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엽서 / 이해인
사랑한다는 말 대신 잘 익은 석류를 쪼개 드릴께요
좋아한다는 말 대신 탄탄한 단감 하나 드리고 기도한다는 말 대신 탱자의 향기를 드릴께요
푸른 하늘이 담겨서 더욱 투명해진 내 마음 붉은 단풍에 물들어 더욱 따뜻해진 내 마음
우표없이 부칠테니 알아서 가져가실래요?
서먹했던 이들끼리도 정다운 벗이 될 것만 같은 눈부시게 고운 10월 어느 날
누가 10월 심장을 쏘았기에 첩첩 산마다 선혈 낭자할까 골골 들녘마다 억새강이 흐를까. 내 안 뜨겁게 달구던 피도 흘러나가 가슴 저며 시려 오는 걸까. (원영래·시인,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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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演好마을
글쓴이 : 銀海(황용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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