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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크레더블” 김세영, 미국서도 드라마를 만드네요

含閒 2015. 4. 20. 09:54

“킴크레더블” 김세영, 미국서도 드라마를 만드네요
조회수 : 1,120 2015-04-20 06: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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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주미희 기자]

미국 골프 전문 매채 ‘골프채널’은 김세영의 18번 홀 칩샷 파 세이브와 연장전 이글샷을 두고 “킴크레더블(Kim-credible)”이라는 표현을 썼다. 엄청난, 믿을 수 없는, 놀라운이라는 뜻을 가진 인크레더블(incredible)에 김세영의 성 김(Kim)을 따서 만든 단어다. 그만큼 이날 김세영의 드라마 같은 우승이 전세계 골프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줬다. 
김세영(22 미래에셋자산운용)은 4월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오아후섬 코올리나 골프클럽(파72/6,38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5시즌 9번째 대회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180만 달러, 한화 약 19억8,000만 원)서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연장 접전 끝에 박인비(26 KB금융그룹)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흔히 야구에선 경기를 극적으로 끌고 가는 구원 투수에게 ‘작가’라는 별명을 붙인다. 골프계에서도 작가가 한 명 탄생했다. 야구에서 작가라는 별명이 다소 안 좋게 쓰인다면 김세영에겐 좋은 의미의 작가라는 별명을 붙여줘야 한다. 김세영이 소름 돋는 드라마를 써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을 향해 갈수록 김세영이 우승을 할 것이란 예상은 되지 않았다. 경기 내내 김세영의 퍼트가 잘 떨어지지 않았다. 단독 선두였던 김세영은 박인비에게 선두를 허용하기도 했다.

김세영은 18번 홀(파4)에서 티샷을 해저드에 빠뜨렸다. 반면 박인비는 세컨드 샷까지 안전하게 그린에 올렸다. 파만 성공하면 박인비의 우승이 확정되는 듯했다. 그런데 벌타를 받은 김세영이 온몸을 다해 풀 스윙을 해 세 번째 샷을 해저드 바로 뒤로 보냈다. 그리고 그린 밖에서 한 칩 샷이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경기를 연장전까지 끌고 온 것도 드라마였는데 김세영은 연장전에서 기적을 만들어 냈다. 세컨드 샷이 해저드를 넘어 두 번 바운스 되고 홀컵으로 쏙 들어간 것이다. 갤러리들의 큰 환호성이 들리고 잠시 어안이 벙벙했던 김세영은 캐디에게 확인을 한 뒤 자신이 이글을 성공시켰다는 것을 알아챘다. 김세영이 우승을 거둔 것이다.

김세영은 지난 2월 ‘퓨어 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에서 우승을 할 때도 최종 라운드 16번 홀에서 세컨드 샷이 덤불에 묻혔지만 그림 같은 로브샷으로 위기를 탈출해 파 세이브를 한 뒤 연장전에서 자신에게 온 우승 기회를 쟁취했다.

김세영의 드라마 같은 우승은 한국에서 활동하던 시절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때로 되돌아간다. 때는 2013년 9월 ‘한화 금융 클래식’. 김세영은 당시 3위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다. 김세영은 17번 홀에서 그림 같은 홀인원을 기록해 단독 선두였던 유소연(24 하나금융그룹)에 한 타 차로 따라붙었다.

김세영은 마지막 18번 홀을 파로 마무리 지었고 유소연은 보기를 범해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결국 김세영이 연장전에서 파를 해 유소연을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 경기는 김세영을 대표하는 경기일 뿐 아니라 김세영은 당시 홀인원을 자신의 최고의 샷으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김세영은 바로 전 대회였던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최종 라운드에서 전반 9개 홀까지 2타 앞선 선두를 지켰으나 후반 홀에서 샷이 무너지며 공동 4위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롯데 챔피언십에서도 김세영이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에 오르자 현지 기자들은 이 점을 지적했다. 선두에서 우승을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ANA 인스퍼레이션 땐 김세영조차 우승을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없었다. 낯선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김세영은 “이번엔 ANA 인스퍼레이션과 다를 것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말을 지켰다.

김세영 같은 공격적인 경기를 하는 선수는 실로 오랜만이다. 현지 갤러리들의 놀란 듯한 환호성이 이를 방증한다. 김세영이 앞으로 얼마나 또 재밌는 경기를 보여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박인비 "세영아 축하해, 이글은 어떻게 넣었니?"

출처 뉴스엔 | 입력 2015.04.20 07:30

3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박인비는 '침묵의 암살자'답게 뒤에서 서서히 김세영, 김인경(26 한화)을 압박해갔다. 결국 경기 중반엔 단독 선두에 오르기까지 했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선 이변이 없는 한 박인비가 우승을 하는 듯했다.

그러나 18번 홀에서 티샷을 해저드에 빠뜨린 김세영이 극적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연장전에서 샷 이글까지 낚으며 우승을 거뒀다.

박인비는 3,4라운드를 김세영과 같이 경기한 뒤 또 연장전에서 승부를 겨뤘다. 김세영의 플레이가 박인비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박인비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그곳에서 칩샷을 성공시킬 수 있다니 김세영은 정말 좋은 선수다. 김세영은 벌써 올해 2승을 거뒀고 경쟁력 있는 선수라는 것을 본인 스스로 증명했다. 김세영은 좋은 선수이고 좋은 파이터라고 생각한다"고 후배를 칭찬했다.

김세영은 "(박)인비 언니가 어떻게 이글을 넣었냐며 축하한다고 해줬다"고 전했다.

김인경 역시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17,18번 홀에서 보기를 하며 아쉽게 연장전 진출에 실패했다. 실제로 16번 홀까지 김세영, 박인비, 김인경 3명이 공동 선두에서 각축을 벌여 누가 우승을 할지 전혀 예상이 불가능했다.(사진=김세영과 박인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