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의 야지반(삼도헌의 한시산책192)
삼도헌의 한시산책 192/황진이의 야지반
영화 황진이 가운데 한 장면
夜之半 (야지반)
黃眞伊
截取冬之夜半强 (절취동지야반강)
春風被裏屈幡藏 (춘풍피리굴번장)
有燈無月郞來夕 (유등무월랑래석)
曲曲鋪舒寸寸長 (곡곡포서촌촌장)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사랑하는 님 오시는 밤
굽이굽이 펴리라
삼도헌과 함께 맛보기
수은주가 연일 영하로 내려가는 한겨울이다.
일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짓달의 밤은 길고도 시리다.
오늘은 동짓달의 차가운 밤처럼 얼어붙은 마음으로
그리운 님을 기다리는 절절함이 담긴 황진이의 시를 소개한다.
시적화자는 긴긴 겨울밤을 홀로 보내면서
사랑하는 님과 함께 할 그 시간을 간절히 기다린다.
동짓달의 차갑고 깜깜한 밤은 화담 서경덕을 기다리는 간절함의 상징이고
따뜻한 이불은 미래에 다가올 서화담과의 행복한 밤을 대변하는 희망어이다.
지금은 비록 동짓달의 막막한 시간이지만 이 시간을 잘라 간직해 두었다
님과 함께 할 봄밤이 되면 길이길이 이어 붙이겠다는 소망을 담은 사랑시이다.
한 남자를 기다리는 시적화자의 애틋한 그리움이
동짓달 밤과 따뜻한 봄이불을 대비시키면서 잘 드러낸 아름다운 시이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립다”는 류시화 시인의 시처럼
사랑하는 이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은 늘 그리움으로 통하는가 보다.
누구를 사랑한다는 마음은 이렇게 예나 지금이나 아름답기 그지없다...
2012년 1월 6일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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