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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으로 본 은행권 CEO 주식보유 4인4색

含閒 2018. 3. 29. 19:16

책임경영하시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자사주 매입으로 본 은행권 CEO 주식보유 4인4색

  • 등록  :
  • 2018-03-29 14:27
  • 수정  :
  • 2018-03-29 15:05



은행권 CEO. 왼쪽부터 손태승 우리은행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사진=각사 제공.


금리인상기를 맞아 은행주의 실적개선이 예측되면서 은행권 CEO들의 자사주 보유 현황에 관심이 쏠린다. 은행권 최고경영자들이 책임경영과 주가 부양 등을 이유로 자사주 매입을 증거로 내밀고 있지만 자사주 매입 전략은 각양각색이다. 

우선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주가부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지난 3월7일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지난 23일 자사주 5000주를 매입했다. 손 은행장은 이번 매입으로 자사주 3만3127주를 보유하게 됐다. 

손태승 은행장의 자사주 매입은 최근 글로벌 증시 하락으로 주가가 많이 하락데 있다. 우리은행 주가는 28일 1만4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3월에 외국인투자자들이 연일 대규모로 순매도하면서 지분율이 28.0%에서 27.3%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 주가는 14% 하락해 은행주 중에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우리은행의 주가는 지주사 전환에도 깊은 연관관계가 있다. 현재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의 지분 18.4%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로 우리은행은 예보의 잔여지분 매각으로 완전 민영화와 지주사 전환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예보의 잔여지분 매각을 결정하는 것은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인데 시장상황과 매각 요건이 맞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손 은행장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기업가치제고와 지주사 전환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 한다는 풀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자사주 매입으로 ‘경영 의지’를 내비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윤 회장은 연임 등 큰 이슈가 있는 시기마다 자사주를 매입해왔다. 

실제 2014년 회장 선임 직후 5300주를 사들였고 이듬해 7월 4700주를 추가 매수했으며 회장추천위원회가 열렸던 지난해 8월과 9월을 네 차례에 걸쳐 4000주를 매입했다. 연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여기에 지난달 13일 자사주 1000주를 장내 매수하며 총 1만5000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번 자사주 추가 매수는 금융권 지배구조 문제 등 안팎의 여러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진행된 것으로 회사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역시 자사주 매입을 통해 ‘경영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김 회장은 2007년 3월 3만9375주를 신고한 이후 2008년 4000주, 2010년 2000주, 2013년 2000주, 2015년 3725주를 사들여 현재 5만1100주를 갖고 있다. 은행 CEO 중 단연 가장 많은 주식수를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3연임에 성공한 데는 6년 재임기간 동안 실적이 개선되는 등 주주가치 상승에 기여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 주가는 2016년 초 2만원에서 5만원대로 뛰며 주가 상승률(연간 주가 변이)이 59.3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금융이 48.13%, 신한금융 9.17% 오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성과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조 회장 역시 금융 대장주에서 밀린 신한금융지주의 주가 회복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부양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주가는 지난 1월 22일 5만3천700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찍은 이후 두 달 새 17%나 하락했다. 지난해 6월 KB금융지주에 주가와 시가총액에서 모두 밀리며 금융 대장주의 왕좌를 내준 신한금융은 올해 1월 하나금융지주에마저 주가가 밀렸다. 

이에 조 회장은 지난 28일 2171주를 장내 매수했다. 기존 보유한 주식 9829주(우리사주조합 조합원계정 주식 제외)와 더하면 1만2000주가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자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의지로 풀이되는 경우가 대다수다”며 “실적과 그에 따른 주가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 소속감을 키울 수 있어 회사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hris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