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구자 박세리, 한국은 물론 전세계에 ‘세리 키즈’붐
일부 지역 소수만 즐기던 스포츠
지구촌 모두가 사랑하게 만들어
골프사에 위대한 인물로 남을 것
제가 2010년에 업무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프로암에서 만난 선수가 바로 박세리였습니다. 그날의 경험을 저는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박세리는 LPGA투어 선수의 생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저는 그날 박세리에게 많은 걸 물어보기도 했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저는 모든 것이 빠른 편입니다. 말도 빠르게 하고, 걸음도 빠릅니다. 결정도 무척 빠릅니다. 5번 홀에서 세리가 저한테 말했던 것이 기억나는군요.
“커미셔너는 마치 약속시간에 늦은 사람처럼 허겁지겁 플레이하는 것 같아요. 조금 천천히 플레이하면서 하루를 즐기시는 게 어떨까요.”
세리의 충고는 확실히 옳았습니다. 가끔씩 저는 진정 감사해야 할 사람을 까먹고 제 업무에 매달려 있곤 합니다. 하지만 그날 박세리와 동반 라운드 이후 저는 종종 그녀의 충고를 되새기곤 합니다.
2010년의 프로암 이후 4주가 흐른 뒤 박세리 선수는 알라배마주 모빌에서 열린 벨 마이크로 클래식에서 우승했습니다. 박세리는 당시 인터뷰를 하면서 “가족들이 몹시 그립다”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인터뷰를 보면서 저는 챔피언이 돼도 외로울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지난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기간 인천 스카이72골프장 18번 홀에서 열렸던 박세리의 은퇴식도 잊을 수 없는 추억입니다. 그날 박세리 선수는 수천여명의 팬과 투어 관계자들을 향해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박세리 선수에게 “당신은 여기 있는 많은 선수들의 삶을 변화시켰고, 골프라는 위대한 게임을 전 세계가 사랑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해줬습니다.
박세리는 눈물을 흘렸고, 저도 눈물을 흘렸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에게 박세리 선수는 한국 여자골프를 발전시킨 선구자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러나 저를 포함한 세계의 골프팬들에게 박세리는 골프를 변화시킨 위대한 인물로 기억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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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골프를 소수만을 위한 스포츠로 여겼습니다. 프로골프 투어 역시 지역적으로 국한돼 있었고, TV중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박세리 선수가 LPGA투어를 이끌면서 현재 여자골프는 전세계적인 스포츠로 성장했습니다. LPGA투어는 이제 한국·중국·호주·유럽 등 전세계를 돌며 대회를 엽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전세계의 어린 소녀들이 박세리를 보고 자라면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는 사실입니다.
박세리는 아시아 골프를 일깨운 것은 물론 전세계 골프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해냈습니다. 2017년의 LPGA투어는 박세리 선수가 데뷔하던 1997년 당시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전세계적인 투어로 성장했습니다. 선구자 박세리 선수의 앞날에 행운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LPGA 커미셔너 마이크 완
[출처: 중앙일보] 선구자 박세리, 한국은 물론 전세계에 ‘세리 키즈’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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