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

[스크랩] ††거지에게 온정을 베푼 암행어사 박문수††

含閒 2018. 1. 18. 10:14

 

※ 언제나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 거지에게 온정을 베푼

                암행어사 박문수 ††


암행 어사 박문수가 거지 꼴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민정을 살피고

탐관 오리들을 벌 주던 때였다

하루는 날이 저물어서 주막에 들었는데

봉놋방에 턱 들어가 보니 웬 거지가

큰 대자로 퍼지르고 누워 있었다

사람이 들어와도 본 체 만 체

밥상이 들어와도 그대로 누워 있었다

거 댁은 저녁 밥을 드셨수?
아 돈이 있어야 밥을 사 먹지
그래서 밥을 한 상 더 시켜다 주었다
그 이튿날 아침에도

밥을 한상 더 시켜다주니까
거지가 나서 말을 꺼냈다
보아하니 댁도 거지고 나도 거진데
이럴게 아니라

같이 다니면서 빌어먹는 게 어떻소?
박문수도 영락없는 거지

꼴이니 그런 말 할만도 하다
그래서 그 날부터 둘이 같이 다녔다
01. 세 사람 살려주고 사례로 받은 백냥
제법 큰 동네로 들어서니

마침 소나기가 막 쏟아졌다
그러자 거지는
박문수를 데리고

동네에서 제일 큰 기왓집으로

썩 들어갔다
그러더니 다짜고짜 한다는 말이 지금

이 댁 식구

세사람 목숨이 위태롭게 됐으니
잔말 말고 나 시키는 대로만 하시오
지금 당장 마당에 멍석 깔고

머리 풀고 곡을 하시오
안 그러면 세 사람이

죽는다고 하니 시키는 대로 했다
그 때 이 집 남편은 머슴 둘을 데리고
뒷산에 나무 베러 가 있었다
어머니가 나이 아흔이라 미리 관목이나

장만해 놓으려고 간 것이다
나무를 베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오자
비를 피한다고 큰 바위 밑에 들어갔다
그 때 저 아래서

아이고 아이고 곡소리가 들려왔다
이크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셨나 보다
얘들아 어서 내려가자 머슴 둘을

데리고 부리나케 내려오는데
바위가 쿵 하고 무너져 내렸다
간발의 차이로 위험을 모면하고

내려온 남편은 전후 사정을 듣고

거지한데 절을 열두 번도 더 했다
우리 세 사람 목숨을 살려 주셨으니
무엇으로 보답하면 좋겠소?
내 재산을 다 달란대도 내놓으리다
아 정 그러면 돈 백 냥만 주구려
그래서 돈 백 냥을 받았다
받아서는 대뜸 박문수를 주는게 아닌가
이거 잘 간수해 두오
앞으로

쓸데가 있을 테니 박문수가 가만히

보니 이 거지가 예사 사람이 아니었다
시키는 대로 돈 백 냥을

받아서 속주머니에 잘 넣어 두었다
02. 7 대독자 구해주고 사례로 받은 백냥
며칠 지나서 어떤 마을에 가게 됐다
그 동네 큰 기와집에서

온 식구가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다
거지가 박문수를 데리고

그집으로 쑥 들어갔다
이댁에 무슨일이 있기에 이리 슬피 우시오
우리 집에 7대 독자 귀한 아들이 있는데
이 아이가 병이 들어

다 죽어가니 어찌 안 울겠소?
어디 내가 한 번 봅시다
그러더니 병 든 아이가 누워있는 곳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곧장 사랑채로

들어가선 주인에게 말했다
아이 손목에 실을 매어 가지고
그 끄트머리를 가져오시오 주인은

아이 손목에다 실을 매어 가지고 왔다
거지가 실 끄트머리를

한 번 만져 보더니 뭐 별것도 아니구나

거 바람벽에서 흙을 한줌 떼어 오시오
바람벽에 붙은 흙을 한줌 떼어다주니
동글동글하게 환약 세개를

주인이 약을 받아 아이한테 먹이니
죽어가던 아이가 말짱해 주인이

만 감복을 해서 절을 열두번도 더했다
7대독자 귀한 아들 목숨을 살려 주셨으니
내 재산을 달란대도 드리리다
아 그런 건 필요 없고 돈 백 냥만 주구려
이렇게 해서 또 백 냥을 받아 가지고는

다시 박문수를 주었다
잘 간수해 두오 앞으로 쓸데가 있을 거요
03. 묘자리 봐주고 사례로 받은 백 냥
며칠 가다가 보니 큰 산 밑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웬 행세 깨나 하는 집에서

장사 지내는 것 같았다
기웃기웃 구경하고 다니더니 마침

하관을 끝내고 봉분을 짓는데 에이

송장도 없는 무덤에다 무슨 짓을해?
하고 마구 소리를 쳤다

일하던 사람들이 들어보니 기가 막혔다
네 이놈 그게 무슨 방정맞은 소리냐?
이 무덤속에 송장이 있으면 어떡할 테냐?
아 그럼 내 목을 베시오 그렇지만

내 말이 맞으면 돈 백냥을 내놓으시오
일꾼들이 달려들어 무덤을 파헤쳐 보니

참 귀신이 곡할 노릇으로 과연 방금

묻은 관이 사라지고 없었다
내가 그걸 찾아 주려고 온 사람이오
염려 말고 북쪽으로

아홉자 아홉치 떨어진 곳을 파보시오
그 곳을 파보니
아닌게 아니라

거기에 관이 턱 묻혀 있었다
여기가 명당은
천하 명당인데

도둑혈이라서 그렇소 지금 묻혀있는 곳에

무덤을 쓰면 복 받을 거요
이렇게 해서 무사히 장사를 지내고 나니
상주들이 고맙다고 절을 열두번도 더했다
명당 자리를 보아 주셨으니

우리 재산을 다 달란대도 놓겠습니다
아 그런 건 필요 없으니 돈 백 냥만 주구려
그기서 또 돈 백냥을 받았다
받아 가지고는 또 박문수를 주었다
이것도 잘 간수해 두오

반드시 쓸데가 있을거요
04. 백일 정성 끝에 마련된 삼백 냥

그리고 나서 또 가는데 거기는 산중이라서

한참을 가도 사람사는 마을이 없었다
그런 산중에서 갑자기 거지가 말을 꺼냈다
이제 우리는 여기서 그만 헤어져야 되겠소
이산중에서 헤어지면
나는 어떡하란 말이오
염려 말고 이 길로 쭉 올라가시오
가다보면 사람을 만나게될거요
그러고는 연기같이 사라졌다
꼬불꼬불한 고갯길을 한참 동안

올라가니 고갯마루에

장승 하나가 떡 버티고 서 있었다
그 앞에서 웬 처녀가

물을 한 그릇 떠다놓고 빌고 있었다
장승님 장승님 영험하신 장승님
우리 아버지

백일 정성도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한시 바삐
제 아버지를 살려 줍시오

비나이다 비나이다
박문수가 무슨일로 이렇게 비느냐고

물어보니 처녀가 울면서 말했다
우리 아버지가 관청에서 일하는

아전이온데
나랏돈 삼백 냥을 잃어버렸습니다
내일까지 돈 삼백 냥을

관청에 갖다 바치지 않으면 아버지

목을 벤다는데 돈을 구할 길이 없어
여기서 백일 정성을 드리는 중입니다
박문수는 거지가 마련해준

돈 삼백냥이 떠올랐다
반드시 쓸데가 있으리라 하더니
이를 두고 한 말이로구나 생각했다
돈 삼백 냥을

꺼내어 처녀한테 건네 주었다
자 아무 염려 말고

이것으로 아버지 목숨을 구하시오
이렇게 해서 억울한 목숨을 구하게 됐다
그런데 그 처녀가 빌던 장승이
비록 나무로 만든 것이지마는 가만히

살펴보니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었다
아까까지 같이 다니던 그 거지

얼굴을 쏙 빼다 박은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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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演好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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