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伦敦奥运会)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런던2012]펜싱 사브르 단체 金 "100번째 금메달, 영광스럽다"

含閒 2012. 8. 5. 01:51

[런던2012]펜싱 사브르 단체 金 "100번째 금메달, 영광스럽다"
    기사등록 일시 [2012-08-04 18:02:44]
【런던=AP/뉴시스】김정환(29), 오은석(29), 구본길(23), 원우영(30·이상 왼쪽부터)이 4일(한국시간)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에 참가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2-08-04
【런던=뉴시스】박지혁 기자 =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팀이 런던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대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도 의미가 남다르다.

구본길(23), 김정환(29), 오은석(29·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원우영(30·서울메트로)으로 구성된 펜싱 남자 사브르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루마니아를 45-26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금메달은 한국의 동·하계 올림픽 출전 사상 100번째 금메달이다.

4일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브르 담당 이욱재(47) 코치는 "100이라는 의미는 특별하지 않은가.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런던=AP/뉴시스】한국 펜싱 국가대표선수들이 3일(현지시간) 런던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루마니아를 이기고 금메달을 딴 후 기뻐하고 있다. 2012-08-04

이어 "한국 스포츠 역사에 남을 100번째 금메달을 따준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나 역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더했다.

선수들은 금메달을 확정짓고도 자신들이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인지 몰랐다고 한다. 그냥 펜싱 역사상 단체전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낸 것에 만족했다.

이 코치는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모르고 있다가 내가 말해줘서 100번째 금메달이라는 것을 알았다. 엄청 좋아했다"고 말했다.

【런던(영국)=뉴시스】전신 기자 = 3일(현지시각) 오후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단체 펜싱 사브르 결승 루마니아와의 경기에서 오은석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photo1006@newsis.com 2012-08-04

한국 펜싱은 그 동안 비인기 종목으로 꼽혀 왔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여자부 남현희(31·성남시청) 정도가 금메달 후보로 꼽혔을 뿐 팬들은 물론 한국선수단 내부에서도 별반 눈길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이 코치는 "우리는 4년 동안 많은 준비를 했고 이번 올림픽을 위해서 6개월 동안 집에 가지 못했다"며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좋은 성적이 날 것을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펜싱의 초반 레이스는 불안했다.

【런던=로이터/뉴시스】한국의 신아람 선수가 30일 런던 엑셀 경기장에서 열린 독일 브리타 하이더만과의 에페 준결승전에서 심판 오심으로 승리를 도둑맞은 뒤 경기장에 앉아 울고 있다. 한국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싶만의 오심은 끝내 뒤집어지지 않았다. 2012-07-31

2008년 베이징올림픽 플뢰레 은메달리스트 남현희가 준결승전과 동메달결정전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며 메달획득에 실패했고 에페의 신아람(26·계룡시청)은 올림픽 펜싱 사상 최악의 오심으로 기록될 '멈춘 1초' 오심의 희생자가 돼 메달을 날리는 불운까지 겹쳤다.

그러나 이 사건이 오히려 한국 펜싱에 전화위복이 됐다.

이 코치는 "(신)아람이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 독일과 첫 경기이다 보니 선수들의 의지가 더욱 똘똘 뭉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아람이 덕을 많이 봤다. 심판들이 매 경기를 신중하게 보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구본길은 "개인전에서 부진해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는데 단체전을 앞두고 형들이 많은 조언과 도움을 줬다. 좋은 성적이 난 원동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ero0204@newsis.com

[런던]'빛나는 조연' 오은석 "난 안 뛰어도 좋았다"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 힘 보태
펜싱 사상 첫 올림픽 단체전 제패를 대한민국 선수단의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로 장식한 남자 사브르 대표팀. 8강전과 준결승까지 경기에 나선 것은 사실 구본길과 김정환, 원우영 3명이었다. 4번째 선수 오은석(29, 국민체육진흥공단)은 벤치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하지만 오은석은 대표팀의 감격적인 금메달에 빼놓을 수 없는 소금 같은 존재였다. 3일(현지 시각) 단체전 경기를 앞두고 오은석은 동료들과 밤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개인전 노메달의 부진이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김정환이 32강전에서, 구본길과 원우영은 16강전에서 탈락했다.

이때 동료들을 다독인 사람이 오은석이었다. 개인전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오은석은 "자기 전에 (에페나 플뢰레 등) 다른 종목은 이슈가 되고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는데 우리는 뭐냐, 이번에 한번 해보자고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늦게 잠이 들었지만 의기투한 선수들은 오히려 컨디션이 좋았다. 오은석은 "(김)정환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나가려고 했는데 3명 모두 아침부터 정말 좋았다"며 벤치에 있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경기에 나서지 않더라도 괜찮았다. 오은석은 "선수들이 잘 하니까 나는 안 뛰어도 좋다는 생각이었다"며 벤치에 앉아 있을 당시를 돌아봤다. 메달을 목에 걸지 못할 수도 있었다. 경기에 한번도 나가지 않으면 메달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은석은 9세트로 진행되는 결승전에서 8세트에 김정환과 교체돼 출전했다. 35-23으로 앞선 상황에서 오은석은 상대를 5-1로 제압, 점수를 16점 차로 더 벌리며 완승에 힘을 보탰다. 오은석은 "겨우 1경기에 나서는데 그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느냐"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펜싱 단체전 사상 첫 금메달. '빛나는 조연' 오은석이 없었다면 값진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airjr@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