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불법시위로 지연시킨 강정마을 주민 일부와 좌파 단체 인사들에 대한 구상권 청구를 정부가 포기한 것에 대해 “국가가 앞장서서 법치주의를 파괴한 것”이라고 13일 비판했다.
유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구상권을 철회하는 내용의 법원의 강제조정안은 정부가 거부할 수 있는 것인데도 그대로 수용했다”며 “이는 문재인 정부가 스스로 공권력을 무력화하고 법치를 파괴한 것”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유 대표 자신이 대통령 후보시절이었던 지난 4월 대선 때 공약을 뒤집은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당시 유 후보는 제주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강정 마을 해군기지 구상권 철회’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말바꾸기’ 지적을 의식했는지 그는 “오늘 저의 비판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바른정당의 후보로서 발표했던 구상권 철회 공약과 배치되는 발언”이라면서 “결과적으로 대선공약을 번복하게 돼 국민과 제주도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유 대표는 “제주 해군기지 공사 지연에 따른 건설업체 보상금 문제는 지속될 것”이라며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도 구상권 청구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구상권 포기에 이어 과거 불법 시위자들에 대한 사면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며 “불법시위로 인한 피해액을 국민 세금으로 물어주고 이들을 사면까지 해주는 일이 계속된다면 바른정당은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 대표는 중국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와 14일 오후 열릴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CCTV 인터뷰 내용과 리커창 총리와의 오찬 취소 등을 볼 때 중국은 우리를 약소국으로 얕잡아보고 무례하게 굴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때 우리의 군 사주권을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중국에서 집요하게 확인하고 있는 이른바 ‘3불(不)’(미사일 방어체계 불참, 사드 추가배치 불금지,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밝혀야 북핵 문제 돌파구로서의 방중 의미가 있다”며 “문 대통령이 할 말을 다하고 중국에 노(No)라고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