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윤종(33)-전정린(29·이상 강원도청)-서영우(27·경기BS경기연맹)-김동현(31·강원도청)으로 구성된 4인승 팀은 25일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끝난 봅슬레이 남자 4인승 경기에서 1∼4차 시기 합계 3분16초38로 공동 2위에 올랐다.
금메달은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가 파일럿을 맡은 독일 팀(3분15초85)에 돌아갔다. 앞선 2인승 경기에서도 금메달을 수확한 프리드리히는 대회 2관왕이 됐다. 니코 발터가 이끄는 또 다른 독일 팀(3분16초38)은 100분의 1초까지 한국 팀과 기록이 같아 나란히 은메달을 땄다.
은메달은 한국 봅슬레이 올림픽 역사상 최고 성적이다. 이전까지는 원윤종-서영우가 지난 17일과 18일 이번 대회 2인승 경기에서 거둔 6위가 가장 높은 등수였다.
4인승 대표팀은 그동안 2인승에 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2인승이 2015~2016시즌 월드컵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면서 평창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기대를 받는 동안, 4인승은 월드컵에서 단 한 차례도 메달을 따지 못했다. 심지어 고정 멤버인 원윤종과 서영우 외에 다른 두 선수들은 자주 교체됐다.
이번 시즌에는 아예 올림픽에 집중하기 위해 월드컵을 다 치르지 않고 중도에 귀국했다. 그 결과, 4인승 대표팀의 세계 랭킹은 평창올림픽 출전팀 가운데 최하위인 50위까지 낮아졌다. 앞서 치른 2인승 경기가 6위로 끝난 뒤 이번 대회에서 봅슬레이 메달 획득은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여겨졌다.
정작 올림픽 메달은 2인승이 아닌 4인승에서 나왔다. 2인승에서 아쉬운 결과를 얻은 원윤종과 서영우가 전정린, 김동현과 힘을 합쳐 끝내 올림픽 시상대 위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다 같이 하루에 밥 15공기를 먹어 가며 극한의 근력 운동을 병행한 보람이 은빛 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로 돌아왔다. 이들이 극적으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는 순간, 썰매 안에 타고 있던 선수들은 물론이고 코칭스태프와 주변 동료들은 모두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며 감격했다.
원윤종은 메달이 확정된 뒤 "기록을 보고 믿기지 않았다. 상상하던 일이 결과로 이어지니 꿈만 같았다"며 "많은 분들이 우리에게 '4인승은 안될 것'이라고 했지만 시즌 초부터 준비 과정이 탄탄했다.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기뻐했다. 또 "이 기쁨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며 말을 잇지 못한 뒤 "그동안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이 너무 많다. 그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한국 선수단은 그렇게 아름다운 피날레를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