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16세 자기토바 ‘피겨 퀸’… 피겨 女싱글 메드베데바 꺾고 금

含閒 2018. 2. 24. 09:11

16세 자기토바 ‘피겨 퀸’… 피겨 女싱글 메드베데바 꺾고 금

김동욱 기자, 강홍구 기자 입력 2018-02-24 03:00수정 2018-02-24 03:00

 

… 김하늘 13위

 

23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마친 알리나 자기토바가 오른손을 치켜들며 환호하고 있다. 강릉=AP 뉴시스

 

어린 나이이지만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러시아에서 온 올림픽선수(OAR)’ 알리나 자기토바(16)는 자국 선배이면서 같은 코치에게서 배우고 있는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의 연기가 끝난 뒤 자신의 우승이 확정되자 고개를 숙이고 울먹였다. 1∼3위가 대기하는 그린룸에 있던 자기토바는 곧바로 경기장으로 뛰어가 풀이 죽은 메드베데바를 껴안았다. 

2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 자기토바는 156.65점을 받아 21일 열린 쇼트프로그램 점수(82.92점)를 합쳐 총점 239.57점을 기록했다. 메드베데바와 프리스케이팅 점수가 같았지만 쇼트프로그램에서 1.31점을 앞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에서 15세 255일 만에 여자 싱글 정상에 오른 타라 리핀스키(미국)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여자 싱글 올림픽 우승자(15세 281일)가 됐다. 자기토바의 금메달은 OAR의 평창 첫 금메달이다. 

자기토바의 이름인 ‘알리나’는 아버지가 러시아 리듬체조 스타이자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알리나 카바예바(35)의 이름을 따라 지은 것이다. 카바예바처럼 올림픽에서 훌륭한 기록을 남기고 싶었던 아빠의 꿈을 딸이 평창 올림픽에서 이뤘다. 다섯 살 때 피겨를 시작한 자기토바는 지난 시즌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주니어 무대는 그에게 좁았다. 이번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해 첫 시즌이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돌풍을 일으켰다. 두 개의 그랑프리에서 우승했고,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메드베데바와 맞대결을 펼친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1위였다. 2015년 11월 이후 출전한 모든 대회(13개·개인전 기준)에서 우승했던 메드베데바의 독주를 저지한 것이다.

그는 경기 뒤 “좋긴 한데 공허한 느낌이다.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을 매일 상상하며 부상 등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며 훈련해 왔는데 기분이 이상하다”며 “나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주 기쁜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우승 확정 직후 메드베데바를 한동안 껴안은 그는 울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무슨 이야기였을까. “우리 둘만의 비밀입니다.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지 않아요.”


3위는 캐나다의 케이틀린 오즈먼드(23·231.02점)가 차지했다. 최다빈(18·고려대 입학 예정·사진)은 총점 199.26점으로 최종 7위에 올랐다. ‘피겨 여왕’ 김연아(28) 이후 한국 선수 중 첫 올림픽 10위권 진입이다. 특히 쇼트와 프리, 총점에서 모두 자신의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한국 선수단 최연소 김하늘(16)은 13위(총점 175.71점)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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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donga.com/ISSUE/2018Pyeongchang/News?m=view&date=20180224&gid=88826358#csidx03a20d98586666aa007eab795568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