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畵兒)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 단골과 덤

含閒 2010. 8. 18. 10:06

  단골과 덤




단골의 매력은 덤에 있습니다.
다른 손님 모르게 찌개 밑에 슬쩍 깔아주는 도톰한 목살,
메뉴에는 없지만 내 식성을 고려한 누룽지 후식 서비스,
이마의 열을 짚어보며 가족의 안부를 묻는 동네 의사의 푸근함,
샴푸를 하며 간단한 두피 마사지를 겸해 주는 미용실 처녀의
세심한 손길... 등은 분명 단골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입니다.

단골이라는 개념은,
주인과 손님 모두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오래된 단골 가게가 즐비한 마을공동체가 현재와 같은
위험 사회의 적절한 대안일 수 있다는 사회학적 진단은
그래서 심리적으로도 더없이 타당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20%의 단골손님이 80%의 매출을 책임진다는 마케팅 법칙을
들먹이지 않아도 장사의 성패가 단골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은
이젠 상식에 속합니다. 더 친절하고 더 상냥하고 더 먼저
배려하기 등은 단골손님에 대한 일종의 덤입니다.

심리적인 측면에서,
나에게 있어 나만큼 오래된 단골은 없지 않나요^^
그러므로 가장 먼저 배려하고 환하게 웃어주고
안부를 물어주어야 할 내 최대의 단골은 나일 수밖에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가장 중요한 단골에게 주는 당신의 덤은
무엇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