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畵兒)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 네잎클로버

含閒 2009. 7. 29. 15:03

  네잎클로버




오래 전, 빠릿빠릿한 스타일은 아니었던 한 젊은이가
사진을 공부하러 독일에 갔다가 자신에 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육성은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보다 더 생생하고
흥미롭습니다.

“서울에서는 그게 다 흠이었고 사내자식이 뭘 그리 꼼지락거리고
있느냐고 야단맞았는데 독일에서는 그 감수성이 내 장점이라고 하니...”

이런 경우 말 줄임표 뒤에 이어지는 뒷말의 유형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그래서 너무 혼란스러웠다거나, 그래서 너무 큰 힘이 되었다.
대한민국 최정상급 사진작가 중 한 명인 구본창의 젊은 시절 반응은
예상대로 ‘너무 큰 날개를 달았다’ 였습니다.
잘 달구어진 후라이팬처럼 평상시에 자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충분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떤 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지인들을,
‘나의 별스러움을 허물로 생각하지 않고 나만의 특별함으로 봐주는 사람’
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곁에 있다면 복받은 삶입니다.
스스로에 대해 그럴 수 있다면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복을 지어내서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도 있습니다.^^

일본에 있는 한 성적 소수자 단체의 이름에는 행운을 상징한다는
네잎클로버 단어가 들어 있습니다.
네잎클로버가 세잎 클로버에 비해 소수라는 이유로 홀대받지 않고
오히려 귀하게 대접받는 것처럼 자기들 또한 그러해야 한다는 거지요.
‘자기’를 잘 존중하고 인정할 줄 아는 그 당당하고 유쾌한 발상에
존경과 무한정의 지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