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심층심리학(深 層 心 理 學)
山 堈 金 洛 琦
당해론當海論
바다는 인생이다, 오만상이 녹아 있는
삼킬 듯이 몰아치다 쥐죽은 듯 잠잠타가
모든 걸 다 받아설랑 물이 되고 말 뿐이다
뒤섞여 다 녹아서 한 몸으로 합친 도량
밤새워 마주한 채 속속들이 헤집어도
속내는 내놓지 않고 늘 그 모습 그대로다
해수면론海水面論
남청색 해풍에서 갯비린내 묻어올 때
간간한 맛깔 타고 먼 파도의 숨비소리
소금기 끓는 탕 속에 온 삭신이 얼얼하다
늘 그러한 일이기에 오늘 다시 걷는 길이
이대로 그 모두가 우리네의 전부인 줄
해면에 핀 윤슬에도 마냥 속고 말 일이다
천해론淺海論
연근해 물속일랑 적나라한 현실이다
돔과 해삼 멱과 산호 곱디고운 그 모습들
한 꺼풀 또 파고들면 신묘하기 짝이 없다
저 빛고운 뒤안엔들 불안 초조 왜 없으리
축복도 상흔도 다 네 한 마음 먹기 나름
생각은 만리장성을 쌓고도 또 쌓는 것을
심해론深海論
암흑 깊이 깊이에로 해설海雪이 저리 내리고
흡혈어吸血魚 투명어透明魚가 몽환에 잠겨 흐느적적
뿔 달린 괴물상어가 덥석 놈을 덮친다
덮쳐진 본능이나 신유神癒하는 집단무의식
꿈을 통해 풀려나서 예술로도 꽃피운다
칼 융과 프로이드가 원형논쟁 벌인다
심해저론深海底論
미답의 막다른 곳 산 겐가 죽은 겐가
적막 뒤에 오는 해진海震 거참 알 수 없네그려
끝장이 끝이 아닌 걸 미립자微粒子 넌 알리라
불타는 맘을 꺼라 가난한 자 복 있단다
낮은 데로 임할수록 검불마저 비춰지니
예수가 해인삼매중 화엄경을 설한다
퇴해론退海論
해미*를 헤치면서 무작정 저었는데
노는 어딜 가고 배만 절로 나아갔네
한 섬에 다다랐더니 복사꽃이 막 지더라
몰라 헤맨 얄궂음에 여태껏 닿은 곳이
텅텅 빈 허공일 바에 지는 꽃도 눈물겹다
별떨기 죄 품고 있는 바다는 곧 우주란다
* 해미 : 해매(海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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