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두 편이나 찍었던 억새·철쭉·호반명산
합천호반을 지나다 보면 남쪽 하늘금에 굉장한 산 하나가 솟아있다. 이 근처에도 저런 높은 산이 있었나 싶을 만큼 준걸한 암봉이 호숫물에 어린다. 지도를 펴보면 황매산이다. 자료를 찾아보면 하늘금만 예쁜 게 아니고 억새와 철쭉도 유명한 군립공원이다. 얼마나 대단한 산이면 영화를 두 편이나 찍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태극기 휘날리며>와 <단적비연수>다.
전자는 낙동강 방어선과 두밀리 전투장면이었으니 가장 한국적인 지형을 품고 있다는 얘기고 후자는 환타지 무협영화니 만큼 풍광이 환상적이라는 것이다. 주릉 위에는 신불평원보다 더 너른 황매평전이 있다. 열두목장이 둘만 남아 대부분이 황무지처럼 버려져있지만 엘리어트의 '황무지'를 좋아하는 이라면 오히려 이런 풍경이 더 마음에 들리라.
'잔인한 계절'이 오면 거기에 무더기무더기 철쭉꽃이 핀다. 매화가 있을 리 없는 위도와 고도. 원래 이름은 '거친 뫼(荒山)'였을 것이다. 초목에 물 안 오른 이른 봄날엔, 밑에서 보나 위로 올라가 보나 거친 산이다.
산행코스
① 영암사지→영화주제공원(약 4시간 40분) |
산행포인트
철쭉동산을 따라가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코스이다. 보물 셋을 품은 들머리 영암사자와 합천8경의 하나로 유명한, 전망 좋은 바위 언덕 모산재만 올라봐도 오길 잘했다 싶을 것이다. 간간이 보이던 철쭉은 철쭉제단부터 밭을 이루기 시작한다. 베틀봉 일대와 황매산 제단에 이르면 퍼질러 앉고 싶어 진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그 옛날 이 너른 더기 전체가 분홍 꽃밭이었을 때를 상상하면 시가 나올 법도 하다. 평평한 꽃동산이 사라져간다 싶으면 가파른 암봉능선이 시닥된다. 1059봉, 1088봉…그 끝에 정상 황매봉이 있다. 암봉이어서 사방 전망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가까이로는 "나의 살던 고향"같은 계단식 논밭과 마을들이 보이고 멀리는 장엄한 지리산이 이내 속에 푸르다. 발밑의 합천호에서는 찰싹거리는 물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다.
추천코스
기타코스
① 장박리-떡갈재능선 삼거리-너백이-정상-황매산제단-베틀봉-철쭉제단-목장-덕만리
(총 4시간 25분)
② 하금야영장-떡갈재-너백이-정상-황매산제단-베틀봉-천황재-감암산-성지동천-신촌리
(총 4시간 50분)
③ 덕만리-삼봉-하봉-중봉-황매봉-서북릉 삼거리-영화주제공원(총4시간)
산행플러스
|현대사 거창양민학살사건 추모공원|
산 서북쪽의 거창군 신원면 대현리 탄량에 있다. 1951년 경남지구 계엄사령부가 빨치산과 내통했다며 주민 673명을 학살했던 곳이다. 사월혁명 이후에는 주민들이 사건 당시 면장을 생매장하기도 했다.
|중세 불교사적-영암사지|
사적 131호로 보물 353호 쌍사자석등, 480호 삼층석탑, 489호의 빗돌받침 귀부가 있다.
|옥전고분군|
1984년에 발견된 사적 326호다. 합천군 쌍책면 옥전리 황강 가에 있는 직경 23미터의 고분 18기로 가야시대 금동관과 투구, 환두대도, 말투구와 말갑옷을 비롯한 말갖춤 일습이 나왔다.
교통정보
대중교통
출발점 : 합천, 산청
가회면이나 대병면은 합천, 차황면은 산청이 출발점이다.
승용차
대전-통영고속도로 가다 차황면은 산청IC→59번국도, 가회면은 단성IC→20번 국도 합천 방향→대의에서 33번 국도→삼가에서 60번 지방도
숙식, 및 기타정보
● 교통편에서 보듯 워낙 오지라 산기슭의 식당에서 민박하는 수밖에 없다.
가회면 쪽은 황매산식당 ☎931-1367/011-853-4342, 모산재식당 ☎933-1101/016-9616-1101
차황면 쪽은 황매산장 ☎973-8817/011-879-3304, 토궁산장 ☎016-598-1262
● 이용문의
함양국유림관리소 055-963-8111
황매산군립공원 관리사무소 055-930-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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