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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쫄지마" 웃으며 시작해 눈물로 보냈다]
"(서울=뉴스1)
김현아 기자, 배상은 인턴기자 = 정봉주는 달려야 한다. 달려야 한다. 달려야 한다."
징역 1년의 형 집행을 위해 26일 검찰에 출석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을 위해 마련된 송별회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속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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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확정 판결로 구속 수감을 앞둔 인터넷방송 '나는 꼼수다'의 정봉주 전 의원이 26일 지지자들과의 송별회를 마친 뒤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로 출석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이 BBK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정 전 의원은 구속 수감을 앞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오늘은 진실이 구속되지만 다음 차례는 거짓이 구속될 차례"라면서 "감옥에서 당당하게 굽히지 않고 쫄지 않고 진실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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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우는 사람이 100만원을 주기로 내기했다"며 농을 던진 '나는 꼼수다' 공연 기획자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의 말처럼 슬픔과 눈물의 이별 장면이라기보다 즐거운 축제의 한마당 같았다.
드레스코드에 따라 빨간 목도리, 빨간 모자, 빨간 가방 등으로 단장한 1000여명(경찰 추산)의 지지자들은 저마다 손에 빨간 장미꽃 한송이를 들고 정 전 의원의 모습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덕분에 서울중앙지검 앞이 온통 붉게 물들었다. 마치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 현장을 연상케 하는 풍경이었다.
정오가 조금 넘은 시각, 정 전 의원이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 설치된 무대차량에 등장했다.
'모세의 기적'처럼 인파를 가르며 정 전 의원이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정 전 의원을 맞았다. 스피커에서는 '올 유 니드 이즈 러브(All You Need Is Love)'가 흘러나왔다.
빨간색 목도리를 두르고 볼에 붉은 입술 스티커를 붙인 정 전 의원은 "너무 행복하죠?"라며 첫 인사를 건넸다. 이어 "우는 사람은 한나라당 프락치다. 우는 사람 있으면 즉시 고발해라. 나와 같이 교도소 가자"며 농담을 던졌다.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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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방송 '나는 꼼수다'의 정봉주 전 의원이 26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열린 지지자들과의 송별회에서 부인에게 키스를 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이 BBK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정 전 의원은 구속 수감을 앞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오늘은 진실이 구속되지만 다음 차례는 거짓이 구속될 차례"라면서 "감옥에서 당당하게 굽히지 않고 쫄지 않고 진실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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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아내 송지영씨를 찾은 정 전 의원은 서둘러 무대차량에 오른 송씨를 포옹하고 입을 맞추는 등 애정을 과시했다. 이에 지지자들은 '영부인'을 외치며 즐거워 했다.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월계동에서 지역기반을 한반도와 부속도서로 확대하고 있는
아름다운 영혼의 소유자,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 위대한 정치인 17대 국회의원 정봉주입니다"라며 특유의 인사말로 자신을 소개한 정 전 의원은 "우리가 울면 그들이 웃는다"며 눈물을 훔치는 시민들을 향해 "웃으면서 즐겁게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비록 오늘 진 것 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이길 날이 머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오늘은 진실이 갇히지만 내일은 거짓이 갇힐 것이다. BBK라는 '
판도라의 상자'는 곧 열릴 것"이라 말했다.
함께 무대차량에 등장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시사평론가 김용민씨 또한 미소를 지으며 농담으로 말문을 열었다. 김 총수는 "오해가 있다. 구속수감이 아니라 지도방문이다. 무상급식 현장을 시찰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씨는 나꼼수에서 선보였던 조현오 경찰청장 등의 성대모사를 선보여 좌중을 웃겼다.
이날 송별회에는 나꼼수 멤버들 외에도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외에도 정동영·
박영선·안민석·원혜영·천정배 등 민주통합당 의원들도 참석했다.
자신을 '정봉주 구출위원회'의 상임고문이라 소개한 정동영 의원은 "대한민국 역사상 검찰청 앞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은 처음일 것"이라며 "2011년이 가기전에 정봉주를 풀어놓으라"고 외쳤다.
어느덧 검찰이 정 전 의원의 요청에 따라 3차 통보한 출석 시간인 오후 1시가 가까워오자 분위기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송별회를 마치고 정 전 의원은 나꼼수 멤버들과 함께 지지자들이 저마다 들고 있던 빨간 장미꽃을 뿌려 만든 꽃길을 걸어 검찰 청사쪽으로 이동했다. 내내 미소를 지었던 정 전 의원도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취재진과 지지자들이 뒤엉켜 혼란스러운 현장을 가까스로 통과한 정 전 의원은 검찰 청사로 향하는 오르막길을 걷기 전 나꼼수 멤버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고개를 숙인 채 마지막 작별의 시간을 보냈다.
폴리스라인 너머로 이 모습을 지켜본 몇몇 지지자들은 끝내 감정을 참지 못하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검찰과 법원을 향해 격한 목소리로 욕설을 던지는 이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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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확정 판결로 구속 수감을 앞둔 인터넷방송 '나는 꼼수다'의 정봉주 전 의원이 26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로 출석하며 멤버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지난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이 BBK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정 전 의원은 구속 수감을 앞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오늘은 진실이 구속되지만 다음 차례는 거짓이 구속될 차례"라면서 "감옥에서 당당하게 굽히지 않고 쫄지 않고 진실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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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 멤버를 비롯해 정동영·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 노회찬 민주통합당 대변인 등 정치권 인사, 정 전 의원의 지지자 등 50여명이 함께하는 가운데 천천히 오르막길을 걸어 검찰 청사 앞에 도착한 정 전 의원의 얼굴은 지지자들에게 농담을 건넬 때와 달리 긴장한 빛이 역력했다.
검찰 청사 안으로 들어서기 전 정 전 의원이 수십 개의 카메라 앞에 섰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정 전 의원이 처음으로 내뱉은 말이다.
정 전 의원은 "진실을 밝히는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며 "내 입을 막고 진실을 가두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우리가 주장했던 진실이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아있는 우리 꼼수 친구들, 민주통합당을 믿는다. 그리고 국민들을 믿는다"고 밝힌 정 전 의원은징역 1년을 확정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묻자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이 법이 얼마나 잘못돼 있는 법인지 통합민주당이 샅샅이 밝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이재화 변호사와 박 의원의 손을 붙잡고 검찰 청사 안으로 들어선 정 전 의원은 곧바로 형 집행을 담당하는 공판 2부 사무실로 향했다. 이제 정 전 의원은 절차에 따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뒤 교도소를 배정 받게 된다.
붉게 물든 눈으로 돌아선 정 전 의원의 뒷모습에 지지자 중 누군가가 크게 외쳤다.
"쫄지마! 힘내, 정봉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