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면서(在生活裏)

[스크랩] 어머니의 마음 - 양주동 작사, 이흥렬작곡

含閒 2014. 10. 28. 10:11

어머니의 마음

집안의 물건들이 하나 둘 없어진다는 걸

제일 먼저 발견한 건 엄마였습니다.

엄마,뭘 그렇게 찾아...

이상하다 분명히 여기 둔 것 같은데...

처음엔 우리 모두 엄마의 건망증 이러니 생각했고,

없어지는 물건도 쌀, 조미료 같은

하챦은 것인데다 양이 적어서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어휴... 엄마는 빈 찬장을 보며

낮은 한숨만 지었습니다.

하지만, 그런일은 매주 수요일마다 엄마가

집을 비우고 난 날이면 어김없이 일어났고

집안이 누군가가 손을 탄다는 건

여간 불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엄마, 경찰에 신고할까?

나는 열쇠를 바꾸고 경찰에 신고하자고 했지만

엄마는 한숨만 지우며 그런 나를 말렸습니다.

오히려 그 좀 도둑이 올 때쯤이면

기름진 음식을 만들어 놓고 일부러

눈에 잘띄는 곳에 놓아 두기까지 했습니다.

나는 그런 엄마의 선행이 못마땅하여

좀 도둑의 행적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가 밖에 나가시는 수요일에

나는 도서관에 간다고 집을 나간 뒤

엄마의 외출에 맞춰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얼마 후

달그닥 거리는 소리와 함께

현관 문이 스르르 열렸습니다.

누군가 조용히 안으로 들어오는데

나는 식은 땀을 흘리며 야구방망이 쥔 손에

힘을 주고 있다가 그만 비명을 지를 뻔 했습니다.

헉~~~~! 좀 도둑이 아닌 다름 아닌

시집간 누나였던 것입니다.

어~~~? 나는 잠시 꼼짝하지 않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완강한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힘들게 결혼한 누나가

부모님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떠난 집을

만삭의 몸이 되어 몰래 찾아온것 입니다.

돌아 누울곳도 없는 초라한 방에서

얼마나 못 먹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 곱던 얼굴이 반쪽이 된 누나를 보고서야

좀 도둑을 때려 잡자는 말에

눈물을 흘리던 엄마의 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어머니 마음/양주동 시/이흥렬 곡/김치경 노래

 
 
출처 : 演好마을
글쓴이 : 靑波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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