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스크랩] 詠梅花

含閒 2007. 3. 5. 11:34



            
            매화를 노래하다 / 매화니(梅花尼)
            終日尋春不見春(종일심춘불견춘)
            芒鞋踏破嶺頭雲(망혜답파영두운)
            歸來笑撚梅花嗅(귀래소연매화후)
            春在枝頭已十分(춘재지두이십분)
            종일토록 봄 찾아도 
            봄이라곤 보지 못해/
            고갯마루 구름 속을 
            짚신 신고 헤매다가/
            돌어와서 웃으면서 
            매화 향기 따라가니/
            가지 끝에 이미 
            온통 봄이 와 있더이다/
            벌써 남녘의 섬진강 가에서는 
            매화 소식이 전해온다.
            매화는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겨울의 끝자락에 피는 
            한매(寒梅)를 높이 치지만,
            한매는 우리나라에서는 
            분재로나 가꾸었을 뿐이고 
            자연산으로 대하는 것은 거의가
            봄에 피는 춘매(春梅)이다.
            이 시의 작자는 원(元)나라 때 사람인데 
            다른 인적 사항은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니(尼)"자를 쓴 것으로 보아 
            여승(女僧)으로 추측된다.
            봄을 기다리는 여심(女心)은 
            조급한 마음에 
            하루종일 봄의 징조를 찾아보았지만 
            아직은 쌀쌀한 늦추위뿐 
            그 기미를 찾을 수 없다.
            짚신을 신은 채로 구름 낀 높은
            산마루까지도 걸어가 본다.
            그러나 산골짝에 잔설(殘雪)이나 보일뿐 
            봄 기운을 볼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
            지친 다리를 끌고 
            집(혹은 절)에 돌아와 보니 
            문득 매화 향이 전해온다.
            기쁜 마음에 웃으면서 
            그 향내를 따라가 보니 
            그토록 찾아헤매던 봄은
            바로 뜰 안의 매화 나무 끝에 
            벌써 와 있지 않은가.
            유학적(儒學的) 사고가 몸에 밴 
            문사(文士)들 같으면 매화를 읊을 때 
            으레 추위를 이기는 절조(節操)라든지 
            깨끗하고 고고한 자태를 언급하는 법이다.
            이 시에서는 순전히 
            봄 소식하고만 연관지은 것 같지만,
            지은이가 스님이다보니 역시 단순한 
            봄 노래만은 아니다.
            봄은 바로 "도(道)",
            또는 "진리(眞理)"의 상징으로도 볼 수 있다.
            불교식으로는 
            "깨달음"이라고 해도 되겠다.
            그토록 정진(精進)하면서 
            추구하는 깨달음이란 
            먼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 일상의 가까운 곳에 있다는 
            "오도(悟道)"의 노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출처 : 100인회
            글쓴이 : 방하착 원글보기
            메모 : 오늘도 봄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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