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길(23), 김정환(29), 오은석(29·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원우영(30·서울메트로)으로 구성된 펜싱 남자 사브르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루마니아를 45-26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금메달은 한국의 동·하계 올림픽 출전 사상 100번째 금메달이다.
4일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브르 담당 이욱재(47) 코치는 "100이라는 의미는 특별하지 않은가.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런던=AP/뉴시스】한국 펜싱 국가대표선수들이 3일(현지시간) 런던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루마니아를 이기고 금메달을 딴 후 기뻐하고 있다. 201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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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국 스포츠 역사에 남을 100번째 금메달을 따준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나 역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더했다.
선수들은 금메달을 확정짓고도 자신들이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인지 몰랐다고 한다. 그냥 펜싱 역사상 단체전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낸 것에 만족했다.
이 코치는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모르고 있다가 내가 말해줘서 100번째 금메달이라는 것을 알았다. 엄청 좋아했다"고 말했다.
- 【런던(영국)=뉴시스】전신 기자 = 3일(현지시각) 오후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단체 펜싱 사브르 결승 루마니아와의 경기에서 오은석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photo1006@newsis.com 201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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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펜싱은 그 동안 비인기 종목으로 꼽혀 왔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여자부 남현희(31·성남시청) 정도가 금메달 후보로 꼽혔을 뿐 팬들은 물론 한국선수단 내부에서도 별반 눈길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이 코치는 "우리는 4년 동안 많은 준비를 했고 이번 올림픽을 위해서 6개월 동안 집에 가지 못했다"며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좋은 성적이 날 것을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펜싱의 초반 레이스는 불안했다.
- 【런던=로이터/뉴시스】한국의 신아람 선수가 30일 런던 엑셀 경기장에서 열린 독일 브리타 하이더만과의 에페 준결승전에서 심판 오심으로 승리를 도둑맞은 뒤 경기장에 앉아 울고 있다. 한국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싶만의 오심은 끝내 뒤집어지지 않았다. 2012-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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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베이징올림픽 플뢰레 은메달리스트 남현희가 준결승전과 동메달결정전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며 메달획득에 실패했고 에페의 신아람(26·계룡시청)은 올림픽 펜싱 사상 최악의 오심으로 기록될 '멈춘 1초' 오심의 희생자가 돼 메달을 날리는 불운까지 겹쳤다.
그러나 이 사건이 오히려 한국 펜싱에 전화위복이 됐다.
이 코치는 "(신)아람이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 독일과 첫 경기이다 보니 선수들의 의지가 더욱 똘똘 뭉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아람이 덕을 많이 봤다. 심판들이 매 경기를 신중하게 보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구본길은 "개인전에서 부진해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는데 단체전을 앞두고 형들이 많은 조언과 도움을 줬다. 좋은 성적이 난 원동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ero0204@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