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경기도 분당에 살고 있는 가정주부 박모(36)씨. 남편은 5년 연상으로 학원을 운영하면서 강의도 한다. 15년 정도 더 일하다 은퇴할 생각이다. 최근 전셋값 오름세가 무서워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들이고 빚까지 얻어 8억7000만원짜리 아파트를 장만했다. 그러다 보니 금융자산이 없는 상황이다. 사업에 필요한 급전을 구하느라 애를 태울 때가 많다. 자산 운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왔다.
월450만원씩 원리금 갚고 운영자금 1억 마련을
그러나 박씨네는 자산 운용의 기본을 지키지 않았다. 빚을 내는 등 무리수를 둬가며 내 집을 장만했다. 그 결과 자산에서 차지하는 부동산 비중이 급작스럽게 높아졌고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 만약 장사가 되지 않아 돈 줄이 꼬일 때엔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걱정된다. 다행인 것은 현재로선 현금흐름이 좋다는 점이다. 월수입 중에서 생활비로 지출하고 700만원이나 남는다. 이 돈을 빚 상환에 우선적으로 쓰도록 하자. 그러면서 학원 운영에 필요한 단기 유동성 자금도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빚 상환 5개년 계획 세워라=저금리가 지속하면서 은행 대출이 크게 늘어 가계 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선지 오래다. 전셋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다 보니 박씨네처럼 빚을 끌어다 집을 사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그리스 사태에서 보듯이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빚 테크’는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금리가 오르고 소득 흐름이 꼬이게 되는 날엔 유동성 위기가 닥치게 되기 때문이다.
박씨네에게 부채 상환 5개년 계획을 수립해 가계 운용의 초점을 2억5000만원의 은행담보대출금을 완전히 청산하는 데 둘 것을 권한다. 지금은 월 75만원씩 이자만 갚고 있지만 원금도 같이 상환하는 방법이 좋겠다. 월 450만원씩 원리금을 갚으면 5년안에 은행 빚을 완전히 끌 수 있다.
◆펀드·ELS투자로 운영자금 만들기=학원사업을 하고 있는데, 운영자금이 없는 건 문제다. 사업 규모로 미루어 1억원 이상의 단기 유동성 자금이 필요하다. 월 200만원 저축해 나가면 연수익률 5~6% 기준 4년이면 1억원을 손에 쥘 수 있다. 은행적금으론 이런 수익률을 낼 수 없으므로 투자상품에 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잘 만하면 1억원 목표 금액 달성을 앞당길 수 있다. 일단 매달 100만원을 ELS(주가연계증권)에 넣도록 하자. 박씨네는 투자경험이 일천한 만큼 보다 안전한 지수형이면서 원금을 보장해주는 ELS가 적합하다. 이와 함께 배당주 펀드와 해외 소비재 펀드에 50만원씩 넣기를 권한다. 이들 펀드는 요즘 증시에서 테마를 이루며 인기를 누리는 투자상품이다.
◆부족한 연금은 변액보험 가입으로=부부가 노후에 월 300만원의 생활비를 쓰기 원한다. 그래서 월 84만원을 연금보험에 가입하고 국민연금도 들었다. 그러나 이들 연금을 합쳐봤자 노후에 월 150만원 밖엔 기대할 수 없다. 150만원을 추가로 더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월 여윳돈 700만원으로 원리금 상환과 유동성 자금 마련에 쓰고 나면 50만원이 남는다. 여기에 이자 상환액 절약분 75만원을 합치면 매달 125만원의 저축여력이 창출된다. 이 돈을 개인연금 상품에 가입하기 바란다. 개인연금은 불입기간 중엔 투자상품으로 운용하다가 노후엔 연금을 주는 변액연금보험을 추천한다. 15년 납입할 경우 남편 나이 60세부터 150만원의 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서명수 객원기자 seom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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