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산책(漢詩散步)

백거이/대주

含閒 2009. 10. 30. 19:07

對酒  대주  
                                   白居易 백거이

巧拙愚賢相是非 (교졸우현상시비)

      솜씨 있고 없고 잘나고 못나고 서로 따지는데

 

如何一醉盡忘機 (여하일취진망기)

      술 한번 취해서 몽땅 잊음이 어떨런지?

 

君知天地中寬窄 (군지천지중관착)

      하늘과 땅 사이 넓고 좁음을 그대는 아시는가?

 

鵰鶚鸞凰各自飛 (조악난붕각자비)

      독수리 물수리 난새 봉황새 제 멋대로 나는 세상


 

對酒2 술 한 잔 앞에 두고

                          白居易

 

蝸牛角上爭何事와우각상쟁하사

달팽이 뿔 위에서 무슨 일로 다투는가?

 

石火光中寄此身석화광중기차신

전광석화 같은 순간에 이 몸 의탁 함인데.

 

隨富隨貧且歡樂수부수빈차환락

부유한 대로 가난한 대로 그 또한 즐겨 맞을 뿐,

 

不開口笑是癡人불개구소시치인

입 벌리고 웃지 않는다면 그 역시 어리석은 사람.

 

<지은이> 백거이(772~846)

자는 낙천(樂天), 호는 취음선생(醉吟先生), 향산거사(香山居士), 하규(陜西省 渭南縣) 사람이고, 현전하는 당시(唐詩) 수만 편중 3,800여 편이 그의 시로 제일 많이 전하고 있으며, 그를 일러 이두한백(이백, 두보, 한유, 백거이)으로 병칭되는 중당(中唐)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그는 당시로서는 장수에 속하는 75세를 일기로 한 바와 같이 그의 작품 세계도 대단히 다양하여 젊어서는 유가적 이상사회사상에 입각하여 당시 사회의 병폐를 예리하게 파헤친 사회고발시를  많이 썼고, 중년에는 취음선생이라는 그의 호에서도 나타나듯 무위자연도가사상 심취하여 전원 자연시를 즐겨 썼으며, 말년에는 불가에 귀의(향산거사)하여 당시의 불교탄압정책을 풍자한 글을 많이 남겼다.

그의 시는 생전에 이미 널리 애송되어 그의 시를 모르는 당나라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한다. 작품집으로 (白氏長慶集)이 있다

 

<해설>

白樂天이 장안에서 형부시랑 벼슬할 때 지은 對酒라는 제목의 다섯 수의 시 중 하나로 莊子에 나오는 달팽이 우화와 도척과 孔子의 일화를 빌려 지었다. 어차피 짧은 인생인데 대범하고 낙천적으로 살라고 권한다. 마음 맞는 친구와 술잔을 마주할 때 권주가로 읊조리기에 어울리는 시이긴 하지만 이 시 속에 담긴 뜻은 매우 심오하다.

 

* 蝸牛 : 달팽이.

 - 蝸牛之爭(와우지쟁) 또는 蝸角之爭(와각지쟁) : 莊子(장자) 則陽篇(칙양편)에 나오는 우화.

 - 가까운 사람끼리 사소한 일로 싸우지 말라는 뜻.

 

* 石火光中(석화광중) : 부싯돌에서 나는 불빛처럼 지극히 짧은 시간을 이르는 말.

 

* 不開口笑(불개구소) : 莊子(장자) 盜拓篇(도척편)에 나옴.

 - 開口而笑者一月中四五日(개구이소자일월중사오일)

 - 웃으며 사는 날은 한 달에 불과 4~5일에 불과하다.

   인생은 짧고 우환이 많은 것이니 가급적이면 즐겁게 웃으며 살라는 뜻.

 

對 酒 대 주 백년을 산들

- 白居易 백거이 -

百歲武多時壯健   백세무다시장건          백세를 산들 건강한 때 얼마이며
一春能幾日晴明   일춘능기일청명         봄철이라 한들 맑은 날 얼마이랴
相逢且莫推辭醉   상봉차막추사취         이렇게 만났으니 마다말고 마시며
聽唱陽關第四聲   청창양관제사성        양관의 서글픈 이별가나 듣세나 

  ■ 對酒  대주  백년을 산들

    百歲武多時壯健  백세무다시장건  백세를 산들 건강한 때 얼마이며
    一春能幾日晴明  일춘능기일청명  봄철이라 한들 맑은 날 얼마이랴
    相逢且莫推辭醉  상봉차막추사취  이렇게 만났으니 마다말고 마시며
    聽唱陽關第四聲  청창양관제사성  양관의 서글픈 이별가나 듣세나

[출처] 대주(對酒)|작성자 무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