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 개인 최고점으로 프리 진출
세가지 점프 군더더기 없이 성공
김연아 이후 첫 톱10 기대 높여
올림픽 첫 출전 김하늘도 통과
최다빈은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했다.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피겨 사상 첫 금메달을 땄다. 3월 세계선수권에서도 10위에 올라 올림픽 출전권 두 장을 손에 넣었다. 단숨에 ‘피겨 여왕’ 김연아(28·은퇴)의 후계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아픔도 겪었다. 지난해 6월 암 투병 중이던 어머니 김정숙 씨가 별세한 것이다. 최다빈은 평소 “나의 멘토는 엄마”라고 할 정도였다. 평창올림픽 무대도 꼭 엄마와 함께 갈 거라 믿었다. 그런 엄마가 떠난 후 최다빈의 마음은 텅 비었다.
최다빈은 이날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실수 없이 성공했고,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과 플라잉 캐멀 스핀을 부드럽게 연결했다. 이어 트리플 플립과 더블 악셀 점프도 깨끗하게 뛰며 점프 과제 세 개에 모두 성공했다. 군더더기가 없는 점프였다. 최다빈은 모든 과제에서 수행점수(GOE) 가산점을 챙겼다. 항상 “올림픽 목표는 ‘클린’ 연기”라고 말했던 최다빈의 바람이 이뤄졌다. 키스앤크라이존(점수 확인하는 곳)에 앉아 개인 최고 쇼트 점수를 확인한 최다빈은 기뻐하는 한편 눈물을 흘렸다. 최다빈은 “그동안 평창올림픽을 향해 열심히 달려왔다. 만족스러운 연기를 해 눈물 났다”며 “연기에 들어가기 전 (신혜숙) 선생님이 ‘자신을 믿고 침착하게 연기하라’고 격려하셔서 잘할 수 있었다”고 했다.
최다빈은 프리스케이팅 경기 결과에 따라 김연아 이후 올림픽 최초 톱10 대기록을 기대할 수도 있다. 김연아는 지난 10일 평창라이브 인터뷰에서 가장 기대하는 선수로 최다빈을 꼽았다. 그는 “나와 같은 종목에서 뛰고 있고, 어렸을 때부터 쭉 봐왔던 후배”라며 “(최)다빈이는 옆에서 굳이 도와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하는 선수라서 애착이 가는 선수다. 분명 첫 올림픽 무대에서도 잘할 것”이라고 했다. 최다빈도 “(김)연아 언니를 보면서 올림픽 무대를 꿈꿨다. 꼭 잘하겠다”고 했고 약속을 지켰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알리나 자기토바(16)가 여자 싱글 세계랭킹 1위인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를 제치고 쇼트 1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여자 싱글 최연소 출전자인 16세의 자기토바는 이날 완벽한 연기로 82.92점을 받고 세계기록을 세웠다. 직전에 메드베데바가 경신한 세계기록(81.61점)을 다시 한 번 경신했다.
자기토바는 점프 과제 세 개를 모두 후반부에 배치해 가산점을 얻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을 모두 완벽하게 성공해 수행점수를 챙겼다. 케이틀린 오즈먼드(23·캐나다)가 78.86점으로 쇼트 3위에 올랐다. 최종 순위는 23일 프리스케이팅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