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관련(高尔夫球關聯)

[그늘집에서]김인경이 한국선수라 행복하다

含閒 2012. 4. 18. 14:58

 

[그늘집에서]김인경이 한국선수라 행복하다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의 불행을 성숙한 마음 씀씀이로 극복해 가는 김인경으로 인해 한국선수 위상 높아져

[마니아리포트 이강래]김인경이 미국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 개막 하루 전인 18일(한국시간) 미국 골프채널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요지는 "마음은 아프지 않은데 왼쪽 팔꿈치가 아프다"였다. 2주전 열린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겪은 불운을 재치있게 받아친 것이다.

대회 출전을 위해 하와이에 머물고 있는 김인경은 "나비스코 챔피언십을 마치고 일주일간 클럽을 잡지 않았다. 마음의 고통 때문이 아니라 통증이 심해진 왼쪽 엘보 때문이었다"며 "이번 주 하와이에서 경기하게 돼 흥분되지만 부상 악화를 막기 위해 조심스럽게 플레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인경은 또한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짧은 퍼트를 놓쳐 생긴 마음의 상처는 2,3일이 지나자 치유됐다"며 "퍼트를 놓쳤을 때는 화가 많이 났지만 그날 모든 일정이 끝난 후 후반 백나인의 플레이를 다시 떠올린 후 마음이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김인경은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최종일 후반 9홀에서 그린적중률 100%를 기록했다. 그리고 17번 홀까지 보기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 1타차 선두에 나서며 우승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마지막 18번 홀에서 30cm짜리 파 퍼트를 놓쳐 연장전으로 끌려 들어갔고 유선영에게 패했다. 김인경을 위로한 건 10번 홀부터 17번 홀까지의 플레이였을 것이다.

김인경은 "골프 게임은 여행이자 과정"이라며 "메이저 우승 기회를 얻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다시 오길 바란다"고 했다. 그리고 "골프는 내가 사랑하는 경기이고 짧은 퍼트를 놓치는 것도 골프 경기의 일부분"이라며 "누구든 실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실수 후 어떻게 대처하는가다"라며 통 큰 마음 씀씀이를 보였다.

김인경은 2010년 멕시코에서 열린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후 상금 전액(22만 달러)을 기부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2주전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짧은 퍼트를 놓쳐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김인경이 잘못 살았다면 세상은 그를 비웃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세상은 김인경의 됨됨이를 알기에 모두가 그의 불행을 애석해 한다.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이 끝난 후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주디 랜킨은 김인경을 꼭 안아주며 격려했고 솔하임컵의 미국팀 주장인 멕 말론과 팻 허스트, 안나 노르드크비스트, 렉시 톰슨 등 동료들은 위로전화를 했다. 이런 반응은 한국 선수들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았던 미국 언론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선수들이 미국무대에서 100승을 합작한 것도 값지지만 김인경이 한국선수라는 사실에 감사함과 행복감을 느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