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누가 내게 최정재

含閒 2017. 5. 18. 16:17

누가  내게      최정재


누가 내게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면

나는 그 사람을 보고 정오의 태양을

한번 쳐다보라 하지요

너무 눈이 부셔 감히 쳐다볼 수조차

없는 것이 사랑이라고요

 

누가 내게 이별이 무어냐고 물으면

나는 그 사람을 보고 새벽녘의 밤하늘을

한번 쳐다보라 하지요

너무 슬퍼 밤하늘에 떠있는 별들만큼

울어야 하는 것이 이별이라고요

 

누가 내게 그리움이 무어냐고 물으면

나는 그 사람을 보고

해 질 무렵의 노을을 한번 쳐다보라 하지요

하루 해가 저물 때마다

떠난 사람이 남겨 놓은 기억 하나를 더듬으며

남몰래 눈물 떨구는 것이 그리움이라고요

 

그리고 누군가가 내게 당신은 어떻게

그리도 잘 아느냐고 물으면

나는 다만 내 얘기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해 주지요