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엄마 잃은 슬픔 딛고 … ‘피겨 공주’ 최다빈 생애 최고 연기

含閒 2018. 2. 22. 09:51

[올림픽] 최다빈, 엄마에게 보낸 편지..혼을 담아 하늘로 날렸다

입력 2018.02.23. 13:06 
올림픽 무대 보지 못하고 세상 떠난 엄마 향해 감동의 연기
총점 199.26점 개인 최고점수로 피날레
[올림픽] 최다빈, 감동 (강릉=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의 최다빈이 연기를 마치고 감격스러워 하고 있다. 2018.2.23 jieunlee@yna.co.kr

(강릉=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 최다빈(고려대 입학예정)은 지난해 선수 인생에서 잊지 못할 순간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부상으로 낙마한 박소연(단국대)을 대신해 출전한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총점 187.54점의 개인 최고 점수로 금메달을 획득했고, 동갑내기 친구 김나현이 부상으로 출전권을 반납한 세계선수권 대회에 또 대신 나가 개인 최고점 191.11점을 기록하며 종합 10위에 올랐다.

당시 세계선수권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국가별 출전권이 달려있던 대회라 부담감이 상당했다.

그러나 최다빈은 초인적인 모습을 보이며 김연아(은퇴) 이후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톱10의 기록을 세웠다.

최다빈이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극도의 압박감을 극복하고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엔 엄마, 김정숙 씨가 있었다.

김정숙 씨는 당시 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는데, 최다빈은 이를 악물고 훈련에 매진했다.

최다빈은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어머니 병세를 호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했다.

빙상 관계자는 "최다빈이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자 어머니가 매우 기뻐하셨다. 병세도 눈에 띄게 좋아졌었다. 그래서 최다빈은 더욱 세계선수권 준비에 매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빈은 평창올림픽에 서는 그 날을 고대했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어렸을 때부터 희생하며 뒷바라지해준 엄마에게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리겠다고 되뇌었다.

최다빈은 올림픽 시즌 새 쇼트프로그램 배경음악으로 어머니께 바치는 영화 옌틀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파파 캔 유 히어 미'(Papa Can you Hear Me·아빠 제 목소리가 들리시나요)를 선택하기도 했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니나 시몬이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만든 음악인데, 최다빈은 엄마를 떠올리며 이 곡을 택했다.

어머니 김정숙 씨가 세상과 작별한 건 지난해 6월의 일이다.

김 씨는 병마와 사투를 벌였지만, 끝내 딸의 올림픽 무대를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최다빈은 찢어지는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만 17세의 고교생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벅찬 시련이었다.

버팀목이자 목표를 잃어버린 최다빈은 평창올림픽 국내 선발전 출전 포기도 고려했다.

엄마가 없는 올림픽 무대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모와 언니의 설득으로 겨우 대회에 참가한 그는 지난해 7월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국내 선발전 1차전에서 눈물의 연기를 펼쳐 주변을 숙연케 했다.

[올림픽] 최다빈, 퍼펙트 연기 (강릉=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의 최다빈이 연기를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2018.2.23 jieunlee@yna.co.kr

2, 3차전을 걸쳐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최다빈은 지난 11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을 통해 그토록 기다렸던 올림픽 첫 무대를 펼쳤다.

'파파 캔 유 히어 미'의 애절한 선율에 맞춰 2분 40초간 하늘에 있는 엄마에게 편지를 보냈다.

65.73점의 개인 최고점을 경신한 최다빈은 21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67.77점을 받아 다시 한 번 개인 최고점을 세우며 자신을 뛰어 넘었다.

그리고 23일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역대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그는 프리스케이팅 개인 최고점이자 김연아를 제외하고 올림픽 여자 싱글 최고점인 131.49점을 받았다.

쇼트 프로그램 점수와 합친 총점 199.26점도 김연아를 제외한 역대 최고점이다.

엄마를 향한 편지에 마침표를 찍은 최다빈은 꾹 참았던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cycle@yna.co.kr



엄마 잃은 슬픔 딛고 … ‘피겨 공주’ 최다빈 생애 최고 연기

기자
최다빈이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하고 있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최다빈은 쇼트프로 그램 8위에 올랐다. 프리스케이팅 결과에 따라 김연아 이후 올림픽 최초 톱10 기록이 기대된다. [뉴시스]

최다빈이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하고 있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최다빈은 쇼트프로 그램 8위에 올랐다. 프리스케이팅 결과에 따라 김연아 이후 올림픽 최초 톱10 기록이 기대된다. [뉴시스]

‘피겨 공주’ 최다빈(18)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은반에서 생애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다. 
  

쇼트 개인 최고점으로 프리 진출
세가지 점프 군더더기 없이 성공
김연아 이후 첫 톱10 기대 높여
올림픽 첫 출전 김하늘도 통과

최다빈은 21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7.54점, 예술점수(PCS) 30.23점을 합쳐 67.77점을 받아 중간 8위에 올랐다. 지난 11일 단체전(팀이벤트) 쇼트 프로그램에서 얻은 개인 최고점 65.73점을 열흘 만에 또 경신했다. 최다빈은 30명의 선수 가운데 24위까지 진출하는 프리스케이팅(23일)에 나가게 됐다. 
  
최다빈은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했다.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피겨 사상 첫 금메달을 땄다. 3월 세계선수권에서도 10위에 올라 올림픽 출전권 두 장을 손에 넣었다. 단숨에 ‘피겨 여왕’ 김연아(28·은퇴)의 후계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아픔도 겪었다. 지난해 6월 암 투병 중이던 어머니 김정숙 씨가 별세한 것이다. 최다빈은 평소 “나의 멘토는 엄마”라고 할 정도였다. 평창올림픽 무대도 꼭 엄마와 함께 갈 거라 믿었다. 그런 엄마가 떠난 후 최다빈의 마음은 텅 비었다. 
  
최다빈의 깔끔한 연기. 점프 과제를 모두 성공했다. [연합뉴스]

최다빈의 깔끔한 연기. 점프 과제를 모두 성공했다. [연합뉴스]

맞지 않는 부츠로 인한 고생도 심했다. 오른 무릎과 발목이 아파 일부 국제대회 출전도 포기했다. 결국 올림픽을 앞두고 2년 전 신던 부츠를 다시 신기로 했다. 최다빈은 지난달 “예전에 신었던 부츠라서 그런지 적응이 빠르다. 발 통증도 말끔히 사라졌다”고 했다.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점수도 상승했다. 
  
최다빈은 이날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실수 없이 성공했고,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과 플라잉 캐멀 스핀을 부드럽게 연결했다. 이어 트리플 플립과 더블 악셀 점프도 깨끗하게 뛰며 점프 과제 세 개에 모두 성공했다. 군더더기가 없는 점프였다. 최다빈은 모든 과제에서 수행점수(GOE) 가산점을 챙겼다. 항상 “올림픽 목표는 ‘클린’ 연기”라고 말했던 최다빈의 바람이 이뤄졌다. 키스앤크라이존(점수 확인하는 곳)에 앉아 개인 최고 쇼트 점수를 확인한 최다빈은 기뻐하는 한편 눈물을 흘렸다. 최다빈은 “그동안 평창올림픽을 향해 열심히 달려왔다. 만족스러운 연기를 해 눈물 났다”며 “연기에 들어가기 전 (신혜숙) 선생님이 ‘자신을 믿고 침착하게 연기하라’고 격려하셔서 잘할 수 있었다”고 했다. 
  
최다빈은 프리스케이팅 경기 결과에 따라 김연아 이후 올림픽 최초 톱10 대기록을 기대할 수도 있다. 김연아는 지난 10일 평창라이브 인터뷰에서 가장 기대하는 선수로 최다빈을 꼽았다. 그는 “나와 같은 종목에서 뛰고 있고, 어렸을 때부터 쭉 봐왔던 후배”라며 “(최)다빈이는 옆에서 굳이 도와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하는 선수라서 애착이 가는 선수다. 분명 첫 올림픽 무대에서도 잘할 것”이라고 했다. 최다빈도 “(김)연아 언니를 보면서 올림픽 무대를 꿈꿨다. 꼭 잘하겠다”고 했고 약속을 지켰다. 
  
최다빈과 함께 출전한 김하늘은 21위를 기록하며 첫 올림픽 무대를 무난하게 마쳤다. [뉴시스]

최다빈과 함께 출전한 김하늘은 21위를 기록하며 첫 올림픽 무대를 무난하게 마쳤다. [뉴시스]

최다빈과 함께 출전한 김하늘(16)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29.41점에 예술점수(PCS) 24.92점을 합쳐 54.33점을 받아 2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얻은 공인 개인 최고점 61.15점에는 못 미치지만 프리스케이팅 진출에 성공했다. 김하늘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깜짝 활약으로 평창올림픽 티켓을 땄다. 그러나 아직 어려 경험이 부족했지만, 첫 올림픽 무대를 무난하게 마쳤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알리나 자기토바(16)가 여자 싱글 세계랭킹 1위인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를 제치고 쇼트 1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여자 싱글 최연소 출전자인 16세의 자기토바는 이날 완벽한 연기로 82.92점을 받고 세계기록을 세웠다. 직전에 메드베데바가 경신한 세계기록(81.61점)을 다시 한 번 경신했다. 
  
자기토바는 점프 과제 세 개를 모두 후반부에 배치해 가산점을 얻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을 모두 완벽하게 성공해 수행점수를 챙겼다. 케이틀린 오즈먼드(23·캐나다)가 78.86점으로 쇼트 3위에 올랐다. 최종 순위는 23일 프리스케이팅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출처: 중앙일보] 엄마 잃은 슬픔 딛고 … ‘피겨 공주’ 최다빈 생애 최고 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