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

이명박 구속 `세계가 놀랐다`

含閒 2018. 3. 23. 08:55

이명박 구속 `세계가 놀랐다`

 

입력 2018-03-23 08:51  

홍준표 "이명박 구속, 국민은 주군 복수 위한 정치보복으로 볼 것" 
영장발부 50여분만에 이명박 구속 구인…`골목성명` 없이 자택 떠나 
이명박 구속 되자 측근들 일부 눈물 닦기도 
이명박 구속 외치던 시민들, 영장 발부되자 얼싸안고 만세 불러 

778,408

이명박 구속 당시 가족은 울고 시민은 만세를 불렀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 22일 오후 11시 6분께 발부되자 검찰은 50여분만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신봉수 서울지방검찰청 첨단수사제1부장과 송경호 특수2부장 등 검찰은 이날 오후 11시55분께 서울 논현동 이 전 대통령 자택에 도착해 구인에 나섰다.

검찰이 도착하자 자택에 머물고 있던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효재 전 정무수석 등 측근 20여명은 어두운 표정을 하고 줄줄이 자택 앞으로 나와 검찰 차량 뒤에 도열했다. 아들 이시형 등 가족은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거나, 눈물을 닦기도 했다.

약 5분 뒤인 23일 0시께 검찰과 함께 어두운 색 코트에 정장 차림으로 자택 앞을 나선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을 각오한 듯, 담담한 표정으로 측근들 일부와 악수하는 등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자택 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는 `골목 성명` 없이 검찰의 K9 승용차에 올라탔다.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이 이후 동부지검으로 움직이자 측근들은 일제히 차량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서로 악수하고 이야기를 나누고는 차량이 나간 방향으로 해산했다.

앞서 ‘쥐를잡자특공대’와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등은 이날 오후 자택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의 행위는 대통령 지위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 것으로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를 촉구했다. 

원외정당인 민중민주당(옛 환수복지당) 당원도 자택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고, 다른 시민들도 펼침막 등을 이용해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했다. 

일부는 자택 앞에서 구속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고함을 치거나 "명박아"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을 부르는 구호를 외쳤다. 부부젤라를 불기도 했다. 

한 아마추어 권투선수는 이명박 전 대통령 가면을 쓴 사람을 권투장갑을 끼고 때리는 퍼포먼스를 보이며 구속을 촉구했다. 

이들 시민과 단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얼싸안고 만세를 불렀고, 이명박 전 대통령 구인을 위해 검찰 차량이 자택 앞에 도착했을 때도 환호했다. 

778,499

이명박 구속에 대해 시민들이 만세를 부른 것과 달리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3일 "오로지 주군의 복수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적폐 청산의 미명아래 정치보복을 하는 것이라고 국민은 보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국정 농단으로 탄핵하고 구속한 지금 또 한 분의 반대파 전직 대통령을 개인 비리 혐의로 또다시 구속하는 것이 나라를 위해 옳은 판단인가"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홍 대표는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의 의도는 분명하다"며 "적폐 청산을 내세운 정치보복 쇼와 남북위장 평화 쇼, 그리고 사회주의 체제로 가는 헌법개정 쇼라는 3대 쇼로 국민을 현혹해 지방선거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 첫 장이 집권 이후 10개월 동안 사냥개들을 동원해 집요하게 파헤쳐 온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이다. 그다음 헌법개정 쇼를 하고, 지방선거 직전에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 남북위장 평화 쇼로 대미를 장식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명박 구속에도 23일에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검찰은 23일에는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77세로 고령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날 새벽 서울동부구치소에 수용되면서 신체검사, 방 배정 등 입소 절차 문제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충분한 휴식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직접 찾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구속 소식은 외신을 통해서도 빠르게 타전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110억 원대 뇌물 수수·350억 원대 다스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되자 외신들은 일제히 긴급뉴스로 타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외신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혐의 내용을 전하면서 법원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이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입장과 캡처한 페이스북 사진 등을 올렸다.

미국 AP통신은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반(反) 부패`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퇴임을 앞두거나 퇴임 후 본인이나 가족 또는 측근 등이 부패 사건에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1년여 만에 박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전직 대통령이 구속됐다고 보도하면서 110억 원의 뇌물 수수, 350억 원대의 다스 횡령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소식을 소개하는 한편 이 전 대통령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의 AFP통신과 독일 DPA통신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비리 혐의로 구속된 역대 4번째 한국 전직 대통령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명박 구속 이미지 = 연합뉴스 

 

 

구속 이명박 "모든게 내 탓...대한민국 위해 기도할 것"

등록 2018-03-22 23:45:50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2018.03.15.  photo@newsis.com
"언젠가 참모습 되찾고 할 말 할 수 있을 것"

【서울=뉴시스】정윤아 기자 = 퇴임 5년 만에 뇌물 및 횡령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MB)전 대통령은 22일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노태우·전두환·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구속된 4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마자 자신이 페이스북에 친필로 쓴 편지를 올리며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 보다는 이 모든 것을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며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특히 대통령이 돼 '정말 한번 잘 해 봐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며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재임중 세계대공황 이래 최대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며 "위기극복을 위해 같이 합심해서 일한 사람들 민과 관, 노와 사 그 모두를 결코 잊지 못하고 감사하고 있다. 이들을 생각하면 송구한 마음뿐이다"라고 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22일 저녁 이명박 전 대통령이 친필 입장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2018.03.22. (출처=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photo@newsis.com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며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전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불법 수수 ▲민간으로부터의 불법 자금 수수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등 110억원대 뇌물수수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원문]이명박 전 대통령 친필 입장문

등록 2018-03-22 23:52:21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22일 저녁 이명박 전 대통령이 친필 입장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2018.03.22. (출처=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리/정윤아 기자 = 퇴임 5년만에 뇌물 및 횡령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MB)전 대통령은 22일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노태우·전두환·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구속된 4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다음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친필 입장문 전문.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 보다는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통령이 되어 '정말 한번 잘 해 봐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재임 중 세계대공황이래 최대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위기극복을 위해 같이 합심해서 일한 사람들 민과 관, 노와 사 그 모두를 결코 잊지 못하고 감사하고 있다. 이들을 생각하면 송구한 마음뿐이다.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2018. 3. 21. 새벽
 이 명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