 분노에 더해 자살자의 가족이라는 낙인(烙印)까지 감내해야 한다. 이는 우울증으로 이어져 유가족마저 자살을 생각하게 하는 비극을 낳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이 자살로 이어진 사례는 많다. 독일을 무대로 신교와 구교 간에 벌어진 종교전쟁인 ‘30년 전쟁’을 치르는 동안 바이에른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가 1615년 5명, 1623년 8명에서 1627년 29명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하물며 사랑하는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라면 허무함과 자책감이 보태져 후유증은 더 크게 마련이다. 미국 존스홉킨스 아동센터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가 자살한 아이는 자살을 선택할 위험이 다른 아이들보다 세 배나 높다.

지금 한국 사회에선 한 해에 인구 10만 명당 2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하루 평균 35명꼴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다. 한 명이 자살하면 주변의 5~10명이 치명적 영향을 받는다. 국내에서 가족의 자살로 고통받는 유가족이 매년 7만~14만 명에 이른다는 얘기다. 한국 생명의 전화가 어제 이들을 돌볼 ‘자살 유가족 지원센터’를 서울·대전·경남 지역에 열었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 정도로는 미흡하다. 사회 전체가 나서 자살자 유가족의 상처를 보듬을 일이다. ‘중세 사회’의 암영(暗影)이 남아 있어선 성숙한 사회가 아니다.

김남중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