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하루 524

홑겹 채송화와 어린 소녀

2023년 12월 12일 홑겹 채송화와 어린 소녀 지난여름, 장모님 댁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집 앞 꽃밭에는 홑겹 채송화가 가득하였는데, 요즘엔 개량종이 많아서 드물어진 꽃입니다. 아내가 다른 꽃을 사드리기도 하였지만, 마당을 점점 물들인 건 홑겹 채송화였습니다. 장모님한테는 옛 추억이 스며있는 꽃이기에 장인어른이 고향에 내려갈 때마다 마당에 옮겨 심은 겁니다. 홑겹 채송화만 보면 장모님은 그 옛날의 어린 소녀가 된다고 합니다. 그 예전 홑겹 채송화 가득한 마당에서 고무줄놀이를 하며 뛰놀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변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홑겹 채송화는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인데 어린 소녀였던 장모님은 세월이 흘러 백발의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모를 테지만, 저는 알..

따뜻한 하루 2023.12.12

체로키 인디언과 두 마리 늑대

2023년 12월 9일 체로키 인디언과 두 마리 늑대 북아메리카에 살던 인디언 중 체로키 부족이 있습니다. 이 부족에서 전해 내려오는 마음의 균형을 바로잡고,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느 지혜로운 할아버지가 어린 손자를 무릎에 앉혀놓고 말했습니다. "사람 안에는 늑대 두 마리가 살고 있단다. 한 마리는 착해서 온순하고 사랑스럽고, 늘 기뻐하며 희망에 차 있단다. 반면, 다른 한 늑대는 악해서 화를 잘 내고, 질투랑 욕심이 가득해 우월감에 빠져 살고 있지. 두 늑대는 서로 먹잇감을 차지하려고 이를 갈며 싸우고 있단다." 호기심 가득한 손자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할아버지께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그럼 제 안에도 늑대가 있는 거예요?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기는데요?" 손자의 천진난만한 질문에..

따뜻한 하루 2023.12.10

부요한 삶을 살자

2023년 12월 8일 부요한 삶을 살자 오래전 미국으로 이민 간 큰 아버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자식들도 모두 성공해 남부러울 게 없었고, 집도 크고 훌륭했습니다. 그런데 집안 주방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냉장고에는 음식이 가득 차 있었고 주방 수납공간에는 다양한 통조림이 쌓여 있었습니다. 누가 봐도 가족들이 먹기에는 너무도 많은 양이었습니다. 저의 놀란 모습에 가족 중 한 명이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정말 이해가 안 돼요. 자식들도 결혼하고 이제 두 분만 이렇게 사는데도 어머님은 여전히 많은 음식과 식료품을 사 오고 계시네요." 사실 두 분은 6.25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어린 나이에 동생들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때의 두려움과 배고픔의 고통이 각인된 모양이었습니다. 마치 동..

따뜻한 하루 2023.12.10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흐른다

2023년 12월 7일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흐른다 미국의 풍자만화가인 로버트 리플리는 뉴욕의 '글로브(Globe)'라는 신문에 풍자만화인 '믿거나 말거나!(Believe It or Not!)'를 연재하기 시작했는데 독자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식구들을 부양하느라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메이저 리그 야구선수가 될 수도 있었으나 팔의 부상 때문에 또 다른 재능을 살려 풍자만화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주변에 항상 강조했던 말이 있었는데 그건 능력보다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똑같은 원료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쓰임새와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것 중에서 시간은 가장 보편적인 재료입니다. 모든 사람에..

따뜻한 하루 2023.12.07

좋은 사람이 되어 줄게

2023년 12월 6일 좋은 사람이 되어 줄게 우리는 사람 때문에 웃고, 울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배신하고, 용서하며 산다. 한편으론 그런 사람을 그리워하고, 잊으려 애쓰며 산다. 돌아보면 우리가 걸었던 길목마다 사람이 있었고 때때로 사람을 두려워한 적도 있기 마련이다. 과연 나 혼자서 살아가는 일이 단 하루라도 가능할까를 생각해 본다. 배의 돛은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지만 바람을 조정할 수는 없다. 다만 어떤 인생의 바람을 만나더라도 마음의 돛을 희망 쪽으로 바꾸는 일은 순전히 내 몫이다. '믿었던 사람이 내게 등을 돌리는구나!' 싶은 순간이 올 때면 가능한 세상에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좋은 사람을 찾아보고 떠올려 보거나 만나보는 게 좋다. 세상이 삭막하고 각박해졌다고 말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정..

따뜻한 하루 2023.12.07

가정의 행복 지수는 관계에 달려 있다

2023년 12월 5일 가정의 행복 지수는 관계에 달려 있다 가족과 친척들이 모이는 명절이 되면 집집마다 조용했던 거실에 가족들의 웃음꽃이 활짝 피어납니다. 그러나 명절인데도 쓸쓸한 집도 있습니다. 자녀들이 있어도 어떤 이유로 관계가 끊어진 가족들은 명절이 되면 마음 깊은 곳에 숨겨진 외로움이 수면 위로 선명히 떠올라 더욱 마음이 아프고 외롭습니다. 가정의 행복 지수는 관계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관계가 멀어졌다는 것은 누군가의 마음이 닫혀 있다는 것입니다. 마음은 한번 닫히면 커다란 성문에 철 빗장이 걸린 것처럼 풀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닫힌 마음에 걸려 있는 철 빗장이 아무리 단단하고 오래되었을지라도 그 빗장을 푸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습니다. 그 빗장을 풀 수 있는 열쇠는 무엇일까요? 그것..

따뜻한 하루 2023.12.05

현명한 부부싸움

2023년 12월 2일 현명한 부부싸움 칼 필레머(Karl Pillemer)는 미국 코넬대학교의 교수이자, 인간생태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자입니다. 그는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받는 것보다는 더 많이 베푸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며 현명한 부부 싸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하였습니다. '논쟁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함께 밖으로 나가라.' 의견이 맞지 않을 때 장소를 바꾸면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먼저, 화를 풀 방법을 찾고 나서 이야기하라.' 화가 났을 때 충동적으로 대처하는 것보다는 일단 한걸음 물러서는 것이 좋다. '주변에 위험 요소를 없애라.' 이것은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 먼저 상대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도록 해준 다음 말을 끝내면 '..

따뜻한 하루 2023.12.03

백성들의 땀을 생각하십시오

2023년 12월 1일 백성들의 땀을 생각하십시오 조선시대 대표적 청백리 중 한 명인 맹사성은 76살의 나이로 벼슬을 내려놓고 고향인 온양에 내려가 초야에 묻혀 살았습니다. 당대 최고의 재상으로 이름을 떨친 그였기에 그 고을에 신임 사또가 부임하면 맹사성을 찾아가서 인사를 올리는 것이 관례처럼 되었습니다. 어느 날 새롭게 부임한 사또가 인사를 하기 위해 관아의 관리들을 거느리고 맹사성을 찾아갔습니다. 마침 밭에 나가 김을 매고 있던 맹사성은 사또가 온 것을 알았지만, 그를 밭에 세워둔 체 김만 계속 매고 있었습니다. 돌아갈 수도 그냥 서 있을 수만도 없던 사또는 팔을 걷어붙이고 밭에 들어가 함께 김을 맸습니다. 사또가 움직이자, 관아의 관리들도 서로 질세라 열심히 김을 맸고, 해가 질 무렵이 돼서야 맹사..

따뜻한 하루 2023.12.01

알렉산더 대왕도 정복하지 못한 것

2023년 11월 30일 알렉산더 대왕도 정복하지 못한 것 알렉산더 대왕은 고대 마케도니아의 왕으로 그리스부터 페르시아, 인도에 이르는 광대한 땅을 정복하였습니다. 또한, 그리스와 오리엔트 문화를 융합하여 헬레니즘 문화를 이룩한 위대한 지도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천하를 지배한 알렉산더 대왕도 정복하지 못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의 마음이었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은 페르시아를 정복한 뒤, 한 번은 부하들과 만찬을 가졌습니다. 만찬 자리에서 그는 스스로를 높이 추켜세우며 말했습니다. "모두 보았는가? 짐이 선왕 필리포스 2세에 능가하는 업적을 세웠다오." 그러자 알렉산더 대왕의 교만을 경계한 그의 사랑하던 친구이자 심복인 클레이토스가 나서 직언하였습니다. "폐하, 부친이신 필리포스 2세와 전쟁 ..

따뜻한 하루 2023.11.30

38명의 목격자

2023년 11월 29일 38명의 목격자 1964년 3월 13일 새벽 3시경 미국 뉴욕 퀸스 주택가에서 29세 여성이 자신의 아파트 앞에서 노상강도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피해자는 격렬히 저항하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집 앞까지 끌려가 칼에 찔려 끝내 숨졌습니다. 피해 여성은 '키티 제노비스'였습니다. 당시 제노비스는 큰 소리로 도움을 요청했고 이 사건을 목격한 사람은 38명이나 됐지만 모두 모른척했다고 합니다. 이후 뉴욕타임스에서는 다음과 같은 제목으로 '살인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38명' 기사를 냈고, 이 사건은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목격자가 많을수록 책임감도 약해진다는 '책임감 분산 효과' 또는 '방관자 효과'라는 심리학 용어가 새로 생겨나고 이를 대표하는 제노비스 신드롬..

따뜻한 하루 2023.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