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산책(漢詩散步)

[스크랩] 나옹선사

含閒 2008. 10. 1. 10:51
725 懶翁土窟歌   나옹토굴가
    懶翁慧勤  나옹혜근 1320~1376

 
靑山林 깊은 골에 一間土窟 지어놓고
杜門을 半開하고 石徑에 俳徊하니
錄楊春三月下에 春風이 건듯 불어
庭前에 百種花는 處處에 피였는데
風景도 좋거니와 物色이 더욱 좋다.

 
그 중에 무슨 일이 世上에 最貴한고,
一片無爲眞 妙香을 玉爐中에 꽃아 두고
寂寂한 明窓下에 ??히 홀로 앉아
十年을 기한정코 一大事를 궁구하니
曾前에 모르든 일 今日에야 알았구 나

 
一段孤明心地月은 萬古에 밝았는데
無明長夜 業波浪에 길 못 찾아 다녔도다.
靈축山諸佛會上 處處에 모였거든
小林窟 祖師家風 어찌 멀리 찾을소냐.

 
靑山은 ??하고 綠水는 잔잔한데
淸風이 瑟瑟하니 어떠한 소식인가.
一理齊平 나툰중에 活計조차 具足하다.

 

千峯萬壑 푸른 松葉 一鉢中에 담아두고
百孔千瘡 깁은 누비 두 어깨에 걸었으니
衣食에 無心커든 世慾이 있을 소냐.

 
欲情이 淡泊하니 人我四相 쓸 데 없고
四相山이 없는 곳에 法性山이 높고 높아
一物도 없는 중에 法界一相 나투었다.

 
皎皎한 夜月하에 圓覺山頂 선듯 올라
無孔笛를 벗겨 불고 沒鉉琴을 높이 타니
無爲自性眞實樂이 이중에 가췄더라.
 

 
石虎는 舞詠하고 松風은 和答 할제
無着嶺 올라서서 佛地村을 굽어보니
覺樹에 曇花는 爛慢開 이더라.

 " 南無靈山會上佛菩薩 " 

 

726 因事示衆   인사시중
    牙元惠  아원혜  懶翁禪師 나옹선사 1320~1376

 
平生初志切隨之   평생초지절수지   부디 평생에 먹은 처음 뜻을 따르고
莫見他人好惡歸   막견타인호악귀   다른사람이 좋아하고 미워함에 흔들리지 말라
窄口懶開須得意   착구뢰개수득의   좁은 입을 게을리 열 때는 뜻을 얻어야 하고
幽房長閑爲忘機   유방장폐위망기   그윽한 방을 늘 닫아둠은 세속일을 잊기 위해서이다


時時有使情塵滅   시시유사정진멸   때때로 마음의 티끌을 멸하게 하고
念念無令道力微   념념무령도력미   생각생각에 도의 힘을 약하게 하지 말라
百歲光陰能幾白   백세광음능기백   백년의 광음인들 그 며칠 되는가
閑看浮世是兼非   한간부세시겸비   뜬 세상의 옳고 그름을 부질없다 보아라

 

727 靑山兮要我  청산혜요아   청산은 나를 보고
    牙元惠 아원혜   懶翁和尙 1320~1376 

 
靑山兮要我以無語   청산혜요아이무어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蒼空兮要我以無垢   창공혜요아이무구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聊無愛而無惜兮     료무애이무석혜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如水如風而終我     여수여풍이종아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728   虛菴   허암      빈암자
     懶翁 慧勤  나옹 혜근

 
四面元來無一物   사면원래무일물   사방에 원래 한물건도 없나니
不知何處擬安門   부지하처의안문   어디다 문을 낼지 알지못하네
這間小屋空空寂   저간소실공공적   이 가운데 조그만 암자  텅비어 있어
明月淸風掃白雲   명월청풍소백운   밝은 달  맑은 바람  흰구름을 쓸도다.

 


729 화두는 따로 들어 무엇을 할 것인가
    懶翁慧勤  나옹혜근 1320~1376 

無端逐步到溪邊   무단축보도계변   생각 없이 걸어 시냇가에 이르니
流水冷冷自說禪   류수냉냉자설선   흐르는 차가운 물소리 禪那를 說하고
遇物遇緣眞體現   우물우연진체현   대하는 모든 것이 진리의 모습이니
何論空劫未生前   하론공겁미생전   화두는 따로 들어 무엇을 할 것인가

 
730  歎世 1    탄세    세상을 읊다 
     懶翁慧勤   나옹혜근 1320~1376

 
世事紛紛何曰了   세사분분하일료   어지러운 세상 일 언제나 끝이 날꼬
塵勞境界倍增多   진노경계배증다   번뇌의 경계는 갈수록 많아지네


迷風刮地搖山嶽   미풍괄지요산악   미혹의 바람은 땅을 긁어 산악을 흔드는데
業海漫天起浪波   업해만천기랑파   업의 바다는 하늘 가득 물결을 일으킨다


身後妄緣重結集   신후망연중결집   죽은 뒤의 허망한 인연은 겹겹이 모이는데
目前光景暗消磨   목전광경암소마   눈앞의 광경은 가만히 사라진다

 
區區役盡平生圍   구구역진평생위   구구히 평생의 뜻을 다 부려 보았건만
到地依先不輓何   도지의선부만하   가는 곳마다 여전히 어찌할 수 없구나


 

731 歎世 2    탄세    세상을 읊다  
    懶翁慧勤   나옹혜근 1320~1376

 
乏眼光陰賑過去   핍안광음진과거   눈 깜박이는 사이에 세월은 날아가버리나니
白頭換却少年時   백두환각소년시   젊은 시절은 백발이 되었구나

 
積金候死愚何甚   적금후사우하심   금을 쌓아두고 죽음을 기다리는 것 어찌 그리 미련한고
刻骨營生事可悲   각골영생사하비   뼈를 깍으며  生을 꾸려가는 일, 진정 슬퍼라

 
捧土培山徒自迫   봉토배산도자박   흙을 떠다 산을 북돋움은 부질없이 분주떠는 일이요
持楞酌海諒非思   지릉작해량비사   표주박으로 바닷물 떠내는 것 참으로 그릇된 생각이다

 
古今多少貪客     고금다소참객      고금에 그 많은 탐욕스런 사람들
到此應無一點知   도차응무일점지   지금에 와서 아무도 아는 사람 없구나


 
733 歎世 4    탄세    세상을 읊다  
    懶翁慧勤   나옹혜근 1320~1376

 
死死生生生復死   사사생생생복사   죽고 나고 죽고 나며, 났다가 다시 죽나니
狂迷一槪不曾休   광미일개불증휴   한결같이 미쳐 헤메며 쉰 적이 없었네


只知線下貪香餌   지지선하탐향이   낚싯줄 밑에 맛난 미끼를 탐할 줄만 알거니
那識竿頭有曲釣   나식간두유곡조   어찌 장대 끝에 굽은 낚시 있는 걸 알리

 
喪盡百年重伎倆   상진백년중기량   백년을 허비하면서 재주만 소중히 여기다가
成久遠劫愆尤     성구원겁건우     오래고 먼 겁의 허물만 이뤄놓네

 
蒜思業火長燃處   산사업화장연처   업의 불길이 언제나 타는 곳을 돌이켜 생각하나니
寧不敎人特地愁   녕불교인특지수   어찌 사람들을 가르쳐 특히 근심하지 않게 하랴


734  警世  경세    사람들아 깨달아라
     懶翁慧勤   나옹혜근 1320~1376

 
終世役役走紅塵   종세역역주홍진   평생을 홍진 속에 허덕이느랴
頭白焉知老此身   두백언지노차신   백발이 되도록 늙는 줄도 모른다네
名利禍門爲猛火   명리화문위맹화   명리는 화를 부르는 무서운 불길
古今燒盡幾千人   고금소진기천인   옛부터 얼마나 많은 이가 타죽었나

 

 

출처 : 송당보금자리
글쓴이 : 송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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