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중저가 화장품계의 신화를 쓴 정운호(50)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는 이대로 몰락하고 마는가.
100억대의 해외원정도박에 이어 법조계 구명로비가 게이트로까지 비화되면서 갈수록 그의 몰락을 재촉하는 상황으로 내달리고 있다.
정운호 대표는 2003년 더페이스샵을 만들어 국내에 중저가 화장품 붐을 일으킨 인물이다.
전남 함평 출신의 정 대표는 서울 남대문에서 과일·의류 소매업을 하다 28세인 1993년 '세계화장품'을 설립해 1996년 '식물원', 1998년 쿠지인터네셔널 등을 만들었다.
2003년에는 중저가 화장품 매장 '더 페이스샵'을 열어, 에이블씨엔씨의 '미샤' 등과 함께 국내에 중저가 화장품 돌풍을 일으켰다.
그는 '더 페이스샵' 창업 2년만인 2005년 회사지분을 사모투자펀드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AEP)와 LG생활건강에 매각, 20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정 대표는 2009년에는 자연주의 화장품을 지향하는 '네이처리퍼블릭'을 설립, 6년만에 연 매출 2500억원대의 회사로 키워냈다. 업계는 네이처리퍼블릭이 상장에 성공하면 정 대표의 재산이 조 단위로 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100억원대 해외원정 도박을 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으며 그의 불행이 시작됐다.
검찰은 마카오·필리핀·캄보디아에서 카지노를 운영한 폭력조직 범서방파, 학동파 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 대표가 연루된 정황을 파악, 그를 기소했다.
정 대표는 2012~2014년 1회 최고 베팅액이 수억원에 이르는 고액 도박을 한 후 한국에 돌아와 회삿돈을 이용해 도박자금을 정산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검찰은 횡령 혐의를 기소 대상에서 제외했다.
정 대표가 도박혐의로 실형을 받고 사태가 마무리 되는 듯 했지만 파문은 정 대표가 지난달 12일 수임료에 대한 불만으로 자신의 여성 변호사를 폭행하면서 최악의 순간으로 접어든다.
변호사 폭행 사건으로 과다 수임료 논란이 촉발되는 과정에서 법원과 검찰의 전·현직 인사들을 로비 창구로 동원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태는 전관을 이용한 법조로비 게이트로 확대됐다.
또 정 대표가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브로커들을 동원해 지하철 내 화장품 매장 입점 로비를 벌인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정치권 역시 정운호 게이트에 대한 특검을 추진하고 있어,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될 조짐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문이 수습된다고 해도 정 대표가 경영일선으로 복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파장이 어디로까지 번질지 모르는 상태인데다 사태가 수습되더라도 그의 복귀는 실추된 기업 이미지 회복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진출을 염두에 둔 네이처리퍼블릭이 자금 마련을 위해 증시 상장을 추진하려면 정대표의 퇴진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그의 몰락을 재촉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처리퍼블릭 측은 아직 전문경영인 기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짧은 시간 내에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며 "중저가 화장품계의 신화로 불렸던 인물이지만 이번 사태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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