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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사봉공/숱한 난제 안고 출범한 방통위 '최시중호'

含閒 2009. 10. 19. 23:41

숱한 난제 안고 출범한 방통위 '최시중호'
IPTV법안, 요금인하, 신방겸영 등 현안 줄줄이 대기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26일 오후 4시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14층 대강당.

100명 남짓 직원들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최시중 위원장은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최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독립성과 객관성의 철학 위에 상임위원들의 전문지식과 직원들의 열정을 보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방송통신 정책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언론단체와 시민단체를 비롯해 통합민주당, 진보신당 등이 독립성과 객관성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연일 비판하는 것을 염두에 둔 듯 했다.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이날에도 통합민주당은 "방통위원장으로 동의해 줄 수 없는 흠결과 철학을 갖춘 인물", "정치적인 측근을 방통위원장으로 임명을 강행하는 것을 보면 이 정부의 오만과 독선을 다시 본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천신만고(?)' 끝에 임명장을 받은 최 위원장으로서도 마음 한구석이 무거울 수밖에 없을 상황이다.



최 위원장은 인사청문회 내내 병역, 재산증식 과정, 세금탈루 등에 의혹을 받았다.

이경자, 송도균, 이병기, 형태근 등 이날 임명장을 받은 상임위원 4명과 함께 취임식에 나선 최 위원장은 "위원회의 출범을 계기로 올해를 방송통신 융합 시대의 원년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며 "법과 제도를 융합 환경에 맞게 고쳐나가는 일을 가장 먼저 추진,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과감히 풀어 경쟁과 투자를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취임식 직후 5명의 상임위원들은 방통위 간부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새출발을 시작했다. '한 말씀'을 요청하는 기자들에게 최 위원장은 상기된 얼굴로 "위원들과 함께 열심히 해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위원장을 비롯한 5명의 위원들은 한달 가량이나 명패도 달지 못했던 위원회 1층에서 현판 제막식 행사를 가졌다. 이후 상임위원들은 대변인실, 융합정책실 등 위원회 내부를 일일이 돌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날 취임식을 시작으로 '1기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식 출범한 것이다.



상임위원들은 우선 이르면 이번 주 내로 470여 명의 직원들에 대한 보직발령을 시작으로 공식업무을 시작하게 된다. 민간인 신문인 옛 방송위원회 직원 159명을 특별 채용해 공무원 신분으로 전환해야 하는 일이 급선무다. 그 뒤 직급별 보직발령을 내 '2실3국7관34과'가 제대로 작동시켜야 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직원들의 보직발령이 늦어지며 당면 현안에 대한 업무를 OOO팀 이름으로 추진하는 게 아니라 개인 이름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과 IPTV 법안,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통신요금 인하, 보조금 규제폐지와 의무약정제 도입 등 줄줄이 대기중인 현안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장의 현안 문제뿐만 아니라 신문방송 겸영, 공영방송의 재정립 등 '정치공학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쌓여 있다. 중장기적으로 방송광고 부문에 대한 문화관광체육부와의 관할문제, 각종 기금에 대한 관계부처와의 업무조율 등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또 다른 방통위 관계자는 "위원장 임명을 두고 논란이 많았지만 '힘 있는' 위원장이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방통위 업무에 추진력을 붙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최 위원장은 취임식에서 "방송과 통신산업은 한 해 매출이 55조원에 이르고 향후 5년 동안 생산 효과가 160조원 이상, 일자리 100만개 이상을 창출할 수 있다"며 "디지털융합의 큰 바다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과연 1기 방통위원회가 만만찮은 숙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