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의 일입니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갔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주차장 어디선가 고양이의 슬픈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소리를 따라 차 옆으로 다가가니 인기척을 느낀 고양이 두 마리가 달아나더군요. 왜 그럴까? 무심히 넘기고 돌아섰습니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고양이 울음소리가 또 들렸습니다. 가까이 가봤는데 이번에도 고양이는 달아났습니다.
그런데 고양이가 있던 자리에 어렴풋하지만 인형 같은 게 보였습니다. 집에 와서는 남편을 불러내 손전등을 가지고 주차장으로 갔습니다.
인형인 줄 알았는데 차 아래를 비춰보니 글쎄... 새끼고양이가 끔적도 않고 있었습니다. 이미 생명이 끊어진 후였어요. '아, 그랬구나.' 새끼가 죽어서 그렇게 슬피 울었구나.
경비아저씨가 죽은 고양이를 가지고 간 뒤에야 그 자리를 떴습니다. 평소 고양이들을 잘 챙겨주시던 상가의 한 아주머니 말로는 종종 차 바퀴아래서 잘 놀곤 하는데 아기고양이가 차를 못 피한 것 같다고...
아무도 없는 차 옆에선 그 이후에도 새끼가 떠난 그 자리에서 고양이 가족의 슬픈 울음소리는 이어졌습니다. 사람이 가까이 오면 도망가기를 반복하다 다시 슬픈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다음 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 김상순 (새벽편지가족) -
새끼를 잃어버린 슬픔은 짐승이든, 사람이든 허망한 일입니다. 지금 내 옆에 있는 가족에게 "살아 있어줘, 참 고맙다" 고 "사랑한다" 고 뜨겁게 말해주세요.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 가족은 사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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