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섬서성의 <장한가> 공연 중 '비익조'가 되어 하늘을 나는 현종과 양귀비.
이 시에 나오는 '비익조(比翼鳥)'는 눈과 날개가 하나뿐이라 둘이 한 몸이 되어야 날 수 있다는 전설상의 새입니다.
중국의 신화서인 『산해경(山海經)』에 따르면 비익조의 본래 이름은 '만만(蠻蠻)'인데, 이 새가 나타나면 세상에 물난리가 났다고 합니다.
대홍수를 일으키는 새가 시인의 노래 속에서 죽음을 초월한 사랑을 상징하는 새로 다시 태어난 셈입니다.
중국 산서 이석마무장2호한묘 화상의 비익조.
'연리지(連理枝)'는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나무입니다. 후한말 대학자 채옹의 효심이 극진해 어머니가 죽고 난 다음에 뜰에 있던 나무들이 자라서 연리지가 되었다고 합니다.
연리지 역시 본래 효심의 상징이었는데, 시인에 의해 가슴 저미는 사랑의 상징이 되었지요. 숲 속의 나무들이 맞닿은 채로 오랜 세월이 지나다 보면 껍질이 벗겨지고 생살이 찢겨지는 고통을 겪으면서 가지가 붙어서 하나가 되지만. 신기하게도 각자 가지고 있던 본래의 개성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합니다.
전북 김제 모악산의 연리지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인 묘한 삶을 살아 가는 비익조와 연리지...
낯선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을 하고, 같은 집에서 같은 음식을 먹으며, 같이 웃고 같이 울며 오랜 시간 미움과 사랑을 나누면서 둘이지만 한 몸처럼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 속에서 비익조와 연리지의 사랑을 발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