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경영(人生經營)

나이값

含閒 2019. 6. 24. 09:32

나이값


예수 33, 공자 73, 석가 80, 소크라테스 70, 이순신 54,
조광조 38, 김삿갓 56, 신채호 57, 윤동주 28, 안중근 32, 이상 26,
이상화 43, 박정희 62, 김구 73, 신익희 62, 조병옥 66,, 조지훈 48,
링컨 56, 케네디 46, 섹스피어 52, 톨스토이 82, 도스토에프스키 60,
바이런 36, 웨슬레 88,록펠러1세 98,

동서고금사에 큰 이름을 남긴 몇 분의 향수(享壽)를 적어 나가자니
"너 죽어도 흙이 되고 나 죽어도 흙이 될 인생" 이란
춘향전의 1절이 생각난다.
그렇다고 인생무상을 논하려는 건 아니다.

독일 옛 민요에 이런 게 있다.
"나는 살고 있다. 그러나 나의 목숨의 길이는 모른다.
나는 죽는다. 그러나 그것이 언제인지 모른다.
나는 가고 있다. 그러나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그러면서도 태평속에 있는 것이 스스로 놀랍도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왜 사는지, 어떻게 살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모르고
또 굳이 알려고 애쓰지 않는 사람도
자기 나이에 대해서도 민감하다.

나이 값을 하고 있는가를 가늠하곤 한다.
우선 한창 나이에 그럴듯한 일을 한?사람들을 잠깐 살펴보자.

화랑 관창이 그토록 진한 애국의 참모습을 보인 것이 16세 때였고,
왕건이 국주(國主)의 터전을 닦은 것은 21세 때요,

세종대왕이 왕위에 올라 6진(두만강변)을 개척하고
4군(압록강변)을 설치한 것이 22세 때며,

방정환이 어린이날을 제정 선포한 나이 24세며,
서재필이 갑신정변에 참여한 것은 18세 때이고,

나폴레옹이 오스트리아 원정을 위한
이태리 방면군사령관으로 임명된 것이 26세 때이다.

반면 연만(年滿)하여 역사상 큰 획을 그은 분들도 많다.

최영이 잃어버린 만주땅을 회복하기 위해
요동 정벌군을 일으켜 8도 도통사가 된 것이 70세였다.

황희가 영의정에 오른 것은 68세요,
그 자리를 물러난 것이 86세였다.

그밖에 이순신도 맥아더도 근래 나라 안팎의 정계 거두들도
거개가 연로하다.

사람의 행위나 공과(功過)를 지렁이 토막내듯이
나이로 끊어서 헤아려 보는 일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

'나는 몇 살인데 아직도 이 모양
이꼴이야'로 장탄식할 필요도 없다.
그것이 분발의 자극제라면 모르되 ...

또 나이 들어 섭한 분들이 있는가?
이런 말을 음미해 보는 게 어떤가.

"젊음이란 인생의 시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 상태이다."
한국전쟁을 이끌어 간 미 극동사령관 맥아더(당시 70세)의
책상 위에 놓인 액자에 새겨진 명언이었다.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았느냐가 중요하고,

몇 살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만큼 나이 값을 하며
올바로 살고 곱게 늙어 가고 있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문제는 나이 값이다.

대문호 괴테는 80살이 넘어서 피를 토하는 큰 병에 걸렸다.
모든 사람이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위독했지만
당시 대작 <파우스트>를 마무리하고 있던 그는 이렇게 외쳤다.?

세상에서 나만 할 수 있는 어떤 일이 아직 남아 있다면
이렇게 외칠 수 있어야 한다.
'죽음아 물러가라!' 라고

마흔이 넘으면 많은 사람이 이렇게 말한다.
"추하게 늙고 싶진 않다."

하지만 현실은 바람과 다르다.
마흔이 넘고 쉰이 지나 예순이 될수록 외로워지고,
자기 삶에 만족할 수 없는 사람이 많아진다.

이에 괴테는 노인의 삶을 '상실' 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며
건강과 돈, 일, 친구 그리고 꿈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우아하고 기품 있게 살 수 있는
5가지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 건강한 육체
어떤 명예와 지위로도 병을 이길 순 없다.
건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그간 어렵게 관리한 재산과 삶의 행복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2. 돈
건강이 가장 중요하지만
몸은 건강한데 쓸 돈이 없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
그것만큼 사람을 외롭게 하는 상황도 없다.

죽는 날까지 꾸준하게 돈을 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힘들어도 나중을 위해 모아둬야 한다.
동시에 꾸준하게 수입이 생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게다가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이제는 돈을 벌 때가 아니라 돈을 쓸 때라는 신호다.

'쓸 돈이 있어야지!'라고 대답하는 돈 없는 노년은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서러운 삶을 살 가능성이 크다.

주머니에 돈이 있지만 쓰지 않고 절약하는 것과
돈이 없어서 쓰지 못하는 것은 상황은 같지만
그 사람의 마음은 전혀 다르다.

돈 앞에 당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3. 일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몇 살부터 노인이 되었는가?"

중요한 건 일이다.
그리고 노년의 기간은 절대 짧지 않다는 것을 기억하고 살아야 한다.
예상보다 긴 노년의 시간이 다가올 때 우리는 당황하게 된다.

지금이라도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어떻게든 찾아내서 시도해보자.

일은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도 기쁨을 준다.
할 수 있는 힘과 의지는 뜨거운데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해보라.

그것만큼 괴로운 상황도 없다.
죽을 때까지 삶을 지탱해 주는 것은 '사랑'과 '일'뿐이다.

4. 친구
버스에서 한 노인이 지인들에게 전화를 거는 모습을 봤다.
다섯 명 이상의 지인에게 통화를 시도했지만
통화시간은 30초를 넘지 못했다.

그러다 1분이 넘게 지속되는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노인의 목소리는 소년과도 같았다.

그의 표정과 목소리는 투명했고, 행복함이 느껴졌다.
노년의 가장 큰 적은 외로움과 소외감이다.
노년을 같이 보낼 수 있는 좋은 친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또한 친구를 사귀는 데에도 시간과 정성 그리고 관심과
때로는 돈도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내 모든 것을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다가가자.

5. 꿈
노인의 꿈은 삶을 향한 소망이다.
꿈을 잃지않기 위해서는 신앙생활과 명상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다시 말해, 나를 만나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한다.

나를 만나지 못하는 사람은 길이 없는 사막을 걷는 것과 같다.
방향을 모르고 걷는 사막에서는 아무리 열정적으로 뛰어도
마음만 지칠 뿐 남는 게 없다.

그래서 많은 노인이 공부를 시작하는데,
사실 길이 없는 공부는 그냥 시간을 허비하는 것처럼 공허하다.
중독과 다를 게 없다.

할 게 없어서 공부하는 사람의 뒷모습은 외롭다.
내면을 바라보며 길을 찾고,
꿈을 향해 걷자.

늙어간다는 건
누군가에겐 서러운 일이고
누군가에겐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남이 보기에 아름답게 사는 게 아니라
스스로 느끼기에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괴테는 '경고'라는 시에서 자신에게 집중하는
지금 이 순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어디까지 방황하며 멀리 가려느냐?
보아라 좋은 것은 여기 가까이 있다.

행복을 잡는 법을 배워라.
행복은 언제나 네 곁에 있다.

기억하라
지금 이 순간 행복하지 않으면 내일도 행복할 수 없다."

-좋은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