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평창 컬링 여자 은메달]'팀 킴'의 가시밭길 동화는 아름다웠다

含閒 2018. 2. 25. 17:24

[평창 컬링 여자 은메달]'팀 킴'의 가시밭길 동화는 아름다웠다

기사입력 2018-02-25 17:17:00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결승전 한국(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과 스웨덴의 경기가 25일 오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렸다. 은메달을 딴 한국 컬링팀이 스웨덴, 일본팀과 함께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릉=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2.25/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결승전 한국(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과 스웨덴의 경기가 25일 오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렸다. 9엔드 후 8대3으로 뒤진 한국팀이 기권을 선언하며 스웨덴 팀에 축하 악수를 건넸다. 김은정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강릉=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2.25/
한국 여자 컬링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아름다운 한편의 동화를 완성했다.

스킵(주장) 김은정이 중심이 된 한국 컬링 여자 대표팀 '팀 킴'은 25일 강릉컬링센터에서 벌어진 평창올림픽 결승전에서 스웨덴에 3대8로 졌다.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했지만 아시아 국가 최초로 올림픽 은메달을 땄다.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쓴 날로 기록됐다. 외국 유수의 언론들이 컬링 불모지 한국에서 튀어나온 '팀 킴' 멤버들의 성장 스토리에 주목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경북 의성에 컬링훈련원이 처음 오픈됐다. 김경두 현 경북컬링협회 부회장이 앞장 섰다. 김 회장의 동생 김경석(체육교사)도 동참했다. '팀 킴'의 시작은 김은정부터 출발한다. 의성여고 1학년이었던 김은정은 체육시간에 체험 활동으로 처음 컬링을 접혔다. 재미가 생긴 그는 방과후 컬링팀에 가입하고 싶었다. 그때 '쪽지'로 친구 김영미(리드)의 의사를 타진했다. 김영미가 동창 은정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이후 당시 의성여중에 다녔던 영미 동생 경애(서드) 그리고 경애 친구 김선영(세컨드)이 차례로 합류했다. 경애는 언니가 빠트린 물건을 갖다주러 컬링훈련원에 들렀다가 스톤을 잡았다. 당시 김경석 교사가 친구 3명을 더 데리고 오라고 했고, 김경애는 함께 가입할 친구를 모집했는데 김선영이 동참했다. 그리고 나중에 김초희(후보)가 가세하면서 '팀 킴'이 완성됐다.  

평범한 시골 소녀인 이들은 10년 이상을 같이 했다. 큰 주목을 받지 않았지만 묵묵히 빙판에서 스톤을 굴리며 세계 정상권을 위해 실력을 키웠다. 처음으로 국제 무대에 데뷔한 건 2012년 뉴질랜드에서 열렸던 아시아태평양대회였다. 당시 3위를 했다. 당시 '팀 킴'은 2014년 소치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잡고 있었다. 하지만 시련이 닥쳤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목표의식이 크게 흔들렸다. 팀 킴 멤버들은 며칠 동안 방에 틀어박혀 프라모델을 조립하면서 아픔을 달랬다. 당시 그들의 마음을 다잡는데 도움을 준 이가 김경두 부회장이다. 한국 컬링의 대부로 통하는 김경두 부회장은 김은정이 다시 일어나 평창올림픽을 향해 다시 뛸 수 있도록 용기와 동기부여를 해줬다.

다시 4년의 경험이 쌓인 김은정의 '팀 킴'은 2017년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승리,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그리고 '팀 킴'은 평창올림픽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한국은 예선 9경기에서 8승1패 1위로 준결승에 진출, 일본을 연장 11엔드에 극적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김은정의 마지막 스로 샷으로 1점을 따내며 라이벌 일본을 제압했다. 승리를 확인하고 스킵의 무게감에서 벗어난 그는 예선 패배를 설욕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김은정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안경 선배' '영미야' 등의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네티즌들은 경기 때만 안경을 쓴 채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김은정의 카리스마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경기장 밖 쾌활할 김은정은 컬링 빙판에만 서면 '돌부처'로 둔갑했다. 또 그가 경기 때마다 리드 김영미를 '콜'할 때 외친 '영미야'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김영미에게는 애칭 '국민 영미'가 붙었고, 김은정의 '영미' 콜 어조 의미 분석이 웹에서 순식간에 퍼지기도 해다. 김은정의 엄마 이름도 김영미라고 한다.  

이 컬링 소녀들은 이번 대회 내내 자신의 치솟은 유명세를 실감하지 못했다. 대회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휴대폰을 감독에게 자진 반납하고 선수촌과 경기장만을 오갔다. 인터넷에서 그들의 얘기가 급속도로 퍼져 전국구 스타가 됐지만 '팀 킴'은 은메달을 목에 걸때까지 잘 몰랐다.  

한국에서 컬링은 비인기 종목이다. 생소한 컬링이 사실상 처음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게 4년전 소치올림픽 때였다. 그때 한국 여자 컬링은 첫 올림픽에 도전, 8위(10팀 중)를 했다. 당시엔 한국을 대표했던 선수들의 귀여운 용모 때문에 '컬스데이(컬링+걸스데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팀 킴'을 지도한 김민정 감독은 "우리 팀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팀이 아니다. 10년 이상을 보고 꾸준히 만들어온 팀이다"고 말한다. 김 감독은 김경두 부회장의 딸이다. 김 감독은 "한국에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건 무척 어렵다. 우리는 새 역사를 썼다. 개척하는 사람들을 존중해줬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그는 그동안 경제적으로나 행정 지원이 부족했던 부분에 큰 아쉬움을 갖고 있다.

현재 대한컬링경기연맹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말 파행 운영으로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되면서 리더십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로 인해 대표팀은 연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이번 올림픽을 준비했다. 홈(강릉컬링센터)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지금까지 '팀 킴'은 순탄한 '꽃길'을 걸어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들은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 만큼 값진 은메달을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김은정을 비롯한 5명은 아쉬움과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김은정은 "중요한 경기 마다 져 한때 이름을 김'금'정으로 개명할까도 고민했다. 앞으로 우리 팀은 4년 다시 지금 처럼 똑같이 훈련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영미는 "제 이름을 할아버지가 지어주셨다. 옛날 이름 같아서 개명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제 영미라는 이름이 자랑스럽다"며 웃었다.

 

 기사

2018.02.26 04:26

“야 막고 쟈 치워” “영미씨는 소주 공짜” … 11일간 ‘컬링 동화’

 
은메달 쾌거, 컬링에 빠진 한국
김은정 안경 인기, 패러디 동영상 …
김영미 “개명 생각했는데 안할 것”
이미 광고·영화 촬영 제의 쏟아져
0002800649_001_20180226015039155.jpg?typ여자컬링대표팀 선수들이 평창올림픽 기간 스피드스케이팅을 보러 가서 찍은 셀카. 왼쪽부터 김경애 김은정 김초희 김선영 김영미 김민정 감독. [사진 컬링대표팀 제공]

11일간 대한민국 국민을 울리고 웃겼던 ‘컬링 동화’가 끝났다.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은 25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여자 컬링 결승에서 스웨덴에 3-8로 졌다. 그렇다고 ‘새드엔딩’은 아니다. 여자 컬링대표팀은 지난 15일 세계 1위 캐나다를 시작으로 세계 1~5위를 모두 쓸어버렸고, 23일 4강전에선 연장 끝에 일본을 꺾었다. 아시아 국가가 컬링에서 은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0002800649_002_20180226015039167.jpg?typ25

 

25일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올림픽 여자 컬링 결승전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의 김은정(오른쪽부터), 김경애, 김선영, 김영미, 김초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컬링대표팀은 경북 의성여중·고 동문인 김은정(28)·김영미(27)·김선영(25)·김경애(24)와 김초희(22)로 구성됐다. 이들은 평창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기자와 만나 “저희가 평창에서 ‘마늘’보다 유명해질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때 중앙일보 기사 제목은 “의성 마늘 소녀들 ‘컬링 마술’ 세계 쓸러 나간다”였다. 그런데 이들은 진짜로 마술처럼 세계를 쓸어버렸다. 이젠 의성 마늘보다 훨씬 유명해졌다. 
0002800649_003_20180226015039182.jpg?typ뉴욕타임스가 한국여자컬링대표팀을 집중조명했다. [뉴욕타임스 캡처]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영국 가디언 등 전 세계 주요 언론은 여자 컬링대표팀을 ‘갈릭 걸스’라고 소개하며 대서특필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1일 의성여고 체육관을 찾아가 의성군민들을 취재하며 “갈릭 걸스가 올림픽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했다. 영국 로이터는 24일 마늘공장과 김은정 아버지가 농사를 짓는 마늘밭까지 찾아갔다. 
0002800649_004_20180226015039198.jpg?typ25일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올림픽 여자 컬링 결승전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한국 김은정이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평창올림픽에서 ‘컬링 퀸’으로 떠오른 김은정은 ‘피겨 퀸’ 김연아(28)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었다. 동그란 뿔테 안경을 쓴 김은정의 별명은 ‘안경선배’다. 미국 USA투데이는 “수퍼맨은 정체를 숨기기 위해 안경을 쓰지만 김은정은 안경을 쓰고 빙판을 지배한다”고 보도했다. 
0002800649_005_20180226015039206.jpg?typ김은정 안경은 대구 지역업체가 제작한 플럼 모델이다.

지난해 대구 동성로에서 맞춘 김은정의 안경은 대구 지역 업체가 제작한 ‘플럼’ 모델이다. 가격은 약 10만원. 평창올림픽 기간 ‘김은정 안경’은 주문량이 5배 이상 늘면서 재고가 동났다. 

패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이연화씨는 “김은정 선수는 호피 무늬가 들어간 오버사이즈 안경테를 썼다. 지적인 이미지와 함께 카리스마를 배가시킨다”고 말했다. 가수 에이핑크 정은지와 개그우먼 송은이는 24일 소셜미디어에 김은정 안경을 연상시키는 사진을 올렸다. 
0002800649_006_20180226015039214.jpg?typ가수 정은지가 SNS에 컬링대표팀을 패러디한 영상을 올렸다. [정은지 SNS]

김은정의 화끈한 경상도 사투리도 평창올림픽 기간 화제를 모았다. 경기 도중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쨀까?” “기달려” “야를 막고, 쟈를 치우자”고 말하는 장면이 그대로 국민에게 전달됐다. 이슬비 SBS 해설위원은 “‘쨀까’는 ‘찢을까’의 경상도 사투리로 스톤을 쳐서 밖으로 내보내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0002800649_007_20180226015039224.jpg?typ대한민국 컬링 국가대표팀 김은정이 19일 오전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6차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7대6으로 승리를 거둔 후 거수경례로 관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강릉=뉴스1]

컬링 팬들은 또 그의 ‘걸크러시’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거수경례를 미리 준비했느냐”고 묻자 김은정은 “그냥 나도 모르게 거수경례를 했다. TV를 보면서 아빠와 연습한 적은 있다”고 했다. 
0002800649_008_20180226015039232.jpg?typ김은정이 SNS에 건담 프라모델을 제작해 올린 사진.

김은정의 취미는 ‘건담 프라모델 제작’이다. 고등학교 때까지 꿈은 요리사였다. 장반석 MBC 해설위원은 “해외 원정경기를 가면 김은정은 동생들을 위해 월계수 잎을 넣고 수육을 삶아 준다”고 전했다. 훈련이 끝나면 의성에서 마늘농사를 짓는 아버지를 돕는 소문난 효녀다. 
0002800649_009_20180226015039250.jpg?typ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 김은정과 김영미가 23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준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상대 스톤을 밀어낸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강릉=뉴스1]

김은정이 리드 김영미를 향해 목이 터져라 외치는 “영미~”는 평창올림픽 최고 유행어가 됐다. 또 ‘영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이름이 됐다. 

유튜브에는 4세 여자아이가 안경을 쓰고 "영미~~"라고 외치며 장난감 스톤을 던지는 등 컬링대표팀 패러디 영상이 봇물을 이뤘다. 한 주점에선 ‘성함이 영미이신 분. 소주 1명 무료 증정. 3월 15일까지’란 문구를 내걸고 이벤트까지 벌였다. 
0002800649_010_20180226015039256.jpg?typ

김영미는 “제 이름은 할아버지가 지어 주셨다. 예전엔 개명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관중이 제 이름을 불러 주시더라. 개명하지 않고 자랑스럽게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미는 지난해 인터뷰에서 “우리가 만약 메달을 딴다면 청소기 광고를 찍을 수 있을까요?”라고 말했다. 짜장라면을 좋아한다는 김선영은 “라면 광고에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0002800649_011_20180226015039264.jpg?typ25일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올림픽 여자 컬링 결승전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한국 김선영이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이들을 향해 벌써 광고 제의가 쏟아지고 있다. 영화를 만들자는 곳도 나왔다. 전 국민을 감동시켰던 ‘컬링 동화’는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컬링 경기장 5곳뿐… “가시밭길이 꽃길 됐으면”

정윤철 기자 박은서 기자입력 2018-02-20 03:00수정 2018-02-20 03:00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눈시울 붉힌 연전연승 女컬링팀 
실전감각 소음 훈련도 제대로 못해… 국내 실업팀 男3팀-女4팀뿐
거수경례하는 스킵 김은정 19일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 스킵(주장) 김은정이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6차전에서 스웨덴을 7-6으로 격파한 뒤 관중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강릉=뉴스1

세계 강호를 연파하며 ‘강팀 킬러’로 떠오른 여자 컬링대표팀의 스킵 김은정. 19일 스웨덴을 꺾은 뒤 강릉컬링센터 믹스트존으로 들어선 그는 당당한 표정이었다. 매서운 눈매와 동료를 향한 명확한 지시로 ‘근엄 언니’라는 별명을 얻은 그이지만 ‘올림픽에 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말을 듣고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올림픽 대표가 된 뒤 여태까지 겪어보지 못한 힘든 훈련 과정을 겪었다”고 말했다. 목이 메어 말을 멈췄던 그는 “힘든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해내야 했다. 그런 것(외부 환경 등)에 휩싸여 잘못되면 우리만 바보가 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여자 대표팀이 올림픽에 출전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안방 이점을 누리기 위해서는 강릉컬링센터에서 집중적으로 훈련해야 했지만 경기장 바닥 보수 문제 등으로 지난해 11월에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 달간 강릉컬링센터를 이용한 후에는 형평성 및 경기장 설비 조성 문제로 사용할 수 없었다. 그 바람에 대표팀은 강릉컬링센터에서 관중을 동원해 실전 감각을 익히는 ‘시뮬레이션’도 할 수 없었다. 대한컬링경기연맹은 지난해 8월 집행부 내홍으로 인해 관리단체로 지정돼 대표팀 지원에 한계를 드러냈다. 김경애(24)는 “소음 대비 훈련을 위해 우리끼리 스피커를 동원해 큰 소리를 만든 뒤 연습했다”고 말했다. 

국내 컬링 환경의 가장 큰 문제는 열악한 저변이다. 국내 컬링 실업팀은 남자 3개팀, 여자 4개팀에 불과하다. 경기장 수도 부족해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컬링연맹 관계자는 “충북 진천, 경북 의성, 경기 의정부, 서울 태릉, 강원 강릉에 전용경기장이 5개뿐이며 그나마 대회를 치를 수 있는 곳은 4군데다. 태릉컬링장(시트 3개)은 대회를 치르는 데 필요한 시트 4개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여자 대표팀은 해외 투어 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키워왔다. 대표팀 관계자는 “대표팀은 1년에 세계선수권 등을 포함해 12개 정도의 해외 대회에 참가한다”고 말했다. 

남녀 컬링 세계 1위 캐나다는 컬링 경기장 수만 1500개에 이른다. 김민정 여자 대표팀 감독(37)은 “한국 컬링은 지금 고속도로가 아니라 가시밭길이다. 올림픽에서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ISSUE/2018Pyeongchang/News?m=view&date=20180220&gid=88744019#csidx9b73cb2d33ed77cb61941c312adf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