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

이준석은 안 준다는 당권? 아니면 총리? 尹 손잡은 안철수의 길

含閒 2022. 3. 4. 09:28

이준석은 안 준다는 당권? 아니면 총리? 尹 손잡은 안철수의 길

중앙일보

입력 2022.03.04 05:0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및 합당 관련 공동 기자회견에서 포옹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제 향후 공동정부의 최대 주주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 대표의 단일화가 성사된 3일, 협상의 주역으로 꼽히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한 말이다. 전날 밤 TV토론 직후만 해도 완주를 고수할 것 같았던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윤 후보와 같은 배를 타고 후보직을 사퇴했다. 공동정부 운영에 참여하겠다는 안 대표는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까.

선결 과제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다. 두 후보는 이날 단일화 기자회견에서 “선거 후 즉시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이날 안 대표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입각을 고려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뜸 “꼭 하고 싶은 일 중 하나가 국민의힘을 더 실용적이고 중도적인 정당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라며 “그래야만 더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는 대중 정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 직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안 대표가 합당 뒤 당권 도전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안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의힘을 변화시키는 것은 안 대표의 중·장기적인 목표로 보면 된다”며 “대선 이후 당 활동보다는 먼저 인수위 및 공동정부 운영 과정에서 역할을 맡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도 “대선 뒤 양당의 사전 합의에 따라 전당대회를 새로 여는 대신 상임전국위원회에서 합당을 추인할 가능성이 크다”며 “공동대표 체제로 갈지, 아니면 기존 이준석 대표 체제를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양당의 협상에 따라 결론 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양수 선대본 수석대변인도 “공동대표 체제 등은 합당 과정에서 추가로 논의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껄끄러운 관계가 변수다. 이 대표는 이날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동정부나 인수위 운영은 전적으로 윤 후보의 몫”이라며 “합당이나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대선 이후 당의 역할”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안 대표가 당권에 도전한다면 내년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있고, 그 전 단계에서는 흡수 합당 방식으로 합당 절차를 밟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나 국민의당 측과 대표 권한을 나눌 생각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고 있다. 만약 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안 대표가 공동정부 운영에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김상선 기자

윤 후보 승리 시 안 대표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도 주목된다. 안 대표가 인수위원장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한 야권 관계자는 “윤 후보가 당선인 신분이 된다면, 인수위를 공동 운영하기 위해서 안 대표가 인수위원장을 맡는 그림이 제일 안정적”이라며 “다른 국민의당 인사들도 인수위 구성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이들이 추천한 외부 전문가 등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도 인수위 활동에 대해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그는 윤 후보와의 공약 차이 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물음에 “그래서 인수위가 있는 것”이라며 “인수위에서 함께 재정 추계 등을 통해 공약 실현 가능성을 점검하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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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안 대표가 공동정부에서 입각(入閣·내각에서 자리를 맡는다는 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으로서 열심히 입법 활동을 했지만, 그것을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보여주는 행정적 업무는 하지 못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더 좋은 나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말한 ‘행정적 업무’를 두고 야당 내에선 “국무총리 등 직책을 맡아 일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왔다. 양당 핵심 관계자들도 “안 대표의 총리직 임명은 상당히 가능성 큰 사안”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3일 오전단일화 기자회견을 하기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입장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정부 구성 과정에서 안 대표 측 인사들이 요직에 임명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윤 후보를 도와 대선에서 승리하는 게 첫 번째 목표이고,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공동정부의 토대가 되는 로드맵을 제대로 짜는 게 두 번째 과제”라며 “동반자로서의 공동정부 운영은 그 이후에 긴밀히 협의할 문제”라고 말했다.

안 대표의 거취와는 별개로 합당 뒤 국민의힘 내부의 대대적 지형 변화도 예고된다. 당장 국민의힘 최고위에 국민의당 인사들이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대선 이후 열리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시당위원장과 당협위원장 구성에도 대폭 변동이 있을 전망이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조직강화특별위(조강특위) 구성 단계부터 국민의당 인사들이 참여할 것이고, 향후 주요 지역의 시당위원장도 기존 국민의힘 인사와 국민의당 인사가 공동 위원장을 맡는 식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일부 지역 당협은 공동으로 맡거나, 국민의당 측 인사로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손을 맞잡고 있다. 김상선 기자

한편 이날 국민의당에서는 안 대표의 사퇴에 반발하는 당원들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곤혹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됐다. 국민의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탈당했다는 당원들의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고, 안 대표 유튜브 채널의 단일화 선언 영상에는 오후 6시 기준 82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특히 안 대표에게 표를 던진 재외국민 유권자들은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자신을 프랑스 교민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멀리 대사관까지 가서 투표했는데 너무 실망스럽다”고 유튜브 댓글을 적었다. “재외국민 투표 뒤 후보직 사퇴를 제한하는 법을 제정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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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당원은 “안 대표를 믿고 지지했는데 물거품이 됐다.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찍겠다”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반면 “허무하지만 안 대표의 선택을 존중해 윤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게시글도 있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반대하고 실망한 당원동지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눈앞의 대선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이준석은 안 준다는 당권? 아니면 총리? 尹 손잡은 안철수의 길
중앙일보

입력 2022.03.04 05:0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및 합당 관련 공동 기자회견에서 포옹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및 합당 관련 공동 기자회견에서 포옹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제 향후 공동정부의 최대 주주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 대표의 단일화가 성사된 3일, 협상의 주역으로 꼽히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한 말이다. 전날 밤 TV토론 직후만 해도 완주를 고수할 것 같았던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윤 후보와 같은 배를 타고 후보직을 사퇴했다. 공동정부 운영에 참여하겠다는 안 대표는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까.

선결 과제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다. 두 후보는 이날 단일화 기자회견에서 “선거 후 즉시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이날 안 대표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입각을 고려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뜸 “꼭 하고 싶은 일 중 하나가 국민의힘을 더 실용적이고 중도적인 정당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라며 “그래야만 더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는 대중 정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 직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안 대표가 합당 뒤 당권 도전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안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의힘을 변화시키는 것은 안 대표의 중·장기적인 목표로 보면 된다”며 “대선 이후 당 활동보다는 먼저 인수위 및 공동정부 운영 과정에서 역할을 맡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도 “대선 뒤 양당의 사전 합의에 따라 전당대회를 새로 여는 대신 상임전국위원회에서 합당을 추인할 가능성이 크다”며 “공동대표 체제로 갈지, 아니면 기존 이준석 대표 체제를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양당의 협상에 따라 결론 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양수 선대본 수석대변인도 “공동대표 체제 등은 합당 과정에서 추가로 논의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껄끄러운 관계가 변수다. 이 대표는 이날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동정부나 인수위 운영은 전적으로 윤 후보의 몫”이라며 “합당이나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대선 이후 당의 역할”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안 대표가 당권에 도전한다면 내년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있고, 그 전 단계에서는 흡수 합당 방식으로 합당 절차를 밟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나 국민의당 측과 대표 권한을 나눌 생각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고 있다. 만약 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안 대표가 공동정부 운영에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김상선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고 있다. 만약 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안 대표가 공동정부 운영에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김상선 기자

윤 후보 승리 시 안 대표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도 주목된다. 안 대표가 인수위원장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한 야권 관계자는 “윤 후보가 당선인 신분이 된다면, 인수위를 공동 운영하기 위해서 안 대표가 인수위원장을 맡는 그림이 제일 안정적”이라며 “다른 국민의당 인사들도 인수위 구성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이들이 추천한 외부 전문가 등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도 인수위 활동에 대해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그는 윤 후보와의 공약 차이 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물음에 “그래서 인수위가 있는 것”이라며 “인수위에서 함께 재정 추계 등을 통해 공약 실현 가능성을 점검하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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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안 대표가 공동정부에서 입각(入閣·내각에서 자리를 맡는다는 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으로서 열심히 입법 활동을 했지만, 그것을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보여주는 행정적 업무는 하지 못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더 좋은 나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말한 ‘행정적 업무’를 두고 야당 내에선 “국무총리 등 직책을 맡아 일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왔다. 양당 핵심 관계자들도 “안 대표의 총리직 임명은 상당히 가능성 큰 사안”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3일 오전단일화 기자회견을 하기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입장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3일 오전단일화 기자회견을 하기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입장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정부 구성 과정에서 안 대표 측 인사들이 요직에 임명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윤 후보를 도와 대선에서 승리하는 게 첫 번째 목표이고,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공동정부의 토대가 되는 로드맵을 제대로 짜는 게 두 번째 과제”라며 “동반자로서의 공동정부 운영은 그 이후에 긴밀히 협의할 문제”라고 말했다.

안 대표의 거취와는 별개로 합당 뒤 국민의힘 내부의 대대적 지형 변화도 예고된다. 당장 국민의힘 최고위에 국민의당 인사들이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대선 이후 열리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시당위원장과 당협위원장 구성에도 대폭 변동이 있을 전망이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조직강화특별위(조강특위) 구성 단계부터 국민의당 인사들이 참여할 것이고, 향후 주요 지역의 시당위원장도 기존 국민의힘 인사와 국민의당 인사가 공동 위원장을 맡는 식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일부 지역 당협은 공동으로 맡거나, 국민의당 측 인사로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손을 맞잡고 있다. 김상선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손을 맞잡고 있다. 김상선 기자

한편 이날 국민의당에서는 안 대표의 사퇴에 반발하는 당원들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곤혹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됐다. 국민의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탈당했다는 당원들의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고, 안 대표 유튜브 채널의 단일화 선언 영상에는 오후 6시 기준 82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특히 안 대표에게 표를 던진 재외국민 유권자들은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자신을 프랑스 교민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멀리 대사관까지 가서 투표했는데 너무 실망스럽다”고 유튜브 댓글을 적었다. “재외국민 투표 뒤 후보직 사퇴를 제한하는 법을 제정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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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당원은 “안 대표를 믿고 지지했는데 물거품이 됐다.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찍겠다”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반면 “허무하지만 안 대표의 선택을 존중해 윤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게시글도 있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반대하고 실망한 당원동지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눈앞의 대선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