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환갑을 바라보는 전업주부입니다. 자녀 교육도 끝내고 결혼 자금 지원 계획까지 세워놓았어요. 자랑 같지만 현금과 수익형 부동산도 쏠쏠히 마련해놨고요. 그런데 요즘 금리가 너무 낮아서 걱정이에요.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돈을 굴릴지 머리가 아픕니다.
◆노후 연금상품에 추가납입
안살림 도맡은 50대 전업주부
초저금리로 재산 불리기 고민
또 보장성 보험을 리모델링해 생기는 월 30만원의 여유자금도 보유 중인 변액연금에 추가 납입해 연금재원을 늘리도록 하자. 향후 현금흐름에 여유가 생길 경우 추가납입한도(200% 가정)까지 주가가 조정될 때마다 더 납입하는 것도 좋다. 이미 납입이 끝난 상품을 포함해 총 3개 연금상품을 60세까지 유지할 경우 연금자산은 2억7000만원, 월 수령액은 81만원으로 예상된다.
◆금융상품은 유형별 분산투자
나머지 3억1000만원은 연 3.5%의 기대수익률을 목표로 안전자산, 중위험·중수익 자산, 투자성 자산으로 나눠 운용해 보자. 우선 해당 금액의 50%(1억5500만원)는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해 정기예금으로 운용한다. 제2금융권 정기예금을 활용하되, 만약을 위해 예금자보호 한도 이내로 쪼개 4개 이상의 금융회사와 거래하길 권한다. 올 2월 현재 1년 만기 상품의 금리수준은 연 2% 수준으로 세후 1.7%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30% (9300만원)는 정기예금보다 1~2%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한다. 증권사의 주가연계증권(ELS)ㆍ파생결합증권(DLS)을 활용하자. 최근 중국 주가지수의 하락 등으로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 발행되는 ELS는 지수 하락에 대한 부담이 덜해 세후 4%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상품에 투자할 때는 발행 증권사, 청약 금액, 청약 시기를 분산해 위험을 낮출 수 있도록 하자. 기초자산은 개별종목보다는 지수 형태인 것이, 기초자산의 숫자가 작을수록 안정성이 높다.
◆오피스텔 투자 비중 줄여라
한씨네는 현재 전세에 거주하고 있으며 오피스텔 2채를 사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분양한 오피스텔 1채를 더 구입해 계약금만 지불한 상태다.
한씨네가 보유한 오피스텔 2채는 모두 6호선 마포구청 역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전용면적은 20㎡이다. 두 채 모두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0만원을 받고 있다. 시세는 1억5700만~1억6000만원 정도다. 연간 임대수익률로 환산하면 4.8% 수준이다. 마포구의 평균 연간 임대수익률 5.14%보다는 약간 낮다. 한씨네가 보유한 오피스텔은 벤처·IT기업, 방송사·언론사 등이 들어선 상암DMC와 가깝고 대학가도 밀집해 있어 임대 수요는 비교적 풍부한 곳이다.
한씨는 지난해 마포구청역 인근에 위치한 전용면적 37㎡의 오피스텔을 분양받았다. 분양가는 2억7700만원 정도이며 계약금만 지불한 상태다. 인근에 비슷한 크기의 오피스텔이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95만원 정도를 받고 있다. 연간 임대수익률로 환산하면 4.4%로 기존에 보유한 오피스텔에 비해 낮다. 현재 상황에서 오피스텔을 1채 더 매수하는 것은 자산이 부동산의 한 상품에 지나치게 편중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는 할 수 없다. 적당한 시점을 봐서 전매하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보험에선 허점이 많아 보인다. 보장성 보험은 통합종신을 비롯해 건강보험·실비보험·치아보험 등 4개의 보장성 보험과 연금보험·변액연금보험·저축보험 등 저축성 보험 4개를 가입한 상태다.
보험을 가입할 때는 보장성 보험과 저축성 보험을 구분해 각 보험의 성격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보장성 성격이 강한 보험을 저축성 보험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한씨가 현재 가입하고 있는 보장성 보험 중 통합종신의 경우 보장성 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은 편이다. 반면 보장내용에 있어서 꼭 넣어야 하는 담보나 비중보다 주계약 위주와 짧은 납입기간으로 저축성 보험처럼 가입돼 효율이 떨어지는 보험이 돼 버렸다. 처음 보험을 가입 할 때의 목적은 보장도 받고 저축도 해 ‘두 마리의 토끼를 한번에 잡자’고 준비한 것이었지만, 보험료에 비해 보장도 부족하고 저축이율도 떨어지는 애매한 금융상품이 됐다.
김동호 기자 dongho@joongang.co.kr
금융 규제가 심한 한국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나온 것은 환영할 일이다. ISA는 하나의 계좌에 기대수익률 1%대의 예금, 3~4%대의 중위험·중수익이 가능한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6~7%대의 펀드를 다양한 비율로 조합할 수 있는 투자 수단이다.
또 순이익 200만원까지의 비과세 혜택과 손익 통산도 장점으로 꼽힌다. 펀드 A에서 벌었지만 펀드 B에서 더 큰 손실을 입었다면 전체 손실을 마이너스로 간주해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하지만 장밋빛 환상은 금물이다. 신탁형은 소유자가 직접 포트폴리오를 조합해야 하므로 상당한 금융지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금융회사의 전문가가 운용해 주는 일임형을 선택하기 쉽지만 이 또한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일임형의 복병은 펀드다. 수익률은 주로 펀드에서 좌우될 수밖에 없는데 전문가가 운용한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어서다. 적립식 펀드 가운데 상당수는 수익률이 엉망인 채 방치돼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계좌의 수익률을 3개월마다 점검하지 않으면 만능통장이라는 환상적 이름과 달리 낭패를 보기 쉽다.
직업이 없는 주부와 은퇴자, 학생은 가입 자격이 없다는 점도 ISA의 한계다. 고령화할수록 은퇴자가 많아지고 주부가 가계자산을 굴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ISA는 초저금리시대에 자산을 한층 적극적으로 굴릴 수 있는 기회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주식 아니면 펀드 밖에 없던 국내 금융 투자시장에서 ISA는 개인이 직접 포트폴리오를 짜고 수익률을 관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