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싸우면서 자라고, 부부는 싸우면서 살아간다” 는 말이 있으니 싸우면서 사는 것이 자연현상이란 뜻이다. 부부는 형제와도 다르고 친척이나 친구와도 달리,가계부를 같이 기록하고 인생설계도 같이 하며 한 이불을 덮고 살아가는 공동운명체이다. 그러나 부(夫)와 부(婦)는 뿌리가 다르고 개성이 다르고 철학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부딪치고 싸울 수밖에 없다.
전쟁, 논쟁, 경쟁은 물론, 사각의 링 위에서 싸우는 이종 격투기도 승부를 내야 하는 싸움이고, 극기도 자기 자신과 의 치열한 싸움이다. 그러나 부부싸움은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싸우는 격전이 아니고, 승부를 결정하는 싸움도 아니다. 그러니 싸움이라기보다는 행복을 얻기 위한 단순한 충돌이고, ‘다름’을 조정 해서 행복에 도달하기 위한 필수과정이라고 봐야 할것 같다.
그래서 부부싸움의 경우 ‘룰’만 철저히 지켜서 하면 정치의 여야 관계가 그런 것처럼, 싸움을 할수록 가정이 발전할 수 있고, 부부관계도 더 견고해지고, 청량제 역할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룰‘이 어떤 것이며, 어떻게 지켜야 하느냐는 것인데 그것을 5계로 정리해 설명해 보려고 한다.
첫째, 일(1)어난 일만 가지고 싸워라.
섭섭했던 사연들을 마음속에 저장해 두었다가 터뜨리는 식으로 싸우면 안 된다. 10년 전, 20년 전 해묵은 사연을 가지고 싸워도 안 되고, 5년 이나 10년 후에 일어날 일을 미리 걱정하며 싸워도 안 된다. 그 때 그 때 일어난 일만 가지고 싸워야 한다. 싸움을 별러서 하지 말란 뜻이다.
둘째, 이(2)기려고 억지 쓰지 마라.
부부싸움은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이다. 승패를 기록하는 것도 아니고 관전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겨도 득 되는 것이 없고 져도 손해 되는 것이 없다. 오히려 이긴 쪽이 미안하고 어색하고 죄책감이 드는 것이 보통이다.
셋째, 삼(3)가하는 자세로 싸워라.
삼가한다는 말은 신중하고 조심한다는 뜻이다. 언쟁을 해도 담밖으로 소리가 나가면 안 되고, 막말이나 욕을 해도 안 되고, 살림도구를 집어 던지거나 부수는 행위는 처음부터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행위는 버릇이 되기 쉽고, 또 그런 분위기 속에서는 자식들도 바르게 자랄 수 없다. 세상에 자식 앞에서 부부가 싸우는 일보다 더 나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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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사(4)흘이 지나기 전에 사과해야 한다.
부부싸움은 정말 ‘칼로 물 베기 싸움’이 되야 한다. 상처도 흔적도 없어야 된다는 뜻이다. 화해하지 않고 사흘이 지나가면 앙금이 생기고 그렇게 굳어지면 그 감정은 오래 가기 쉽다. 사과하는 일은 잘못한 쪽에서 먼저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부부싸움은 마음 넓은 사람이 먼저하면 된다.
다섯째, 오(5)늘로 싸움을 끝내야 한다.
부부 싸움은 이틀, 사흘씩 장기간 하면 절대로 안 된다. 장기전을 해야 할 사연이 있더라도 부부싸움의 법칙이 그런 줄 알고 무조건 오늘로 끝내야 한다. 이상 다섯가지 계명을 숫자에 맞혀 기억하면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