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열, PGA 생애 첫 승…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출전권 획득 | |
기사입력 2014.04.28 07:17:32 | 최종수정 2014.04
노승열은 28일(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의 루이지애나 TPC(파72.7341야드)에서 열린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노승열은 2위 앤드류 스보보다, 로버트 스트랩(이상 미국.17언더파 271타)를 2타차로 따돌리고 감격스런 PGA 투어 첫 승을 따냈다. 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에서 PGA 투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노승열. 사진=pgatour.com캡쳐 이로써 PGA 투어 진출 3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린 노승열은 최경주(44.SK텔레콤), 양용은(42.KB금융그룹), 배상문(28.캘러웨이)에 이어 한국 국적 선수로는 네 번째 PGA 챔프 대열에 합류했다. 이와 함께 노승열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최고 상금액을 자랑하는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출전권도 획득하는 행운도 얻었다. 이 대회에는 페덱스컵 포인트 10위 이내, 세계랭킹 50위 이내에 들어야만 출전이 가능하다. 여기에 대회 전 우승자에게도 출전권을 부여함에 따라 남았던 두 장의 카드 중 한 장을 따냈다. 이제 남은 한 장은 웰스파고 챔피언십 우승자에게 돌아간다. 2타차 단독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노승열은 첫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8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노승열은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이어 12번홀 보기와 13번홀 버디, 15번홀 보기와 16번홀(이상 파4) 버디를 맞바꾸며 타수를 줄이지는 못했다. 그러나 2타차 단독 2위로 출발했던 키건 브래들리가 일찌감치 무너지며 선두 경쟁에서 밀렸고 1타차까지 따라붙었던 제프 오버튼(이상 미국)마저 15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켜나갔다. 17번홀(파3)에서 티샷이 그린을 놓쳤지만 어프로치 샷을 홀컵 1.5m에 붙인 뒤 침착하게 파로 마무리하며 2타차 선두를 유지했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티샷이 우측으로 약간 밀리면서 러프에 볼이 빠졌지만 세컨 샷을 페어웨이에 보냈고,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후 침착하게 투 퍼트로 마무리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톱10을 기대했던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4.캘러웨이)는 이날 3타를 잃어 8언더파 280타 공동 25위로 밀려났다. 뒤를 이어 배상문과 위창수(42)가 6언더파 282타 공동 34위, 양용은이 4언더파 284타 공동 48위에 자리했다. [yoo6120@maekyung.com] |
[취재파일] 노승열 "전세기도 타보고..우승 실감 나네요"
출처 SBS김영성 기자 입력 2014.04.30 09:36
"취리히대회 주최측에서 내준 전세기를 타고 루이지애나에서 다음 대회 장소인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으로 아주 편하게 날아왔어요.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챔피언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이제 실감이 납니다."
취리히 클래식에서 한국인 최연소 PGA투어 우승을 차지한 노승열선수는 우승 다음날 벌써 다음 대회 장소인 샬롯의 퀘일할로 클럽에 도착해 첫 날 연습까지 마쳤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우승 다음날 오전에 대회 스폰서가 내준 전세기를 타고 샬롯으로 이동해 당일 오후 연습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노승열의 목소리는 여전히 들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마음 속에 담았던 얘기들을 거침 없이 쏟아냈습니다.
"첫 우승을 하기까지 마음 고생이 정말 심했어요. 다른 분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이었죠. 골프를 16년 정도 쳤는데 지난해는 제 골프 인생에 최악의 한 해였습니다. 새로 바꾼 골프 클럽에 적응이 안돼 몇개 대회에서 성적이 안나니까 점점 내 샷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는 거예요. 샷이 안되니 퍼팅할 때 집중도 안되고,총체적인 난국이었어요.
2013 시즌은 컷 탈락한 대회가 본선에 진출한 대회보다 더 많았어요. 어린 시절부터 골프 신동 소리를 듣고 자라면서 각종 대회 최연소 기록들을 갈아치우고 위만 보고 달려왔는데 낭떠러지에서 떨어진 기분이었죠.
코치와는 결별하고 상금 랭킹이 125위 밖으로 떨어져 투어 카드를 잃을 뻔했던 절망적인 상황에서 2부투어인 웹닷컴투어 파이널스 우승이 터닝포인트가 됐어요.죽으라는 법은 없더라구요.
이 우승이 자신감 회복의 발판이 됐어요. 올해 투어 출전권도 유지할 수 있었죠."
-코치와는 왜 결별했나요?
"코치는 얼마나 실력있고 유명한 사람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세계적인 교습가인 부치 하먼에게 2011년 지도를 받았는데 1년 동안 제 스윙을 봐 준 시간이 다 합쳐서 6시간도 안될거예요. 제가 뭘 고쳐야 하는지 숙제만 내주시고는 숙제 잘 했는지 봐 주실 시간이 없는거죠.
2012년에는 타이거 우즈의 코치 숀 폴리 선생님을 찾아갔는데 이 분은 저와 더 안맞았어요. 스윙은 다 뜯어고치라고 해놓고 역시 고친 스윙을 정성껏 봐 주질 않았어요. 코치가 시킨대로 했는데 더 망가졌고 성적이 나질 않으니까 지난해는 아예 4~5개월 동안 저와 연락을 끊으시더라구요.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결국 숀 폴리 코치와도 결별하고 지금은 혼자 연습하고 분석합니다.그게 더 맘이 편해요.물론 새 코치도 계속 찾고는 있었요. 유명하지는 않아도 저와 자주 소통하고 시간을 함께 오랫동안 보낼 수 있는 분이면 좋겠어요."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죠?
"사실 새 클럽에 대한 적응은 지난해 상반기에 다 끝났어요. 문제는 멘탈이었던 거죠. 자신감을 잃으니까 자꾸 샷 하기 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결국 클럽의 문제가 아니라 멘탈의 문제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이제 샷 감이 아주 좋아요.
컨디션도 좋고 자신감도 충만하고 첫 우승까지는 힘들게 왔지만 앞으로 우승 기회가 자주 올 것 같아요. 우승 기회가 오면 절대 놓치지 않을 자신도 있구요. 예전의 악몽은 절대 되풀이하지 않을겁니다."
-예전의 악몽이라면?
"잊지 못할 대회 2개가 있어요. 2008년 고등학교 2학년 때 한국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매경오픈에서 3라운드까지 4타 차 선두를 달리다 최종라운드에서 황인춘 프로님에게 동타를 허용해 연장전으로 끌려가서 역전패했던 기억이 있구요, 또 하나는 대학교 1학년 때 2010년 한국오픈이었습니다.
이 때는 상황이 더 어이없었죠. 최종라운드에서 저보다 무려 10타나 뒤져 있던 양용은 프로님에게 역전패를 당한 거예요. 그런 충격들이 저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우승 기회가 왔을 때 역전패 당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번에 취리히 클래식만해도 동반자 키건 브래들리가 2번홀에서 공동선두로 쫓아왔을 때 전혀 위축되거나 초조하지 않았어요. 흔들리지 않고 제 플레이만 해 나가니까 메이저 챔피언(2011년 PGA챔피언십 우승)도 스스로 무너지더군요. 아주 좋은 경험이었어죠."
-이번 주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데?
"웰스파고 챔피언십은 제가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우승 욕심이 난다고 말했던 대회입니다.
제 구질이 드로(draw, 타구가 끝에서 왼쪽으로 조금 휘어지는 구질)인데, 이 대회 코스인 퀘일할로 골프장은 드로 샷에 잘 맞게 설계돼 있거든요.
샷 감이 아주 좋기 때문에 컨디션만 잘 유지한다면 좋은 결과 있을 겁니다."
-우승 상금으로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우선 주니어 선수 장학금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제가 학생 시절 받았던 장학금이 액수는 크지 않았지만 큰 도움이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로 아픔을 겪은 분들께 성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승열선수가 2주연속 우승 도전에 나선 PGA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은 한국시간으로 5월 1일 밤 개막합니다.
이 대회에는 비행기 시간에 쫓기면서도 노승열의 첫 우승 순간 세리머니를 함께 해 준 선배 양용은과 위창수도 출전합니다.
또 '코리안탱크' 최경주와 배상문도 함께 합니다. 한국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김영성 기자yskim@sbs.co.kr
취리히 클래식에서 한국인 최연소 PGA투어 우승을 차지한 노승열선수는 우승 다음날 벌써 다음 대회 장소인 샬롯의 퀘일할로 클럽에 도착해 첫 날 연습까지 마쳤습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노승열의 목소리는 여전히 들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마음 속에 담았던 얘기들을 거침 없이 쏟아냈습니다.
"첫 우승을 하기까지 마음 고생이 정말 심했어요. 다른 분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이었죠. 골프를 16년 정도 쳤는데 지난해는 제 골프 인생에 최악의 한 해였습니다. 새로 바꾼 골프 클럽에 적응이 안돼 몇개 대회에서 성적이 안나니까 점점 내 샷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는 거예요. 샷이 안되니 퍼팅할 때 집중도 안되고,총체적인 난국이었어요.
2013 시즌은 컷 탈락한 대회가 본선에 진출한 대회보다 더 많았어요. 어린 시절부터 골프 신동 소리를 듣고 자라면서 각종 대회 최연소 기록들을 갈아치우고 위만 보고 달려왔는데 낭떠러지에서 떨어진 기분이었죠.
코치와는 결별하고 상금 랭킹이 125위 밖으로 떨어져 투어 카드를 잃을 뻔했던 절망적인 상황에서 2부투어인 웹닷컴투어 파이널스 우승이 터닝포인트가 됐어요.죽으라는 법은 없더라구요.
이 우승이 자신감 회복의 발판이 됐어요. 올해 투어 출전권도 유지할 수 있었죠."
-코치와는 왜 결별했나요?
"코치는 얼마나 실력있고 유명한 사람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세계적인 교습가인 부치 하먼에게 2011년 지도를 받았는데 1년 동안 제 스윙을 봐 준 시간이 다 합쳐서 6시간도 안될거예요. 제가 뭘 고쳐야 하는지 숙제만 내주시고는 숙제 잘 했는지 봐 주실 시간이 없는거죠.
2012년에는 타이거 우즈의 코치 숀 폴리 선생님을 찾아갔는데 이 분은 저와 더 안맞았어요. 스윙은 다 뜯어고치라고 해놓고 역시 고친 스윙을 정성껏 봐 주질 않았어요. 코치가 시킨대로 했는데 더 망가졌고 성적이 나질 않으니까 지난해는 아예 4~5개월 동안 저와 연락을 끊으시더라구요.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결국 숀 폴리 코치와도 결별하고 지금은 혼자 연습하고 분석합니다.그게 더 맘이 편해요.물론 새 코치도 계속 찾고는 있었요. 유명하지는 않아도 저와 자주 소통하고 시간을 함께 오랫동안 보낼 수 있는 분이면 좋겠어요."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죠?
"사실 새 클럽에 대한 적응은 지난해 상반기에 다 끝났어요. 문제는 멘탈이었던 거죠. 자신감을 잃으니까 자꾸 샷 하기 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결국 클럽의 문제가 아니라 멘탈의 문제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이제 샷 감이 아주 좋아요.
컨디션도 좋고 자신감도 충만하고 첫 우승까지는 힘들게 왔지만 앞으로 우승 기회가 자주 올 것 같아요. 우승 기회가 오면 절대 놓치지 않을 자신도 있구요. 예전의 악몽은 절대 되풀이하지 않을겁니다."
-예전의 악몽이라면?
"잊지 못할 대회 2개가 있어요. 2008년 고등학교 2학년 때 한국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매경오픈에서 3라운드까지 4타 차 선두를 달리다 최종라운드에서 황인춘 프로님에게 동타를 허용해 연장전으로 끌려가서 역전패했던 기억이 있구요, 또 하나는 대학교 1학년 때 2010년 한국오픈이었습니다.
이 때는 상황이 더 어이없었죠. 최종라운드에서 저보다 무려 10타나 뒤져 있던 양용은 프로님에게 역전패를 당한 거예요. 그런 충격들이 저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우승 기회가 왔을 때 역전패 당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번에 취리히 클래식만해도 동반자 키건 브래들리가 2번홀에서 공동선두로 쫓아왔을 때 전혀 위축되거나 초조하지 않았어요. 흔들리지 않고 제 플레이만 해 나가니까 메이저 챔피언(2011년 PGA챔피언십 우승)도 스스로 무너지더군요. 아주 좋은 경험이었어죠."
-이번 주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데?
"웰스파고 챔피언십은 제가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우승 욕심이 난다고 말했던 대회입니다.
제 구질이 드로(draw, 타구가 끝에서 왼쪽으로 조금 휘어지는 구질)인데, 이 대회 코스인 퀘일할로 골프장은 드로 샷에 잘 맞게 설계돼 있거든요.
샷 감이 아주 좋기 때문에 컨디션만 잘 유지한다면 좋은 결과 있을 겁니다."
-우승 상금으로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우선 주니어 선수 장학금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제가 학생 시절 받았던 장학금이 액수는 크지 않았지만 큰 도움이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로 아픔을 겪은 분들께 성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승열선수가 2주연속 우승 도전에 나선 PGA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은 한국시간으로 5월 1일 밤 개막합니다.
이 대회에는 비행기 시간에 쫓기면서도 노승열의 첫 우승 순간 세리머니를 함께 해 준 선배 양용은과 위창수도 출전합니다.
또 '코리안탱크' 최경주와 배상문도 함께 합니다. 한국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김영성 기자ys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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