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과 死

故신해철, 끝까지 라디오스타였다

含閒 2014. 10. 29. 16:07

젊은 영가의 명복을 빕니다.

 

故신해철, 끝까지 라디오스타였다
  2014-10-29 10:01:49

 

 

 

 

 

고(故) 신해철,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끝까지 라디오스타였다.

고 신해철은 10월27일 오후 8시19분 서울 아산병원에서 별세했다. 신해철은 지난 22일 심정지 상태에서 심폐소생술 후 긴급 수술을 받았으나 이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 했다. 22일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된 후 응급수술 등 사투를 벌인 지 6일만에 사망했다.



신해철은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무한궤도로 데뷔한 뒤 솔로와 밴드를 넘나들며 활동했다. 최근 1인 아카펠라곡 'A.D.D.A'가 실린 REBOOT MYSELF Part.1를 발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신해철은 가수 활동 뿐 아니라 라디오 '신해철의 고스트스테이션'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청취자들과 팬들로부터 '마왕'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약 17년동안 DJ로 활약한 그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 일일 DJ로 활약하는 등 라디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수많은 동료들과 팬들은 라디오를 통해 함께 신해철을 추모하며 소중한 이의 마지막에 대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 했다. 라디오를 통해 많은 이들과 호흡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신해철은 떠나는 순간까지도 라디오에 머물렀다. 진정한 라디오스타였다.

이날 이른 오전부터 늦은 밤까지 모든 라디오 프로그램들은 신해철 추모 특집으로 진행돼 신해철의 여러 히트곡, 그에 대한 추억으로 채워졌다. 특히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박경림입니다', '오후의 발견 김현철입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는 신해철이 생전에 녹음한 라디오 '고스트네이션' 음성 일부가 공개돼 청취자들을 눈물짓게 했다.

방송인 전현무는 이날 방송된 MBC FM4U '굿모닝FM 전현무입니다'에서 "한 시대의 아이콘이 떠났다. 믿을 수 없다"며 "신해철 씨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취업을 앞두고 미래가 불분명한 청춘들에게 했던 말이다. 신은 여러분이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 하지 않는다. 단지 여러분들이 얼마나 행복한 지가 중요하다. 본인이 말했던 행복을 다 누리지 못 한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운을 뗐다.

전현무는 신해철의 히트곡 '나에게 쓰는 편지' '날아라 병아리' 등을 선곡했으며 신해철 팬과 전화 연결을 하며 그를 추억했다. 개그맨 김신영은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에서 "학교 앞 병아리의 죽음에 '날아라 병아리'를 듣고 '네가 진짜 원하는게 뭐야'를 듣고 반항도 해봤던 경험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그대에게'를 들으며 힘도 내봤죠. 그렇게 신해철 음악을 듣고 울고 웃고 모두가 자랐습니다"고 신해철을 기억했다.

박경림이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박경림입니다'에서 신해철 별세 소식을 전하며 울먹였다. 박경림은 첫 곡으로 신해철의 '나에게 쓰는 편지'를 선곡한 뒤 떨리는 목소리로 "어제 우리는 우리가 사랑했던 뮤지션과 이별을 했다. 신해철 씨 소식 이미 들으셨을 것이다. 그래서 3, 4부에서는 신해철의 음악과 삶을 추억해볼까 한다. 신해철에 대해서 어떤 추억이라도 좋다. 신해철에 대한 사연을 보내달라"며 "스타이기 이전 한 여자의 남편이고 아이들의 아빠였다. 그래서 더 아파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라디오 진행에 앞서 일찌감치 신해철의 빈소를 다녀온 가수 김현철은 이날 MBC FM4U '오후의 발견, 김현철입니다'에서 "뭐라고 말할 수도 없을 만큼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김현철은 넥스트의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해' '날아라 병아리'를 선곡했다.

배철수는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소중한 친구를 잃은 저녁입니다. 여러가지 생각으로 버겁기만 하네요"라고 말문을 연 뒤 제대로 말을 잇지 못 하며 애통한 심경을 드러냈다.

소녀시대 써니는 MBC FM4U '써니의 FM데이트' 오프닝에서 "이별에 아파하는 청취자의 문자에서 우리는 또 다른 이별을 떠올린다"며 "다신 볼 수 없겠지만 같은 시간을 살았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써니는 첫 노래로 고 신해철의 '내 마음 깊은 곳의 너'를 선곡했다.

에픽하이 타블로는 MBC FM4U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 오프닝에서 "예정된 이별이면 덜 슬플까요. 이별은 예정된 것이든 아니든 똑같이 슬플 거다. 그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변하지 않으니까요"라며 신해철의 '민물장어의 꿈'을 틀어 그를 추모했다.

이날뿐 아니라 29일 새벽까지 신해철에 대한 추모가 계속됐다. MBC FM4U '푸른밤 종현입니다'에서는 '영원히', '불멸에 관하여' 등 신해철의 노래가 담긴 노래들이 흘러나와 신해철에 대한 그리움을 더했다.

한편 신해철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3호에 마련됐다. 장례식은 27일부터 5일장으로 진행된다. 발인은 31일 오전9시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뉴스엔 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