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하루 513

학도병의 부치지 못한 편지

2024년 8월 22일 학도병의 부치지 못한 편지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8월 11일,경북 포항의 한 여자중학교 앞 벌판에는총알이 빗발치고 있었습니다.그곳에는 학생 신분으로 전쟁에 참전한 학도병들이적군에 맞서 싸우고 있었습니다.어린 나이에 6.25 전쟁에 참전한 학생들을학도의용군이라고 불렀는데, 그들은 17살도 되지 않은어린 소년이었습니다.이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한 한 학도병의옷 속에서 핏자국으로 얼룩진 편지가 발견됐습니다.바로, 서울 동성중학교 3학년이었던 이우근 학도병이어머니에게 쓴 편지입니다.**************************어머니 저는 사람을 죽였습니다.돌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십여 명은 될 것입니다.적은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팔이 떨어져 나갔습니다.너무나 가혹한 죽음이었습니다...

따뜻한 하루 2024.08.26

작지만 큰 행복

2024년 8월 21일 작지만 큰 행복아내는 순대를 참 좋아합니다.가끔은 아내를 위해서 근처 분식집에서순대를 포장해 오고 있습니다."여보, 나왔어.오는 길에 당신 좋아하는 순대 좀 사 왔어.""어머! 마침 순대 먹고 싶은 거 어떻게 알고?잘 먹을게, 여보!"그 순간 아내의 표정을 보면순대 한 봉지에도 세상을 다 가진 듯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나는 것을볼 수 있습니다.순대 한 봉지의 작은 것에도 아내에게는큰 행복으로 찾아왔습니다.반대로 아픔도 그렇습니다.일을 하다 보면 서류에 손가락을 베일 때가 있습니다.살짝 스쳤는데도 칼에 베인 듯 아파서손가락을 편히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세수할 때는 물이 스며들어 불편하고,컴퓨터 자판을 두드릴 때도 찌릿찌릿 아프고,계속 신경이 쓰였습니다.작지만 큰 기쁨이 찾아오기도 하고작..

따뜻한 하루 2024.08.21

졸음운전과 분노의 공통점

2024년 8월 20일 졸음운전과 분노의 공통점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졸음운전을 막기 위해 설치해 둔경고문구가 눈에 띕니다.'졸음운전! 죽음을 향한 질주입니다''졸음쉼터, 졸리면 제발 쉬어가세요''졸음운전, 영원히 깨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이러한 여러 경고문구는무거운 눈꺼풀과 싸우는 밤길 운전자가정신을 번쩍 차리게 만듭니다.그런데, 졸음운전과 분노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잠깐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피해는 본인뿐만 아니라다른 사람에게도 위협을 줄 수 있듯이분노도 잠깐을 참지 못해서 끔찍한 사건으로이어지기 때문입니다.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빨리빨리 하려는습관 때문에 자기 뜻대로 빨리 되지 않으면쉽게 화를 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분노를 조절하기 위해서는참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화가 났을 땐 1에서 100까지를..

따뜻한 하루 2024.08.20

인생은 부메랑이다

2024년 8월 17일 인생은 부메랑이다부메랑은 목표물을 향해 던지면회전해 날아가다가 목표물에 맞지 않을 경우,다시 던진 사람에게로 되돌아옵니다.지금은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나운동 도구로 많이 쓰이는 부메랑은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이었던 애버리지니(Aborigine)가사용하던 무기였습니다.예전에 그들은 동물들의 뼈와 같은 것을이용해 만든 부메랑을 가지고새를 사냥하거나 다른 부족과 전투를벌이기도 했습니다.그러나 목표물을 향해 던진 부메랑이자칫 잘못하면 자기 자신에게 되돌아올 위험이있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었습니다.이러한 상황과 같이, 의도를 벗어나오히려 위협적인 결과로 다가오는 상황을'부메랑 효과'라 합니다.누군가에게 악의를 가지고 대할 때때로는 그 악의가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경우가제법 많습니다.자신..

따뜻한 하루 2024.08.19

아버지의 구두

2024년 8월 16일 아버지의 구두45년 전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저희 아버지는 도매 관련해서 큰 사업을 하셨습니다.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버지가 하는 사업이잘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어린 나이였음에도알게 되었습니다.이유는 아버지의 얼굴에서 웃음이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입니다.가족끼리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을 때나퇴근하고 집에 오신 이후에도아버지는 계속 심각한 얼굴을 하고계셨습니다.어느 날 흙이 묻어 있는 아버지의 구두를발견하고는 화장실에서 아버지의 구두를 물에 담가솔로 깨끗하게 닦아 드렸습니다.어머니가 제 운동화를 깨끗하게 빨아줬을 때아주 기뻤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아버지도 내가 구두를 이렇게 닦아 드리면좋아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러나 몹시 당황스러운 상황이 펼쳐졌습니다.밤이 되면 마를 줄 ..

따뜻한 하루 2024.08.16

길냥이와 교감

2024년 8월 13일 길냥이와 교감아침마다 우리 부부는 한 노부부를 마주칩니다.그들은 예쁜 사발에 고양이 밥을 담아배고픈 '길냥이'들을 먹입니다.혹여 동네에 길냥이 천국이 되진 않을까살짝 걱정됐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딱 3마리뿐입니다.제 아내는 본래 고양이를 싫어했습니다.눈이 무섭게 생겼고 괜히 발톱으로 할퀼지도 모른다는이유로 싫어했습니다.그런데 길냥이는 그 노부부가 조용히 부르면어디선가 달려와 '야옹∼'하며 반갑게 맞아주는 게아내는 신기했나 봅니다.어느 날 아내도 길냥이들을 불렀던 적이 있습니다.그런데 그중 한 마리가 소리를 내며 반응을 보였습니다.아내가 더 친근하게 불렀더니 이번에는온갖 아양을 떨기 시작했습니다.머리를 연신 비비기도 하고,벌러덩 누워 쓰다듬어 달라고 애교도 부립니다.의심 많은 ..

따뜻한 하루 2024.08.13

거울에 비친 사랑을 사랑하는 사람

2024년 8월 12일 거울에 비친 사랑을 사랑하는 사람TV 드라마나 영화에서 사랑하던 연인과슬픈 이별을 한 주인공이 말합니다.'마음이 너무 아파. 이제 다시는 누구도사랑하지 않을 거야'라며 넋두리하는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이처럼 사랑이 너무 아프다고,더 이상 사랑을 않겠다는 사람이 있습니다.하지만 그 당연한 사랑을 부정하는 사람은사람을 사랑하지 않고 자기 관념과 욕망의 그림자를사랑하는 사람입니다.철학 박사이자 소설가인 '알랭 드 보통'은자신의 저서 '우리는 사랑일까'에서이러한 사람들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그녀는 아마 사랑을 사랑한 것이다.이것은 거울에 비친 사랑이다.감정을 자아내는 애정의 대상보다는감정적인 열정에서 더 많은 쾌감을도출하는 것을 뜻한다."거울에 비친 사랑을 사랑하는 사람,사랑의 ..

따뜻한 하루 2024.08.12

바닷가재의 탈피

2024년 8월 9일 바닷가재의 탈피바닷가재는 성장 과정에서 몸이 커지면 껍질을 벗습니다.이때 껍질을 벗지 않으면 단단한 껍질 속에갇혀 일찍 죽게 되기 때문입니다.특히 바닷가재는 5년간의 성장기를 보내는 동안무려 25번의 탈피 과정을 거치고 성채가 된 후에도1년에 한 번씩 껍질을 벗습니다.속살을 보호해 주던 단단한 옛 껍질을스스로 벗어 버리고 커다란 새 껍질을 뒤집어써야 하는데이 과정은 사실 끔찍하고 쓰라린 과정입니다.낡고 단단한 외피가 압력을 받아 쪼개지면,바닷가재는 근육을 꼼지락거려 벌어진각질 사이를 빠져나옵니다.이때 불과 얼마 안 되는 시간이지만바닷가재는 외부 환경에 외피 없이 무방비로노출된 채 지내야 합니다.이러한 탈피의 과정을 통해서바닷가재는 길게는 100년 이상 살 수도있다고 합니다.그러니깐 ..

따뜻한 하루 2024.08.09

새로움의 시작

2024년 8월 8일 새로움의 시작태아는 엄마의 배 속에서 인생에서 가장평온한 시간을 보내면서 춥지도, 뜨겁지도 않은알맞은 온도에서 포근히 떠 있습니다.게다가 먹을 것도 걱정 없습니다.엄마의 탯줄을 통하여 알맞게 영양분을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태아는 그곳에서 오래오래 살기를 원할지도 모릅니다.그러나 자연의 순리는 그렇지 않습니다.열 달이 채워지고 태아는 밖으로나가야 합니다.드디어 그 시간이 찾아오면태아와 엄마는 죽을 각오를 하고 온 힘을 다해세상에 나오게 됩니다.태아가 세상에 나오기 위해지나가는 길을 '산도'라고 합니다.산도는 아기가 폐호흡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데산도를 통해 태아가 나오면서 좁은 공간에서 해방되어태아의 폐는 크게 부풀게 되고, 코나 입을 통해갑자기 공기가 들어갑니다.처음..

따뜻한 하루 2024.08.09

나 먼저 가네

2024년 8월 6일 나 먼저 가네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며오랜 세월을 살아온 두 남자가 있었습니다.사는 지역이 다르다 보니 자주 만나지는 못하더라도늘 생각나고 보고 싶은 형제 같은소중한 친구였습니다.어느새 그들은 머리가 새하얗게 변했고,거동도 불편해진 쇠약한 노인이 되었습니다.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에게서전화가 걸려 왔습니다."이보게 친구, 나 먼저 가네."깊은 여운을 남기는 친구의 말에전화를 받은 친구는 아무 말도 못 하고그저 눈물만 흘렸습니다.친구의 이 말을 들은 노인은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아무 말도 못 하고그저 눈물만 흘렸습니다.그리고 그 전화를 끝으로 몇 시간 뒤,친구의 자녀들로부터 아버님이 운명했다는연락을 받았습니다.이 세상과 작별할 시간이 되었다는 순간,소중했던 친구의 '먼저 가네'라는 ..

따뜻한 하루 2024.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