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스크랩] 10월 엽서 / 이해인

含閒 2017. 10. 13. 06:27























 

10월엽서 / 이해인


​사랑한다는 말 대신

잘 익은 석류를 쪼개 드릴께요


좋아한다는 말 대신

탄탄한 단감 하나 드리고

기도한다는 말 대신

탱자의 향기를 드릴께요


푸른 하늘이 담겨서

더욱 투명해진 내 마음

붉은 단풍에 물들어

더욱 따뜻해진 내 마음


우표없이 부칠테니

알아서 가져가실래요?


서먹했던 이들끼리도

정다운 벗이 될 것만 같은

눈부시게 고운 10월 어느 날

 

 


 

 
+ 누가 쏘았을까, 10월 심장을   

누가 10월 심장을 쏘았기에 
첩첩 산마다 선혈 낭자할까
골골 들녘마다 억새강이 흐를까.
내 안 뜨겁게 달구던 피도 흘러나가 
가슴 저며 시려 오는 걸까.

(원영래·시인, 1957-)




 

 




출처 : 演好마을
글쓴이 : 銀海(황용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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