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볼은 뒷팀에 피해를 줄 정도로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적당히 찾아야 한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누구나 실수는 한다. 모르면서 범한 실수는 다음에 고치면 된다. 알면서 실수 하면 바보다. 진짜 36계 출행랑을 쳐야 한다. 지난번 18가지에 이어서 추가된 18가지를 소개한다.
19. 잃어버린 볼 찾기- 언덕으로 내려간 볼에 미련을 버리자. 헤어질 때가 되면 헤어지는 게 순리다. 보물인 듯 그걸 찾겠다고 헤매고 있을 때 기다리는 동반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리자. 볼 찾는 시간은 5분 이상에서 이제는 3분으로 줄어든다.
20. 플레이가 안 풀려서 화내기- 골프처럼 사소한 것에 대해 화를 내는 이유는 그들이 사실상 더 큰 일, 이를테면 인생 자체에 화가 나 있기 때문이다. 나쁜 샷은 패배자에게 찾아온다. 우리가 실제로 무력하다는 걸 뼈저리게 일깨워준다.
21. 자신의 볼을 보지 않기- 형편없는 티샷을 하고는 원인을 알려달라는 듯이 하늘을 쳐다본다. 그 사이에 당신의 볼은 바운스가 나면서 숲속 깊이 사라진다. “내 볼 봤어요?” 하지만 낸들 어찌 아나.
22. 스코어 잘못 세기- 실수인지 고의인지 모르지만 항상 그런 사람이 있다. 하지만 습관처럼 어프로치샷에서 철퍼덕한 샷을 세지 않는다.
23. 홀을 끝까지 플레이하기- 깊은 벙커에서 계속 도리깨질을 치고 엉성한 칩샷으로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는 이유는 뭔가? 우리도 좀 기품 있게 살자. 그쯤 됐으면 볼을 집어 들어야 한다. 포기해야 할 때를 모르는 사람은 좀 곤란하다.
24. 흰색 벨트가 패션을 완성해준다- 흰색 벨트는 평범한 패션에 포인트를 줄 수 있다. 하지만 허리 사이즈나 나이가 36을 넘어간다면 흰색 벨트는 옷장에 놔둘 게 아니라 아예 상점에서 거들떠보지도 말아야 한다.
25. 골프의 신 원망하기- 맞다, 운이 없었다. 당신은 더 좋은 라이에서 플레이할 자격이 있다. 맞다, 운이 조금 따랐더라면 훨씬 나은 스코어를 기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스스로를 피해자 취급하지는 말자. 운도 실력이다.
26. 실력을 과신하기- 300야드 밖에서 거친 맞바람 속으로 샷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이런 사람은 파5 홀의 그린이 비길 기다린다. 마침내 그린에 있던 사람들이 사라지면 스윙을 하고는 피니시 자세를 풀지 않는다. 볼은 100야드나 굴러갔을까.
27. 드롭하는 법을 모르는 것- 드롭을 할 때는 홀컵을 향해 서서 볼을 쥔 팔을 쭉 뻗은 다음 떨어뜨려야 한다. 스핀을 가하거나 휙 던지거나, 어떤 식으로든 볼이 튀어서 완벽한 라이에 멈추게 하려는 시도를 해서는 안 된다.
골프 패션에 대한 선택은 자유다. 평가 역시 자유다.
28. 형편없는 패션을 고집하기- 시원한 골프를 하고 싶은 건 이해한다. 하지만 여름에 특히 모시로 속내의가 비치는 옷을 입고오는 것만은 피하자. 여성 골퍼도 살태우기 싫은 건 이해한다. 하지만 달걀귀신처럼 두 눈만 빼고 얼굴 전체를 감싸고 다니는 건 간혹 깜짝 놀란다.
29. 몸이 안 풀려서 그렇다- 1번 홀 그린에서 포 퍼트로 트리플 보기를 기록했다. 이럴 때는 분을 삭이지 못한 채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비참한 기분을 이어갈 수도 있고, 마음을 비운 채 즐겁게 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 스코어를 잊어버리면 스코어를 낮출 확률이 더 높아진다.
30. 자신의 게임에 대해 불평하기- 칭얼대는 건 매력적이지 않은 습관이다. 그 버릇을 고치지 않으면 조만간 칭얼댈 상대가 한 명도 남지 않을 것이다. 그건 라운드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자동차 안에서 혼잣말로 해도 늦지 않다.
31. 연습장과 필드를 구분 못하기- 샷이 잘못 되었다는 건 모두가 봤으니 인정한다. 하지만 여기가 연습장은 아니다. 새 볼을 던져두고 다시 한 번 샷을 하는 건 무슨 의미인가? 혹시 이전 볼을 언플레이어블 선언한 것인가?
32. 그린서 캐디 탓하기- 그냥 당신이 퍼트를 못했을 뿐이다. 캐디가 볼을 잘 놓아주기를 기대하는 건 밥숟갈에 반찬을 얹어주길 바라는 애기와도 같다. 퍼팅 라인은 결국 자신이 보는 것이다.
33. 지나치게 빠른 스윙- 볼이 갑자기 안 맞는다면 속도를 조금 늦출 필요가 있다. 교습가 짐 맥린은 리듬에 대해 조언한다. ‘1 앤드 2’라고 말하면서 연습 스윙을 한다. ‘1’에서 톱까지 가고, 잠시 쉬었다가 방향을 전환하는 중요한 부분이 ‘앤드’, ‘2’에서 임팩트다.
홀에 조금 다가간다고 해서 좋아질 건 없다. 오히려 양심 지수는 더 나빠진다.
34. 퍼팅 거리 줄이기- 렉시 톰슨이 아마 이걸로 벌타를 받아 메이저 우승을 놓쳤다. 그린에 볼을 놓을 때 볼마크보다 앞으로 가는 것을 인치웜(Inch Worm)이라고 부른다. 그런다고 퍼트를 성공하지도 않는다.
35. 선크림 바르는 걸 잊기- 이건 허투루 지나칠 문제가 아니다. 라운드 전에 선크림을 바르고, 후반으로 넘어가기 전에 다시 한 번 바른다. 립밤도 잊어서는 안 된다. 플레이를 할 때마다 이렇게 한다면 나중에 자신에게 고마워하게 될 것이다.
36. 지나치게 많은 연습 스윙- 연습 스윙을 많이 할수록 결과는 나빠진다. 연습 스윙은 곧바로, 자유롭게, 내키는 대로, 생기발랄하고 즉흥적으로 하자. 연습스윙도 전부 샷으로 간주하면 어떻게 될까? 라운드 속도가 빨라지고 스코어는 개선되고 세상이 평화로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