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畵兒)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 착각

含閒 2010. 3. 3. 15:45

  착각


광범위한 사례연구에 의하면 결혼에 대한 만족도는
성격, 지능, 학력, 수입, 외모 등과는 전혀 관련이 없답니다.
정서적으로 친밀하고 대화가 잘 통할 수 있는 부부의
결혼 만족도가 제일 높다네요.

하지만 이런 유의 결론에는 늘 크고 작은 이견(異見)이 뒤따릅니다.
돈을 많이 벌어 오면,
한예슬만큼 예쁘면,
모태범처럼 명랑한 성격이면,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업을 가졌으면...
친밀하지 않고 대화가 안 통한들 그게 무슨 대수냐는 거지요.
그 정도는 능히 참고 살 수 있다 생각합니다.
착각(錯覺)입니다.

자동차 매장에서 디자인, 성능, 가격을 까탈스럽게 따진 뒤
아직 운전 면허증이 없다고 얘기하는 격입니다.
성능 뛰어나고 디자인 마음에 들고 가격 적절하다면
그깟 면허증이야 무슨 문제냐는 거겠지요.
명백한 착각입니다.
자동차의 가장 중요한 속성은 주행 모드이니까요.

주변부에 있는 극히 일부를 전부로 착각하면
내 삶의 만족도는 놀랄 만큼;;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